“나이가 있어서 인터넷을 못 하겠어요.”
차분한 목소리로 사이트 경로를 하나하나 설명해드렸다. 그런데 잠시 후, 같은 질문이 다시 돌아왔다. 반복되는 설명에 마음 한구석이 서서히 불편해졌다.
‘세월이 지나면 나도 이렇게 될까?’
그런 생각이 스쳤다. ‘못 한다’는 말보다, 먼저 해보려는 시도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명해주는 건 상담사의 몫이지만, 이해하려는 노력은 상대의 몫이라는 판단. 실제로 손을 움직여봐야 인터넷 경로도 익숙해질 수 있다. 숟가락을 떠서 입에 넣어줄 순 없다.
결국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더 이상 설명드릴 수 있는 부분은 없습니다. 천천히 시도해보시겠어요? 다른 분들도 전화가 오고 있어서요. 죄송합니다.”
처음엔 설득을 시도했다. 이해를 돕고, 조금이라도 편하게 해드리고 싶었다. 하지만 반복되다 보니 점점 에너지가 빠져나갔다.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 그런 마음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면서 불쑥 올라오는 감정. 목소리가 단단해지고, 마음이 뒤틀린다.
그때 문득 떠오른 장면이 있었다.
예전, 익숙하지 않은 일을 마주했을 때 자주 같은 질문을 던지곤 했던 순간들.
그 시절 만났던 사람들 중에는 짜증을 내는 이도 있었고, 끝까지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이도 있었다.
짜증 섞인 말투 앞에서는 작아졌고, 따뜻한 응대 앞에서는 용기를 얻었다.
그 따뜻함 안에서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 수 있을지 고민했던 기억도 있다.
두 가지 태도 중, 어떤 쪽을 선택할 것인가.
답은 분명하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건 쉽지 않다.
감정이 올라오고, 목소리가 커지려는 찰나. 그 순간을 알아차리고 목소리를 낮춘다. 마음을 다독이며, 흔들리는 감정 위에 평정심을 쌓아본다.
무던함은 아무렇지 않은 척이 아니다.
흔들려도 중심을 지키는 힘, 그 힘을 길러보고자 한다.
조금 느려도 괜찮다. 그렇게 무던해지는 연습을, 오늘도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