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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집아이 May 15. 2021

우리 힘껏 웃어요!

이적 <당연한 것들>

제56회 백상예술대상 中     [출처 : 일간스포츠]
그때는 알지 못했죠
우리가 무얼 누리는지
거릴 걷고 친굴 만나고 
손을 잡고 껴안아주던 것
우리에게 너무 당연한 것들

처음엔 쉽게 여겼죠
금세 또 지나갈 거라고
봄이 오고 하늘 빛나고 
꽃이 피고 바람 살랑이면은
우린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우리가 살아왔던
평범한 나날들이 다
얼마나 소중한지 알아버렸죠

당연히 끌어안고
당연히 사랑하던 날
다시 돌아올 때까지
우리 힘껏 웃어요

잊지는 않았잖아요
간절히 기다리잖아요
서로 믿고 함께 나누고 
마주 보며 같이 노래를 하던
우리에게 너무 당연한 것들

우리가 살아왔던
평범한 나날들이 다
얼마나 소중한지 알아버렸죠

당연히 끌어안고
당연히 사랑하던 날
다시 돌아올 거예요
우리 힘껏 웃어요 (X2)

           - 이적 <당연한 것들>


TV 속 배우들이 울었고, TV를 보면 내가 울었다.


금세 되찾을 수 있을 것만 같던 '평범한 일상'이 점점 아득해지고 있던 때였다.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들이 하나둘 문을 닫기 시작했고, 노래방, 키즈카페, 여행사는 물론 헬스장, 수영장과 같은 수많은 체육시설들까지 희망의 끈을 놓기 시작했다. 그 절망의 파도에 휩쓸린 건, 방송과 문화 쪽도 마찬가지였다. 전국의 미술관, 박물관이 문을 닫았고, 평일에도 북적이던 영화관은 주말에도 텅텅 비어 삭막해졌다. 콘서트는 취소됐고, TV 프로그램은 1차, 2차, 3차 심지어 5~6차까지 재방만 반복하며 시간 때우기에 급급했다. 그렇게 조용히, 하지만 어떤 공포 영화보다도 무섭게 사람들은 일상을 잃었고, 자신의 일자리를 잃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안타깝게도 우리의 삶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마스크 뒤에 얼굴을 숨겨야 하고, 여전히 내일을 걱정하며 살고 있으니. 우리는 왜 몰랐을까?


거릴 걷고 친굴 만나고 

손을 잡고 껴안아주던 것


평범해도 너무 평범해서 마치 당연한 일로 여겼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또 얼마나 행복한지를 말이다. 


서로 믿고 함께 나누고 

마주 보며 같이 노래를 하던


그때가 이렇게 그립게 될 줄 누가 알았으랴. 요즘, 사람들은 만나기만 하면 다 같이 모여 술 한 잔 기울이던 그때를, 자유롭게 여행 다니던 그때를, 마스크 없이 다니던 그때를 참 많이 그리워한다. 


하지만, 알고 있을까?

그때를 그리워하느라 지금 누리고 있는 '특별한 일상'을 또 놓치고 있을 수 있다는 걸. 모두 힘들겠지만, 잠시 그 특별한 일상을 즐기며 평범한 일상이 돌아오길 기다려보는 건 어떨까? 


당연히 끌어안고

당연히 사랑하던 날


그런 날은 반드시 돌아올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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