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보다 팀원을 바라봐야 합니다.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가 적용된 회사들이 매우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생산성이 나오지 않는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생겨났습니다. 그런데 실제 일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렇지만도 않았습니다. 자신의 일에 몰두해야 하는 사람들의 경우, 재택근무를 사용해 타인과 격리된 환경에서 집중하는 것을 환영했습니다. 이유는 사무실에서 일을 하다 보면 타인에 의한 업무 방해가 크기 때문이라 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자리에서 일을 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자신에게 말을 건다던지, 아니면 주변이 너무 소란스럽다던지, 집중해서 무언가를 진행하고 있을 때, 갑자기 사람이 찾아온다던지. 이런 일들이 집중을 해하는 요소였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종합해 보면 비대면 근무는 개개인의 생산성을 높이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프로젝트의 전체적인 관점으로 볼 때는 프로젝트의 진행률에 지연을 주기 때문에 전체적인 생산성을 늦춘다는 상반된 주장이 보였습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왜 생산성이 낮다고 생각했을지 정보를 찾아보니 발언의 대부분은 기업의 상위 직급자가 말한 것이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론 머스크의 사례였습니다. 즉, 개개인의 관점에서 보는 사람이 아닌 프로젝트를 전체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이 전해주는 의견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의견에 100% 동의하지 않습니다. 프로젝트의 진행률이 낮게 된 사유는 프로젝트 진행 시 실제 확인해야 하는 부분이 아닌 다른 부분을 잘못 확인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사람들을 통해 잘 진행되고 있다는 보고를 받는 것만으로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다른 관점으로의 접근은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지 않을 테니 서로는 일을 잘한다고 보고하지만 실제로 그 결과는 그렇지 않은 일들이 많다고 저는 보기 때문입니다.
저는 팀을 관찰할 때, 단순 보고 형태로만 끝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사람들은 정말 자신의 일만을 잘 해낼 뿐입니다.
사람들은 대면도 그렇지만 비대면으로 일을 하다 보면 더더욱 자신의 일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타인과 연계된 부분에 대해서는 관심이 소홀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자신이 하나의 일이 아닌 몇 개의 일을 동시에 하고 있다면 그 문제는 더 커집니다. 그러다 보니 서로 협업을 해야 하는 순간에서도 서로가 서로에게 해줘야 하는 일이 있음에도 이를 놓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서로가 놓치는 부분이 없는지를 확인하고 이를 지원해 줘야 자신의 일 뿐만이 아닌 서로의 일을 잘 진행할 수 있습니다.
둘째, 사람들은 자신의 일을 자신의 생각대로 해석합니다.
이 부분은 매우 당연한 일입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타인의 생각을 쉽게 알아차릴 수 없습니다. 그리고 유능한 사람일수록 자신만의 관점이 더 도드라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가 생각을 일치시키기 위해 많은 미팅이 필요하게 됩니다. 한 사람이 오랫동안 생각해서 나온 결과물을 한두 시간의 설명만으로 바로 이해를 시키기란 정말 어렵고 사람들은 그 의도를 명확하게 파악하기까지 저마다의 시간이 각각 다르게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서로가 이 일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지를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하고 만약 그 방향이 바르지 않다면 그 방향에 대해 가이드를 주어야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게 만들 수 있습니다.
셋째, 한국인은 예절이라는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합니다.
우리나라는 존댓말, 높임말 등의 여러 형태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타인을 존중해야 한다라는 교육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그래서 타인과 이야기할 때, 예의를 차려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에 대한 부작용으로 자신의 말실수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라며 걱정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렇게 나온 결론 중 하나로 문제의 상황에 대해서 말을 하지 않는다라는 방법이 나타나게 됩니다.
그래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게끔 분위기를 더 풀어주고 더 말을 하도록 유도해야 하며 벽을 느끼지 않도록 만들어 줘야 합니다. 그래야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위와 같은 문제들은 서로를 대면하는 상황에서 어렵지 않게 알아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비대면 형태라면 기존의 관찰 방식보다는 다른 형태의 관찰 방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 방식은 일이 잘 되고 있는지, 등을 보는 통념적인 부분이 아닌 다른 관점을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관점은 다름 아닌 사람입니다.
