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두시언니 Nov 14. 2019

우리는 저마다 각자의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꼰대가 된 친구에게(2)









책장을 정리하다 구석에서 오래된 신발 상자를 봤어. 쌓인 먼지를 닦고 뚜껑을 열었더니 거기에서 나의 학창 시절이 나와. 색색의 편지와 사진들.


그중에는 너와 주고받던 편지도 있어.


그때부터 우리는 서로를 위로하고 응원하는 사이였더라. 그리고 그 위로와 응원에는 절대적인 신뢰가 있었어. 나는 내가 뭔가를 성취해냈을 때, 이것은 네가 나를 향해 ‘너는 할 수 있다’라는 완벽한 믿음과 힘을 주었기 때문이라고 말할 정도였으니까.


어느 날 모처럼 내가 이런저런 생각과 계획을 얘기했을 때 너는 말했어.


“야! 너 아직도 우리가 꿈 좇을 나이인 줄 알아?

왜 돈도 안 되는 일에 에너지를 쓰고 있어?  

 아, 됐어! 쓸 대 없는 생각 하는데 인생 낭비 그만해!”


그리고는 실수라며 바꿔 말했어.


“미안. 내 실언이다. 뭐든지 도전한다는 건 좋은 거야. 네가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잘 생각해봐. 그리고 할 수 있는 것들을 해. 세상이 만만치가 않다."
 





친구야,
내가 살아가는 세상이 어떤지는 내가 더 잘 알아.
그리고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어.

나는 왜, 너도 그걸 알고 있다고 생각했을까?

우리는 저마다 각자의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 세상을 향한 위로와 응원뿐이라는 걸.


왜 학창 시절에는 알고 있던 걸 어른이 되어 잊은 걸까?
















글/그림 : 두시 언니














이전 07화 친구야, 나 속 편하지 않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