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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예전 전문가 vs 요즘 전문가

세상의 문법, 읽고 풀어내는 방법이 변했다.

by 좋은이야기연구소



들어가는 질문 : 당신이 주목하는 세상의 변화는 무엇인가요?


한순간 반짝이고 싶은 사람은 없다. 누구나 자기만의 빛을 내면서 계속해서 반짝이는 별이 되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생에 대한 태도를 규칙적으로 재평가하고 인식이든 태도든 변화의 필요성을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 그래야하는지 묻는다면 '변화는 삶에서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삶 그자체다'라는 말을 전한다.










1. 일의 변화



최근에 일을 하는 장면에서 가장 많은 변화를 이끄는 것은 AI다.


AI라는 말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그게 어떤 의미이고 쓸모일지에 대해 고민도 갖가지 미래 예측에 대한 설명도 많았는데 요즘은 큰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AI가 실제로 일의 많은 부분을 대체하고 있다. AI가 변호사도 하고, 의사처럼 인간의 조직도 꿰매는 데다가 최근에는 회사에서도 가장 보수적으로 처리되는 인사 제도마저 AI의 힘을 빌리고 있다. 어떤 직업이 대체되고, 어떤 직업이 대체되지 않을 것인가에 대한 자료를 가져오려다 자료마다 편차가 너무 커서 아무 것도 가져오지 않았다. 실제로 AI가 막 등장했을 때는 단순 노동이 가장 빠르게 대체되고 창작자나 전문직이 웬만해서는 대체되지 않을 거라 했지만 현재 AI로 상용화된 기술을 보면 이미지 생성, 음악 생성, 영상 생성과 같은 창작 관련된 것들이 많고, 의사와 변호사 역시 대체될 확률이 높은 직업이 되기도 했다. 사실 어떤 직업이 대체될 것인가보다 중요한 것은 그 직업에서도 어떤 사람이 대체되고 어떤 사람이 대체되지 않을 것인가다. AI 보안이 이슈가 되는만큼 보안도가 높은 정보를 다루거나 해당 산업에 대한 확실한 통찰력이 있다거나 복잡한 기술적 작업을 한다거나 AI를 활용해 무언가를 기획하고 창조하는 작업물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사람이면 아마 대체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말조차 곧 부정될 수 있을 정도로 변화는 빠르고 AI를 활용하여 다양한 일들을 처리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은 강하다.


일이 변화하는 이런 시대에 전문가라는 말은 어떤 의미와 쓰임새가 있는지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이런 변화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를 되짚어본다. 아마 코로나 시기라고 불리는 그때부터 전문성이나 전문가라는 말이 유독 집착적으로 진로 목표라든지 커리어 지향을 설명하는 데에 쓰이기 시작한 것 같다. 이러한 언어는 일상과 가치관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사전에만 있던 도파민이라는 말이 많이 쓰일 때는 사람들을 쉽게 자극하는 숏폼이나 서비스들이 이제 막 등장하거나 많이 생산될 때였고, 또 "도파민 터진다"는 말이 더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할 때는 숏폼이나 서비스들이 도파민을 더 쉽게 자극하기 위한 방향으로 발전하기 가장 좋을 때이기도 했다. 왜 고루하게 아직도 코로나 얘기인가 하면 코로나 시기에 비대면 서비스, 생활 반경까지 수많은 변화가 일어나며 AI라는 말도 많이 쓰이기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 함께 가장 많이 이야기되었던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가 VUCA(Volatility(변동성), Uncertainty(불확실성), Complexity(복잡성), Ambiguity(모호성)) 였다. 그런데 이 키워드가 아직도 유효하다. 계속해서 ‘초’라는 말이 붙으며 '초뷰카시대' 이런 식으로 경향성이 강해지고 있지 코로나가 끝났다고 해서 해체되고 있지는 않다. 이미 코로나 시기를 오래 겪으며 생겼던 변화들이 자리를 잡았고, 여기에 AI 시대까지 이미 도착한 미래인 것처럼 우리의 옆구리를 콕콕 찌르고 있다. 내 기억에 실무 담당자들이 모이는 컨퍼런스, 조직문화 워크숍, 경영진과의 대화, 마케팅 단에서까지 이 키워드가 많이도 이야기 되었던 것 같다. 아무튼 우리가 코로나 시기를 겪으며 공통으로 경험하며 인지하게 되었던 아주 확실한 현실은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도, 완전하게 안전한 것도 없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사람들이 무지막지한 변화 속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정성을 해소해주는 것이 전문성이나 전문가라는 이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말이 많이 쓰였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전에도 물론 전문성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있었다. 하지만 직장인들이나 신입사원까지 전문성에 대해 신경 쓰고 욕망하는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코로나 시기를 겪으며 회사와 관련하여 생긴 아주 확실한 인식의 변화는 바로 이거다.