먼저, 메시지를 보내는 이의 성향을 이해하고 이 사람의 메시지 보내는 형태를 관찰해야 합니다. 누군가는 질문을 모아서 하는 경우도 있고 누군가는 생각나는 대로 질문을 던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 누군가는 자신이 봐야 할 일을 쉽게 놓치는 사람이 있기도 하고 누군가는 꼼꼼해서 각 일을 세부적으로 보고자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팀원들의 성향은 저마다 모두 다릅니다. 그래서 서로가 비대면으로 근무할 때의 형태를 잘 이해해야 합니다. 누군가는 작업이 이해되지 않아 메시지를 계속 보낼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자신이 해야 하는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쉽게 물어보는 성향이 아니기 때문에 일이 이해되지 않아도 아무런 도움 요청을 하지 않을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함께하고 있는 팀원이 어떤 성향인지를 파악한다면 메신저나 이메일에서 이 사람이 보여주는 행동들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의 위험 신호인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비대면으로 보내는 메시지의 위험성을 알아차리고 서로의 감정을 파악해야 합니다. 메신저나 이메일 등을 통한 메시지는 쉽고 빠르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문장들은 읽는 사람의 감정에 의해 느낌이 다르게 받아들여집니다. 누군가에게는 짧고 간단한 '네, 알겠습니다.'가 마음이 불안한 어떤 사람에게는 정보 전달뿐만이 아닌 싸늘한 감정이 추가되어 전달되는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인간의 뇌가 그렇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자기 주변의 일을 자신의 기준으로 해석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분 좋은 사람은 주변의 모든 일이 긍정적으로 다가오게 되고 기분이 좋지 않은 사람은 주변의 모든 일들이 너무 우울하게 다가오게 됩니다.
비대면의 경우, 상대방이 어떤 감정인지 모르기 때문에 서로는 서로의 상황에 대해 상상을 하며 대화를 진행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은 모든 이의 메시지를 예민하게 받아들일 가능성이 늘어납니다. 아마 각종 감정 표시 문장부호(~,!, ㅎ, ㅋ)나 구어체(넹, 넵)가 표기되지 않은 평서문들의 메시지가 계속 도착할 경우, 보내는 사람의 의도와는 별개로 메시지를 받은 사람은 자신의 감정에 따라 형체 없는 스트레스에 힘들어할 수 있습니다.
감정이 힘든 사람을 판별하기는 의외로 어렵지 않습니다. 그런 분들은 평상시에 비해 메시지의 형태가 감정적인 부분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업무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들도 감정이 힘든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메신저나 이메일 등으로 한 사람과의 대화를 진행하고 회복할 시간을 가지기도 전에 또 다른 사람을 맞이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분들의 마음을 잘 다독여주고 메시지로 인해 전달된 타인의 의도가 당신을 힘들게 하려고 한 것이 아니다는 것들을 잘 알려주면 보이지 않는 대화에서 오는 오해는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상대방이 이야기를 잘 안 한다면 내가 이야기를 먼저 걸면서 상대방의 벽을 없애줘야 합니다. 온라인 미팅의 경우가 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온라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아마 자신이 잘 이해하지 못했음에도 쉽게 이야기를 하지 못할 것입니다. 내가 궁금한 게 있어도 옆에 사람에게 조용히 묻던 대면 회의와는 다르게 온라인 미팅은 내가 조용히 물어보고 싶어도 모든 사람에게 들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국인들의 문화 자체가 전체의 분위기를 해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보아서인지, 미팅 마지막에 질문 있으신 분이란 이야기를 해도 그 질문을 하는 사람은 아예 없거나 소수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사람은 자신이 대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더더욱 이야기를 하지 않다 보니 대화의 장벽이 더 심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마음속의 벽이 있다면 꼭 필요한 이야기라도 하지 못하는 게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화를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고 끌어내야 합니다.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 관리는 정말 쉽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관찰한다고 할 때, 과거에는 통상적으로 주기적인 보고를 통해 이상 징후를 알아채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그런데 사람은 자신의 어려움을 함부로 발설하지 않습니다. 주간 보고를 데일리 미팅으로 세밀하게 좁혀도 말하지 않는 부분은 동일하게 말하지 않고 전체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사람은 동일하게 모를 뿐입니다. 대면일 경우, 비언어적 표현을 통해 그나마 확인할 수 있지만 비대면은 그 간극을 찾아내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보내는 메시지의 숨은 뜻을 읽어야 하고 온라인 미팅을 통해 보여주는 표정 등의 의미를 잘 알아채야 합니다.
왜 그렇게까지 하면서 일을 해야 하느냐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모든 것은 노력을 들이지 않으면 결과를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알아서 잘 되는 일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