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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읗 Apr 14. 2024

우유니 소금사막 투어

150일간 좌충우돌 중남미 여행기

몇 시간을 잤을까? 해는 중천에 떠 있었다. 배가 고프기도 했고, 다음 날 투어 예약도 해야 해서 슬슬 밖으로 나갔다. 그날 저녁 함께 우유니를 투어 했던 분들과 식사를 하기로 하였다. 우유니에는 한식을 파는 식당이 있었는데 딱 김치볶음밥만 팔았다. 그게 신기했던 우린 함께 가서 먹어보자 했고, 이른 저녁을 함께 하게 되었다. 아마 한국인이라면 우유니를 방문했을 때 이 김치볶음밥을 피해 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맛은... 굉장히 오묘하면서도 이상한 맛이었다. 김치볶음밥이 아닌 고추장 김치볶음밥이라 해야 할까?? 아무튼 신기한 식사를 마치고 난 다음 날 하게 될 우유니 데이 투어를 예약하러 다시 투어사를 방문했다.


선셋투어 가격이 조금 비쌌던 탓에 경비를 아끼려고 데이투어는 조금 저렴한 곳에서 하기로 했다. 원래 한국인이 많이 예약하는 곳은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서비스가 좋은 곳이었다. 한국인이 많이 가는 곳읃 3곳으로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난 새롭게 생긴 한국인들은 잘 가지 않는 투어사를 선택하였다. 이유는 저렴했기 때문이다.


신생 투어사라 그런지 한국인이 없었다. 예약자 현황을 보니 전부 남미 애들이었다. 대화가 거의 안 통할 것 같아 조금 걱정했지만 뭐 아무렴 어떤가 여긴 우유니가 아닌가. 그래서 일단 예약을 진행했다. 정확히 가격은 기억나지 않는다. 워낙 오랜 전 이야기라 사실 디테일한 건 기억에서 잊혔다.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하고 다음 날 오전에 만나 데이투어를 진행하게 되었다.




나와 함께 우유니 투어를 하게 된 친구들은 칠레 2명, 멕시코 4명 그리고 한국인 1명 이렇게 총 7명이었다. 다 스페인어를 쓰는데 나만 할 줄 몰라 이거 조졌다 싶었는데 칠레 여자 애가 영어를 좀 할 줄 알았다. 그리고 드문드문 한국어도 할 줄 알았다. 알고 보니 K팝을 좋아하는 20대 여자애였다. 당시에는 슈퍼주니어가 유명해서 슈주를 좋아한다며 콘서트도 보러 갔다고 말할 정도로 좋아했다. 한류가 여기까지 미치다니 참 대단하다. 뭐 지금은 BTS 덕분에 더 유명해졌지만 말이다.


바로 우유니 사막으로 가진 않았다. 우리가 처음 들린 곳은 기차 무덤? 같은 곳이었다. 기차가 엄청 오래되어서 다 부서지고 널브러져 있었다. 정확히 왜 이렇게 되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사진만 잘 찍고 놀았다. 무엇보다 대낮에는 햇볕이 정말 뜨거웠다.


멕시코 친구 로드리게스


멕시코에서 온 친구는 여자친구와 같이 페루 볼리비아를 여행 중이라 했다. 이름은 로드리게스! 주로 이 친구가 내 사진을 많이 찍어주었다.


신기했던 건 투어사에서 멕시코에서 만난 유미누나를 만났던 것이다. 유미누나는 방원이형과 민석이형이랑 같이 멕시코 유적지 투어를 할 때 함께 했었다. 그게 아마 11월이었으니 벌써 3개월 전인데 볼리비아 우유니에서 다시 만나 진짜 신기했다. 이렇듯 남미는 여행 루트가 다양하지 않아 방향이 같다면 언젠가는 여행지에서 만났던 사람을 다시 만나게 되어 있었다.


기차 무덤 여행까지는 다른 투어사들도 함께 이동하여 유미누나와 함께 동행할 수 있었다. 같이 사진도 찍어주고 했는데 그 이후로는 보지 못했다.



본격적인 우유니 투어를 하기 전에 마켓 같은 곳을 들렸다. 그곳에서는 우유니 소금사막에서 추출된 소금을 팔고 있었다. 그리고 건물도 소금으로 지어졌다고 했다. 실제로 맛을 보니 진짜 소금이었다. 그곳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식당 앞에는 우유니를 지금까지 다녀간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이 직접 자기 나라 깃발을 꽂아 둔 곳이 있다. 여기는 모두가 사진을 찍는 스폿이라 나도 한 컷 찍어줬다.



