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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환난 Aug 05. 2024

디스크 내장증이라는 병


차도는 없었다. 나는 병원을 다시 찾았다. 의사가 내린 진단은 디스크 내장증이었다.


디스크 내장증의 초기입니다. 요추 2번과 3번 사이가 눌려서 색이 어둡게 변해있네요. 디스크 상태에 비해서 통증이 심합니다. 내장증은 신경 압박이 아니라 염증으로 인해 통증이 생기므로 꾸준히 약을 먹어봅시다.


하지만 이미 꾸준히 약을 먹고 있다. 통증은 호전되지 않았다. 내장증은 또 뭘까. 나는 내장증이라는 단어를 그때 처음 들었다. 진료실에서 나와 포털에 디스크 내장증을 검색해 보았다.



음, 나는 단시간 앉아있어도 허리가 아픈데. 딱히 앉아있다가 일어설 때 허리를 펴기 어렵진 않았지만, 일단 의사가 그렇다고 하니 그런가 보다 했다.


인터넷에 디스크 내장증을 더 검색해 보았다. 척추카페, SNS, 커뮤니티. 나았다는 사람이 없었다. 몇 년째 보존치료 중이라거나, 시술이란 시술은 다 해보았지만 차도가 없다거나, 수년째 전혀 앉지 못하는 사람들이 즐비했다.


검색 결과를 찾아보기만 했는데 무서워서 눈물이 났다. 고작 2주 누워있는 것도 힘든데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누구라도 나아서 일상생활을 하는 사람이 없는지, 검색하면 할수록 머릿속의 공포는 커져만 갔다. 침과 물리치료를 위해 외출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대부분 종일 집에서 병에 관련된 정보를 검색하며 지냈다.



그리고 목과 등의 통증이 심해졌다. 보존치료를 한답시고 오래 누워있어서였다. 의사가 권하는 것처럼 가벼운 운동을 하고 싶었지만, 조금만 몸을 잘못 움직여도 통증이 심해져서 결국엔 무력감에 빠졌다.


항상 어깨가 긴장해서 솟아있었고, 어떻게 누워도 편하지 않았다. 경추 마지막 마디에 버섯이 돋아난 것 같았다. 수건을 벴다가, 불편해져서 다시 베개를 가져왔다가, 다시 베개를 치우고 수건을 말아서 누우며 잠을 설쳤다.


결국 통증 이상의 불편이 심해지자, 부담스러워서 받지 못하던 도수치료를 다시 예약했다. 예약일까지 나는 기다렸다. 누워서 얌전히, 외출하지 못하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 하고, 누워서 볼 수 있게 거치한 탭에 영상을 끊임없이 틀어놓은 채로. 실로 정신이 아파질 수밖에 없는 생활 패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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