직장인 = '평생직장은 없다'
회사 = '비즈니스가 성장하거나 변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이런 체감과 인식으로 회사는 신입 공채보다는 전문가 수시 채용이나 영입에 더 힘을 주고. 직장인도 전문성을 가지기 위해 갓생이니 자기계발이니 하는 것에 그리도 신경을 썼던 것이 아닐까. 최근에는 회사 입장에서는 인재밀도, 직무재설계, 역량모델링과 같은 것에 관심이 있고, 직장인 입장에서는 직업교육, 잡크래프팅에 관심을 가지는 등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전문성, 전문가라는 말 역시 이런 변화와 붙어 앞으로도 더 많이 이야기될 것이다.

하지만 이 말 역시 변화를 겪고 있다. 전문가라는 말이 어떤 식의 수정을 겪고 있는지에 대해 짚어보려고 한다.








2. 우리 사회가 지금 원하고 있고
인정하고 있는 전문가는 어떤 건가



우리는 보통 익숙하게 쓰는 단어를 잘 쓰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리고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사용한다고 믿지만 의외로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다. 그렇기에 이런 단어들은 해체해 보면서, 언어로 풀어보면서 명확하게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


단순히 전문성이 있는 사람을 전문가라고 하기엔 모자라고 모호한 측면이 있다. 전문성에 대한 개념도 없고, 전문가라는 개념도 제대로 없이 빈 껍데기만 있는 느낌이다. 한 번 모호하게 존재하는 전문가라는 단어에 대해 구체적으로 풀어보고자 한다.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을 전문가라 부르고, 일에 욕심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자신이 전문가가 되길 바란다.

일단 코로나 시기를 겪으며 전문가의 개념이 완전히 변했다거나 새롭게 등장한 것은 아니다. 코로나 시기에 있었던 변화는 모두 ‘앞당겨진 미래’이다. 그렇기에 기존에 있었던 시그널이나 증거를 파헤쳐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기존에 존재하던 전문가에 대한 개념이나 이론, 혹은 일의 태도는 어떤 것이 있을까?


2005년 연세대학교 산업심리 연구실에서 정의한 전문가란 무엇인가를 살펴보면 조금 더 무언가가 뚜렷하게 보인다.


전문가란 무엇인가? 우리는 전문가라고 하면 막연히 의사나 변호사 같은 사람들을 떠올린다. 그렇지만 이들은 ‘전문 직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이지 사실 전문가가 아닐 수 있다.
또한 우리는 전문가라고 할 때 한 분야에서의 오랜 경험을 가지고 주어진 일을 빠르게 처리하는 사람들을 떠올린다. 이들은 반복된 경험으로 자신이 해오던 일정한 방식의 일에 능숙한 ‘숙련가’이지 사실 이들도 전문가가 아닐 수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전문가는 숙련가를 뛰어 넘어, 자신의 분야에 대한 통찰력과 모험정신을 가지고 끊임 없이 노력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고학력이나 자격증을 요구하는 전문 직종을 가지지 않더라도 세일즈 전문가, 금융 전문가, 상담 전문가, 인테리어 전문가, 요리 전문가, 게임 전문가 등 누구나 자기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

- 손영우, <전문가 그들만의 법칙> 서문


이게 2005년에 나온 책에서 말하는 전문가의 정의다.

