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세의 그녀로 돌아가서, 다시 한번 점프
세상에 태어난 지 몇 년이 되었는지는 더 이상 내게 중요하지 않았다.
세상이 내게 부여한 나이가 몇 살인지도 또한 내게 중요하지 않았다.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 내가 인식하는 나의 '정신적 나이'가 몇 살이냐에 있었다.
그렇게 나는 20대로 다시 돌아갔다.
물론, 아이 셋이 있고 남편도 있고 시댁도 여전한 20대지만, 이전과 다르다면 이제는 나의 이름 석 자와 내 삶을 내건 사업(?) 이 포트폴리오로 존재할 것이라는 점이다. 내 미래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이제껏 내가 살아온 40여 년의 삶을 축약하여 심사숙고해 보고 마음껏 세상에 펼치기로 했다. '늦었다'라든가, '너무 늙었다'라는 이상하고 하찮은 변명 뒤에 비겁하게 숨지 않기로 했다. 왜냐하면, 내게는 앞으로의 몇 십 년이 남아 있고, 어쩌면 단 하루도 남아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내가 실제로 몇 살인지는 내가 규정하는 것에 다름 아닌 허상에 불과할 뿐이었다.
내가 심리학을 공부할 수밖에 없었던 오빠의 죽음으로 점철된 나의 투쟁 같은 삶, 영어에 매달려 취업하고 일할 수밖에 없었던 나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한 학업과 커리어패스, 요가를 할 수밖에 없었던 너무나 외롭고 전쟁 같던 삶, 그리고 지금 이렇게 '익명의 80년대 태어난 아무개 여성의 삶'으로 살아왔던 것.
이것 모두가, 어쩌면 내게 또 다른 힘찬 도약을 장려하기 위한 또 하나의 장치가 아닌가.
그렇게 생각해 보기로 했다.
내게, 다시 한번 힘차게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인생에 두 번째 20대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처음이다. 난 이런 경험이 없다. 이제까지 어딘가에 고용되어 따박따박 월급을 챙겨 받는 삶에 익숙해져 있었다. 하지만, 이제 내 손으로 내가 직접 무언가를 모두 해야 하는 자리에 섰다. 그 출발점에 나의 사업자 등록증이 있다. 그리고, 그 사업자 등록증은 내 삶의 주제들로 가득 찬 사업 카테고리를 담고 있다. 내 삶이나 마찬가지다.
나는 원래 마케팅 체질도 아니고, 무언가를 광고하는 것을 부끄러이 여겼다. 하지만, 내 삶을 담은 내 사업을 과감히 홍보해야만 했다. 이는, 영리 목적이라기 보담은 내가 여기 '존재함'을 알리는 일에 더 가까웠다. 어떤 한 여자의 삶을 담은 요가 강의가, 심리학 철학을 담은 어떤 특별한 수업이, 또는 영어 수업이 그들 곁에 있음을 외치는 행위에 가까운 광고를 시작했다.
나는 개인사업자와 앞으로의 내 삶의 주제들로만 채워진 존재라는 것을 내게 계속 상기시켰다. 이전에 내가 무엇을 했건 간에, 그저 추억과 이야깃거리로만 남기기로 했다. 전생처럼. 그것들은 이미 사라지고 없는 환영 같은 것들에 불과했다. 행복이든, 영광이든, 불행이든 그것들은 모두 현재에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 현재에 존재하는 것은, 나와 내 주변 그리고 내 지금의 환경과 나의 현재의 재능과 능력뿐이라는 것을 나 자신에게 매일매일 상기시켰다.
그렇게 아무것도 없이, 다시 출발점에 섰다.
그랬더니, 아주 홀가분하게 내가 다시 20대가 된 것 마냥 마음이 깔끔하고 신선해졌다. 지금 막 사회에 발 디딘 사회 초년생인 것처럼 두렵지만 설렘도 가득했다. 무슨 일이 찾아올까, 그 일은 어떨까 너무너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이 이들과 인생은 앞으로 어떻게 굴러갈까, 나에게 어떤 경험을 선사할까 매일 신선한 기대들이 피어올랐다.
지금, 그렇게 또다시 힘찬 도약을 하면서 설레는 삶을 다시 되찾고 있었다.
진정으로, 20대의 막 사회로 아장아장 걸어 나온 병아리 사회초년생이 된 것처럼 말이다.
이왕 가는 거, 두 번째 겪는 20대이니, 좀 더 재미있고 느긋하게.
편안하게 매 순간 즐기면서 가보자고 나 자신을 다독이면서.
다시 한번, 힘찬 도약. 파이팅.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이미지>
#멋진여자가되어보자
#두번째20대
#다시한번힘찬도약
#경단녀의새로운출발
#세아이엄마이야기
#익명의그여자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