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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명 학생에게 1대1 수업이라고요?

동네 학원강사의 이직면접 세 번째

by 김도현

"1대1 학생 맞춤형 수업" "자기주도학습 학원" "관리형 학원" 은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말이다.


학교에서는 한 명의 선생님이 20명이 넘는 학생들과 수업한다. 한 선생님이 맡는 학생의 수를 줄이려는 노력이 있겠지만 쉽지는 않아 보인다. 그에 비해, 학원은 대체로 20명 이하 혹은 10명 이하, 혹은 1명의 학생이 한 반에서 수업을 듣는다. 그게 학교와 대비되는 장점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학교에서 이해되지 않았던 부분을 학원 선생님이 잘 설명해주지 않을까?"

"한 반의 인원이 적을수록 더 맞춤형 교육이 되지 않을까?"


아마 그럴 것이다. 그럼 실제 학원 현장에서도 더 효과적일까?




동네 대형학원의 경우에는 강사가 10명이 넘을 수 있지만, 원장님 혼자 혹은 원장님과 강사 한 명으로 이루어진 학원 또한 있다. 세 번째로 지원하게 된 학원이 바로 그런 경우이다. 원장님 혼자 계시고 강사 한 명을 뽑고 있는 학원. 근무조건들을 같이 살펴볼까 한다.


1. 근무시간: 오후 2시 ~ 오후 7시


적힌 근무시간에 속으면 안 된다. 학원강사는 수업 외에 할 일이 꽤 많다.

수업준비 / 수업자료준비 / 한 달에 한 번 학부모 정기상담 / 결석시 결석상담 / 재시험 관리

학원강사 1명은 거의 40명의 학생을 담당한다. 거창한 말이지만 사실 상담을 해야 한다는 뜻...

상담은 짧으면 1분이지만 길면 1시간도 이어진다...

매일 보는 단어테스트 점수를 통과하지 못하면 학생이 통과할 때까지 봐주는 역할 또한 학원강사


수업시간만 근무시간으로 써놓는 학원이 있다. 그럼 근무시간 외에 근무를 할 수밖에 없다.

(별표) 그렇지만 학원강사에게 근무시간 외 수당이라는 건... 바랄 수 없다...




2. 근무내용: 한 공간에 40명의 여러 학년과 수준의 학생들이, 다른 수준의 교재를 갖고 공부한다.

강사는 돌아다니면서 학생들에게 질문을 받고 해당 개념을 설명해주면 된다.


듣기에는 강의식 수업을 하는 것보다 더 수월해보인다. 그냥 학생의 질문만 받아주면 되는 거 아닌가

하지만 이 방식은 강사에게도 학생에게도 쉽지 않은 수업방식이다.


예를 들어, 수업시간이 50분이라고 가정해보자. 위와 같이 40명이라고 해보겠다.

수준별 혹은 학년별로 나뉜 강의식 수업에서는 25분 정도 개념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같이 문제를

풀어보고, 나머지 25분은 학생들이 문제를 풀고 있을 때 강사가 돌아다니면서 개별 지도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똑같은 50분 수업시간에 40명의 학생들이 각자 다른 교재를 풀고 있고 강사가 돌아다니면서

봐준다고 해보자. 그럼 50분 나누기 40명. 학생 1명당 1.25분을 볼 수 있다.

그러다보면 학생이 질문을 할 시간도, 강사가 충분히 설명을 해줄 시간도 없다.



개별지도는 물론 필요한 부분이지만,

강의식 수업은 전혀 없이 개별지도만 이어지는 수업은 실제로 그렇게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하는 것 같다.

물론 예외는 있을 것이다. 영어과목과 달리 수학과목은 풀이과정을 다 쓰는 편이라 개별지도가 더 효과적일 수 있고, 학교시험기간에는 학생들이 개념을 아는 것보다는 오답확인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단, 학원 이직에 있어서 "맞춤형" "개별화" "1대1"은 피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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