어쩌면 우리는 전문가란 무엇인지 분명 알고 있는 것이 있는데도 사회의 인식에 기대어 이게 전문가인지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하거나 말하기 어려워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코로나를 겪으면서 우리는 전문가가 무엇인지 더 고민할 기회가 생겼고, 스스로 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일을 하면서 받아들일 수 있는 새로운 가치 체계를 탐색할 이유가 생겼다. 알고 보면 전문가의 이런 정의는 아주 오래 전부터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가 경험하지 못해서 믿지 못했던 것 뿐이다.


분명 최근 몇 년 사이에 사회의 두드러지는 변화를 겪으며 우리 모두가 새롭게 느끼고 있는 것들이 있다.


1. 전문가는 전문 직종 자격증과 연차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는 전제

TV에 많이 나오거나 자격증이 있는 사람이 전문가인 것이 아니라 유튜브에 있는 수많은 정보 속에 전문 지식이 있는 게 아니다. 이미 다양한 기업에 다니며 자신만의 통찰력과 모험정신을 가지고 일을 해나가는 훌륭한 직장인들이 전문가이고, 그 사람들이 가진 현장의 지식과 이야기가 전문 지식이다.


하지만 기존에 전문가라는 용어가 우리에게 가진 프레임이 너무 좁아서 기존에 견고했던 프레임에 의해 걸러지고 억압되었던 것들이 조명받을 기회가 이제 생기게 된 것뿐이다. 그래서 이제는 나만의 프레임으로 알고 있는 것을 조금 더 두드러지게 하고, 선명하게 하여 잡을 수 있는 것으로 구체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차라리 시간이나 어떤 누군가가 전문가의 자격을 준다면 참 좋을텐데 그게 아니라는 점이 우리를 전문가라는 단어 앞에서 막막하게 한다. 물론. ‘전문가’라는 용어에는 방법론도 포함되어 있다. 전문가가 되는 방법이라며 제시하는 여러 방법 중 가장 전통적이고 안전한 방안은 학위나 자격증 취득이 아닐까 싶다. 물론 유효한 방법이다. 하지만 전문가가 되기 위한 수단으로서만 학위나 자격증을 취득한다면 전문가가 되는 데에도 분명 한계가 있다. 무슨 일을 하더라도 높은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경험과 성찰이 있고, 그것을 해낸 사람만이 전문가가 될 수 있다. 무작정 다른 사람의 길이나 잘 만들어진 전문가 코스를 내 길이라고 따라가기만 하면 충분하지 않다.


2. 내 길을 만들어야 할 필요성

최근에는 전문가라는 말의 언급량에 비해 권위가 떨어진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그 이유로 누군가는 [2022년의 뉴스에 따르면 하버드대학교와 펜실베니아대학교와 같은 미국의 MBA의 지원자 수가 줄어들고 있고, 국내의 대학 진학률도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근러로 든다. 그런데 나는 생각이 다르다. 이것 역시 그동안 전문가라는 말이 전형적으로 화이트 칼라나 전문직 시험에 매몰되어 이해의 폭을 좁게 가져왔기에 생긴 해석이다.


직업과 사회, 경제 전반에서 변한 인식을 전문가라는 말이 따라가지 못했기에 실제와 말 사이의 인식차가 생겨 전문가가 되기 위한 방법이나 결과 역시 공감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 현 상태는 본래의 용어와 실제 사이에 괴리가 발생한 것이고, 그렇기에 전문가라는 말의 권위가 떨어진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전문가라는 말을 해체해보고 다양하게 포용될 여지를 열어두고 그 생명력을 계속해서 불어넣기를 제안해본다.


3. 전문가라는 말의 혁신

그래서 전문가라는 말의 혁신을 제안한다.