다시 자동차로 이동을 했다. 우리가 탄 차는 지프차였다. 그래서 모두 차 지붕에 올라가서 넓은 우유니를 마음껏 만끽할 수 있었다. 꽤 큰 차여서 그런지 7명 모두 올라갈 수 있었다. 차를 타고 조금 이동한 후 광활한 우유니 사막에서 사진을 마음껏 찍을 수 있었다. 비록 대화는 잘 되지 않지만 남미 친구들과 함께 한 투어는 한국인들과 했던 투어와는 또 다른 느낌을 선사해 주었다.


다 같이 사진을 찍었고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우린 남은 시간을 그렇게 보내게 되었다. 칠레에서 온 친구인 나탈리아는 스페인어를 못하는 나에게 영어로 친절히 질문하고 또 통역을 해 주었다.



한 가지 흠이 있다면, 새로 생긴 투어사라서 그런지 장비에 대한 대비가 조금 부족했다. 인원수만큼 장화가 준비되어 있어야 하지만 숫자가 모자라 몇몇 친구는 그냥 운동화를 신은 채로 우유니 사막을 투어 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그냥 신발이 물어 젖는 게 싫은 정도였지만 진짜 문제는 그 물이 소금물이라는 점이었다.


소금물이 마르고 나니 소금기가 가득 찬 신발은 마치 돌덩이처럼 딱딱해져 있었다. 그래서 숙소로 돌아온 후 신발을 깨끗한 물로 다시 빨아서 말려야 하는데 흰 소금기가 제대로 없어지지 않아 몇 번을 빨고 또 빨아야만 했다. 덕분에 그 신발은 여행이 끝나는 즉시 폐기처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우유니 데이투어는 너무 재미있었다. 사진도 많이 찍었고 영상도 많이 찍었다. 이렇게 나는 3박 4일간 우유니 투어를 모두 마무리 짓게 되었다.


점프샷!!




다음날 새벽에 칠레로 출발하는 버스를 미리 예매해 놓았다. 이렇게 짧있던 볼리비아 여행을 뒤로 하고 새로운 나라 칠레로 향하게 되었다. 우유니에서 칠레 아타카마까지 가는 여정 또한 쉽지 않았다. 새벽에 일어나야 한다는 부담이 있어서 잠에 조금 일찍 들어야 했다.


보통 숙소를 체크아웃할 때 숙소비를 결제하는데 새벽에 나가야 하니 전날 미리 결제하는 게 좋겠다 생각하여 사장님께 말씀드렸다. 그런데 다음날 결제하라고 하시며 그냥 휙 가버리셨다. 그래서 새벽에라도 결제하면 되겠지 싶어서 그냥 잠에 들었다. 아마 새벽 4시에 출발하는 차여서 적어도 3시 30분에는 나가야 했다. 그런데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거의 3시 50분쯤 일어난 게 아닌가?!!!! 그래서 진짜 부랴부랴 짐을 챙겨 미친 듯이 뛰쳐나갔다. 이거 놓치면 또 하루 날리는 게 되기 때문에 절대 놓쳐서는 안 됐다!!!!


어렵사리 버스를 잡아 탔고 안도의 한숨을 내 쉬며 자리에 앉았는데 어?? 급하게 나온다고 숙소 대금 결제를 안 하고 그냥 나와 버린 것이다. 그래서 전 날 하겠다고 했는데 결국 3박 4일 공짜로 묵은 셈이 됐다. 고의로 그런 건 아닌데 어쩔 수 없이 난 그 길로 볼리비아를 떠나게 되었다. 속으로는 아싸 돈 굳었다 생각했지만 한편으론 조금 미안했다.



이렇게 꿈에 그리던 우유니 소금사막을 가게 되었고 사진으로만 보던 것을 실제 두 눈으로 보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살면서 이것만큼은 꼭 해 봐야지 하는 게 잘 없었는데 딱 한 가지가 있다면 바로 우유니 소금사막을 가 보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걸 이뤄냈고 그 흥분감은 주체할 수 없을 만큼 크게 다가왔다.


이제 다음 나라 칠레로 향한다. 과연 칠레에서는 또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나의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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