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에 붙어있는 재료의 효능감과 같은 산책의 효능
어느 중국집에서 반죽에 넣는 클로렐라의 효능에 대해 적은 문구를 본 적이 있다.
[슈퍼푸드, 클로렐라의 효능]
면역력 증진
노화예방
아토피 개선
다이어트..기타 등등
세계 슈퍼푸드의 자격이 충분한 효능이었다. 클로렐라를 넣어 만드는 사장님의 자부심이 엿보이는 문구에 가볍게 맛있는 한 끼를 먹으러 왔다가 건강도 챙기는 기특한 일을 한 것 같은 뿌듯함 마저 들었다.
내게 있어 산책은 그런 존재다. 가볍게 걷는 행위이지만 해보니 건강까지 챙기는 기특한 것. 그래서 자부심 있게 소개하고 싶은 것.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산책 역시 다양한 효능감이 있다. 몸소 느낀, 정신과 육체가 건강해지는 산책의 효능감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첫째, 면역력 증진
클로렐라와 같은 효능이다. 산책을 하는 행위는 걷기 운동과 같다. 산책을 하면 혈액순환이 활발해지고 백혈구 활동이 증가하면서 면역력이 올라간다. 꾸준한 걷기는 감기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또한, 햇빛을 받으면 비타민 D가 생성되어 면역 기능이 더욱 강화된다. 걷는 것만으로도 우리 몸의 방어력이 높아지는 셈이다.
두 번째, 스트레스 호르몬의 감소
코르티솔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은 만병의 근원이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코르티솔이 많아지면, 면역력도 낮아진다. 그런데 산책을 하면 코르티솔 수치가 감소하고, 세로토닌(행복 호르몬)이 증가하면서 몸과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결국 산책은 면역력과 정신 건강을 동시에 챙기는 자연 백신인 셈이다.
셋째, 뇌를 깨운다
창의력을 높이고, 집중력을 향상시킨다. 커피나 담배는 카페인과 니코틴으로 강제적인 각성 상태를 일으키지만, 산책을 하면 뇌로 가는 혈류가 증가하면서 산소와 영양 공급이 활발해져. 그 덕분에 집중력이 향상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기 좋은 뇌가 된다.
특히, 매일 규칙적인 걷기는 창의적 발상을 담당하는 뇌의 기능인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를 활성화시킨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 산책을 하면 뇌가 자연스럽게 창의적인 사고를 하도록 도와준다. 실제로 스티브 잡스, 니체, 베토벤 같은 인물들이 생각이 막힐 때 아이디어를 위해 걸었다고 한다. 정리하면 산책은 단순한 움직임이 아니라, '생각의 흐름'을 깨우는 자연의 알람이라고 할 수 있다.
결론
정리하면 산책을 통해, 건강해지고, 행복해지고, 성장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산책은 재미있다. 산책이 주는 풍경에 하루를 보는 시야가 다채로워진다.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기도 하고, 고양이, 풀, 벌레, 새들이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보며 낭만도 챙길 수 있고, 산책길에 있는 사람들과 느슨한 연대도 생긴다. 근거리에서 모니터를 보던 눈을 쉬고 멀리 볼 수 있다. 시력 보완에 좋고 내내 안고 있는 생각과 잠시 거리 두기를 할 수 있으며, 허리 디스크 방지에도 좋고, 산책의 장점은 수도 없다.
양심적으로 부작용을 덧붙이자면, 중독성이 엄청나다. 걷지 않으면 못 베기는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 하지만 푹신한 러닝화를 잘 챙겨 신는다면, 당신이 근족저근막염 환자라도 잘 걸을 수 있다. 어떻게 아냐고? 내가 근족저근막염 환자니까. 염증도 이겨내는 중독성이다.
아마도 이 시리즈는 산책을 통한 삶의 변화, 구원 같은 간증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종국엔 두 팔을 벌리고 ‘인간이라면 나가 걷자!!’라고 조금은 부담스러운 글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단 걸어보면 입이 마르도록 예찬해도 부족함이 없는 것이 산책이다. 덕후의 심정으로, 산책을 영업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