전문가라는 말이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합의는 그대로 가져가되 전문가라는 말로 가는 방법이나 결과에 관한 생각은 혁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모두가 알고 있다. 전문가가 되는 방법도 결과도 이제는 예전보다 훨씬 더 다양하다는 것을 말이다. 이걸 논리적으로 이야기할 때가 된 것 같다. 그렇게 고생해서 모든 코스를 마쳤는데도 직장에서의 내 수명이나 쓸모가 다하면, 혹은 시장에서 더 나은 기술이 나와 쉽게 대체되면 너무 억울하지 않나. 이제는 직장을 은퇴하고도 제2의 인생을 산다고 할 만큼 20년, 30년 그 이상을 더 사는 시대이다. 새로운 기술이 나를 대체하기도 하지만 내가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자리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남들이 만들어 놓은 길에는 분명 끝이 있다. 하지만 내가 길을 만들어 낼 힘이나 내가 가야 할 길을 알고 찾을 수 있는 혜안이 있다면 그 끝에서도 새로운 것을 보러 나아갈 수 있다.









3. 전문가라는 말의 혁신


전문가라는 말을 혁신하기 위한 시도는 전문가라는 말의 파이를 나눠 가지기 위한 것도, 기존의 권위를 뺏기 위한 시도도 아니다. 오히려 전문가라는 말에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한 시도에 가깝다. 말의 진짜 생명력은 말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통해 생긴다고 한다. 다시 한번 전문가라는 말을 하나의 견고한 정의를 가진 프레임이 아닌 만들어지는 과정에 두어보자.


현재는 전문가라는 말을 목적으로써 생각할 때가 많다.

그런데 전문가라는 것이 한 번 도달하면 끝인 영역인가?


우리는 전문가가 되기 위해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의 길을 더 잘 헤쳐 나가기 위해서, 내 일을 더 잘 찾기 위해서, 내 일에 대해서 더 자신감 있게 이야기하고 싶어서 전문가가 되고 싶어한다. 전문가라는 말은 내 삶에 있어서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목적과 수단이 혼동되면 삶도 세상도 고통이 된다. 전문가라는 말이 뻗어나가야 하는 인식적 지평은 이 지점인 것 같다. 이 인식에서 시작하여 다시 한 번 과정으로 나아갔으면 한다.


AI를 잘 쓰려면 질문을 잘해야 한다. 그리고 질문을 잘하려면 만들고자 하는 내가 누구인지와 결과물을 잘 정의해야 한다. 실제로 AI를 쓸 때 ‘나는 인사 담당자다.’와 같은 프롬포트가 가장 선행해야만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다. '부럽지가 않아'로 회자된 장기하는 '그냥 누워서 혼자 1등하면 되는 거 아닌가'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전문가가 되는 것이 내가 되는 것이라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이는 나중에 더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내가 누구인지' 나의 욕망, 가치관, 살아온 시간들을 잘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어떤 분야의 100명 중 1등이 되는 게 전문가가 되는 일이 아니라 자신의 분야에서 자신의 영역을 만들어 누구를 밟고 올라가지 않아도 1등을 하는 게 전문가가 되는 일과 더 가깝다. 그래서 자기의 그라운드에서 오늘도 자기만의 노력과 경험을 가지고 있는 모든 사람이 전문가로 인정받을 수 있는 일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돌아보면 조직문화 전문가였던 팀장님은 단순히 관련 행사만 잘 기획하고 운영하는 사람이 아니라 곧 팀으로 갈 사람을 위해 팀과 팀원의 정보를 잘 정리하여 공유해 주시고, 이제까지 했던 일들의 히스토리를 한 달 전부터 커피챗을 하며 조금씩 알려주며 조직문화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느끼게 하는 사람이었다. 도대체 뭘 하나 싶을 정도로 회의 때마다 허무맹랑한 질문을 던지는 것 같아 보이던 에디터님도 클라이언트 제품의 장점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본질을 파고들며 한 줄의 카피로 만들어낼 수 있었던 마케팅 전문가였다. 전문가는 TV에 나와서 멋진 말을 하는 사람보다 일상적인 장면 속에서 자신의 일을 하는 사람이 될 확률이 더 높다.


전문가라는 말을 혁신하며 지켜야 할 윤리도 하나 제안하자면 [내가 정말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문가라는 말을 쓰기] 정도가 있을 것 같다.







4. OLD TYPE vs NEW TYPE


야마구치 슈가 제시한 OLD TYPE과 NEW TYPE를 간단하게 정리한 표를 가져왔다.




