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외면하고자 했던 혹은 알지만 어쩔 수 없다며 손 놓고 있던, 나의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질문을 접하는 순간부터 머릿속을 맴도는 한 가지가 있는가? 그렇다면 그것이 당신의 미래를 여는 열쇠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지금은 무디고 길들지 않아서 열쇠인지 알아보지 못한 것일 뿐.
자가진단지 5번 질문에 모두 답을 하셨나요? 답을 하지 않은 채 이 페이지를 보고 있다면 좀 더 골똘히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아마 대부분 오래 생각지 않아 답을 하실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문제거리, 즉 나의 고칠 점을 찾아 보라고 하면 왜 이리도 생각이 잘 나는 건지요.
저 역시 질문지 5번을 보는 순간 전구에 불이 켜지듯 떠오르는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마의 5분' 입니다. '마의 5분'이란 이런 것입니다. 약속시간에 분명 맞출 수 있을 것 같아서 느긋하게 준비하다 의외로 시간이 없음을 깨닫고 급하게 준비를 마무리하고 약속 장소로 헐레벌떡 뛰어가는 것이죠. 이럴 때 시계를 들여다 보면 여지없이 약속한 시간에서 5분이 지나있습니다. 말이 좋아 5분이지 때로 10분이 넘어가기도 합니다. 약속 대상의 눈치를 살피게 되고 상대의 시간을 함부로 한 것 같아 마음 어딘가가 쪼글쪼글해집니다.
나의 시간도 상대의 시간도 금쪽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약속시간을 지키지 못한 것은 저의 시간관념이 약한 탓이라 여겨집니다. 혹은 시간 계산법에 문제가 있거나요.
시간관념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볼까요? 12시 30분에 점심 약속이 잡혀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약속 장소는 직장에서 버스로 20분 거리입니다. 이 경우 당신이 직장을 나서는 시간은 대략 언제쯤인가요? 저의 경우, 12시 10분경입니다. 옆 자리 동료는 12시 혹은 11시 50분에는 나서야 할 것 같다고 말하네요.
저와 옆 자리 동료의 시간 셈법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그는 변수를 계산에 넣지만 저는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동료는 '혹시' 있을 지 모를 상황을 준비하고 저는 모든 것이 최선으로 흘러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약속 장소까지 나를 데려다 줄 버스가 제 때 올 것이며 길은 막히지 않을 것이고 수월하게 약속장소에 도착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는 것이죠.
저의 시간관념대로라면 저는 이번 약속에도 분명 '마의 5분'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예상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더라도요. '여유 시간' 이라는 개념을 탑재하지 않은 탓입니다.
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일에 임하는 사람은 서두르지 않습니다. 조급하지도 않고요. 실수가 발생할 확률이 줄어들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불안에 빠뜨리지 않습니다. 여유가 있으니 순간순간을 면밀히 검토하여 일을 마무리 지을 수 있습니다.
출근시간에 늦을까 조마조마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과는 당연히 질이 다른 하루를 보내게 되지 않을까요?
그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저는 늘 시간의 벽 앞에서 무너지곤 했습니다. 무의식중에 나의 빠른 손과 발이 시간을 지켜내 줄 것이라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바삐 움직여서 시간안에 세이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때로 운이 좋아 약속한 시간보다 일찍 약속장소에 도착하거나 일을 마무리짓는 경우 또한 있습니다. 하지만 열번 중 다섯 번은 '시간을 지킬 수 있을까' 생각하며 심장이 쪼그라드는 느낌을 경험해야 합니다.
이제는 '마의 5분'과 굿바이할 때입니다. 그것이 내 인생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는 것을 인지했으니 정말로 헤어져야 겠습니다. 함께 해 온 세월이 있는 만큼 제 뜻대로 쉽게 헤어져 주지는 않겠지요? 그럼에도 단번에 끊어내야 겠다는 결심을 합니다. 헤어지는 과정은 이 무디고 길들지 않은 열쇠를 정교하게 다듬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그간 결심은 수도 없이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다시 마음 먹어 봅니다. 지나온 시간의 결심과 오늘의 그것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제가 가진 최대의 문제점이 결국 제가 그토록 그려오던 미래를 열어 줄 열쇠였음을 깨달은 이 순간, 결심의 굳기는 달라졌습니다.
여러분들의 무딘 열쇠는 무엇인가요? 오늘 그것을 다듬고, 불순물을 걸러내고, 제련하겠다고 마음먹어 보세요. 무딘 열쇠와 헤어지세요. 그렇게 탄생한 당신이 곧 '맞는 열쇠'입니다. 어느 하나 이가 맞지 않아 열리지 않던 자물쇠가 '철커덕'하고 열리는 그 순간을 상상하며 짜릿한 헤어짐을 즐겨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