이 표를 보면 자신이 하는 일의 분야에서 가장 앞서가고, 또 깊이를 가져가는 방법에 대한 해답이 보이고, ‘요즘 전문가’가 가야 할 길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이제는 생존 방식이 달라졌다. 지식이나 정답을 많이 안다고 해서 생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이나 정답이 생존이나 변화에 어려움을 주기도 한다. 특히 AI의 발전으로 "알고 있던 지식을 버리라"는 말도 생겼다. 지식에 몰입하게 되면, 다른 사람의 지식을 이해하지 못하고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제는 지식을 외우는 것보다 필요한 순간에 끄집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 사람들이 원하는 선배는 일을 잘하는 선배가 아니라 일이 잘되게 만드는 선배라고 한다. 이 순간 한 선배가 “실력이라는 건 무언가를 계속해서 헤쳐 나가는 것”이라고 말해준 것이 떠오른다.









5. 전문가가 되기 위한 길에 들어서는 것


전문가가 되기 위한 길에 들어서는 것, 즉 전문가가 되겠다고 결심하는 것은 계속 자신을 인지의 과정 속에 둬야만 하는 숙명을 선택한다는 것과 같다.

인간 인지의 3축은 시간, 공간, 인간이라고 한다. 사람은 시간이 있기에 나와 세상을 알고, 공간이 있기에 나와 세상을 오감으로 느끼며, 다른 인간이 있어서 나를 명확히 알고 나의 의미와 쓸모도 더 알아갈 수가 있다. 그런데 세상에 존재하는 시간과 공간은 끝이 없고, 나를 포함한 인간들이 만들어낸 것들, 또 세상에 있는 모든 것들과의 상호작용까지 헤아려보면 내가 될 수 있는 것도, 연결될 수 있는 세상도, 그래서 우리의 일도 끝이 없다. 그게 두려운지 설레는지를 잘 생각해보면 나는 이 길에 들어설 수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한 가지, 내가 한계를 두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다. 남이 정해놓은 프레임에서는 내가 할 수 있는 한계가 있지만 내 프레임은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내가 하고 싶은만큼 확장할 수 있다. 진정한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혼자서든 누구와 함께든 내 일로 할 수 있는 모험을 멈추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쉽지가 않은 일이다.


지금 전문가가 되기 위한 길에 이제 막 돌입하신 사람이든 가려던 전문가의 길에서 내가 어디쯤 와있는지 궁금한 사람이든, 어쩌면 이미 어떤 길을 지나 다시 새로운 길을 찾고 계신 사람이든 전문가가 되기 위한 모험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 우리는 전문가가 되기 위한 하나의 길에 서서 누구는 낙오자고 누구는 도착자 혹은 정복자라는 관점을 가지고 만난 것이 아니다. 모두 다른 길에서 그 길의 주인으로 나아가고 있다.









끝으로 : 현재 직업 중에 1/3은 없어진다고 한다.


기계, AI가 대체한다는 전망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알고 있는 새로운 세계 같을 수도 있고 동의하지 않는 마음이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변화들은 이미 도착한 것과도 같아서 조금씩 받아들이고 수정해가며 살아가야 할 것 같다. 그 과정에서 나 역시 계속해서 해체하고 다시 한번 샅샅이 보고 재구성하는 과정들이 계속될 것 같다. 해체를 하면 보이는 면 뿐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은 채로 구성하고 있었던 것을 볼 수 있다. 재구성을 하면 가진 것들을 가지고 보여주고 싶은 방향으로 만들어 볼 수 있다.


전문가가 좋은 게 아니라면 누구도 굳이 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또 이게 무엇인지도, 왜 좋은지도 모르고 쫓는다면 도달했을 때 공허함이 커질 것이다. 여기까지 내가 해체하고 재구성하며 보여주고 싶었던 '전문가'라는 말이 가진 아름다움을 이 글을 보는 모두가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또 이 말을 가지게 될 사람들이 그 과정에서 더 많이 채워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기를, 전문가라는 말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 내 일은 일단 이런 세계가 있다고 알리고, 계속해서 배우고 증명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 매주 월/수/금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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