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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하남 Dec 01. 2022

임용 공부의 실제-수업, 교육학, 스터디

임용 공부의 실제(1) - 학부수업, 교육학, 스터디

학부수업에 임하는 자세

이 부분에서는 잠깐 재학생 시절로 돌아가야 한다. 내가 사범대의 교육과정을 이 시리즈에서 많이 비판하긴 했지만, 개별 수업의 학문적 관점에서는 무시할 만할 것들이 아니다.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교수들도 존재하지만, 학부 수업은 그 수준이 임용고사에 비추어 절대 낮지 않다. 개별 사례에 따라 특정 주제에서는 출제 경향에 비해 더 자세히 배우는 경우도 많다.이 때 제대로 소화한 과제는 임용공부에도 유용한 참고자료가 되기도 한다.


수업에 충실한만큼, 학부 시험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제대로 가르치는 사범대라면 시험 문제는 모두 서술형으로 출제된다. 미처 충분히 공부하지 않았어도, 아는 게 없어도 양이라도 채우려고 노력해야 한다. 과제는 최대한 스스로 써보려고 노력하고, 그대로 책이나 인터넷 자료를 베끼지 말고 본인이 판단하고 정리, 요약해야 한다. 논술 능력은 단기간에 길러지지 않는다.

 

임용 논술의 포인트는 간결한 문장으로 핵심 내용 및 사례의 적용을 쓰는 것이다. 수업을 들을 때, 그리고 임용 공부를 할 때도 참고하게 되는 다양한 서적과 자료들은 논술 기준으로 보았을 때 그다지 바람직하지 못한 수준이 많다. 중언부언에 문장 구조도 맞지 않고 쓸데없이 길기만 한 문장 투성이다. 전문 연구자라고 해서 항상 글을 잘 쓰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책의 내용을 옮기더라도 본인이 소화한대로 요약하고 최대한 본인의 생각을 반영하고 어색한 문장은 간결하게 바꾸어주는 노력을 꾸준히 한다면 이미 상당한 준비가 이루어진 상태로 현재의 서술‧논술 중심 유형의 임용공부를 시작할 수 있다.


조별 과제도 성실하게 주도적으로 이끄는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용판에 들어오면 대체로 스터디를 하게 되는데, 어떤 학습을 계획하고 조율하고 이끄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사람들 앞에 나서서 어떤 주제를 발표하는 것도 단기간에 능숙해지지 않는다. 나는 어차피 교사가 되는 과정, 그리고 교사가 된  후의 삶에도 이 역량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아주 열심히 살진 않았어도 모둠장과 발표는 적극적으로 떠맡아서 했다. 조율과 발표 경험이 쌓이면서 나만의 노하우가 형성됐고, 이는 스터디 운영과 2차 시험 때 큰 자산이 되었다.


교육학 논술 준비

모든 공부가 그렇지만, 교육학도 일단 시작을 해야 한다. 스터디도 해보고 강의도 들어보고 이것저것 해봐야 한다.시험 일정에 여유가 있을 때 미리 여러 시행착오를 겪어보고 자신에게 맞는 공부 방법을 찾아야 한다. 처음에는 머릿속에 암기하고 있는 게 거의 없기 때문에 강의를 듣고 읽기만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글쓰기도 연초부터 꾸준히 연습해야 한다. 합격하는 사람들은 다 일찌감치 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자.


처음에는 강의 교재를 보고 써도 된다. 단 자료의 글을 그대로 쓰지 말고 간결하게 핵심만 담는 연습을 해야 한다. 학원 강사들의 교재는 내용은 잘 압축된 편이지만, 여기저기서 짜깁기한 것이기 때문에 문법적으로 어색하고 중복된 표현이 많다.


이런 연습을 미리 충분히 하지 않으면, 답안을 작성했을 때 자신이 느끼기에는 풍부하게 쓴 것 같아도 내용에 알맹이가 없어 낮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나는 5~6월까지는 1일 1편 정도로 글쓰기를 했고 이후에는 주1~2회 정도로 줄이는 대신 백지에 핵심 개념을 쓰면서 인출 연습을 하는 시간을 늘렸다. 5월부터는 죽이 되는 밥이 되든 자료에 의지하지 않고 쓰기 시작했다.


단 시간은 많이 투자하지 않고 하루 1~2시간만 소비했으며, 강의든 스터디이든 획득한 자료는 반드시  나름대로의 양식으로 요약 정리했다. 이때 반드시 미루지 않고 최소한 다음날까지는 마무리해야 쓸모없는 자료만 잔뜩 쌓이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 특히 학원 강의는 자료를 그냥 수십 장씩 뽑아주는 경우가 있는데 핵심만 따로 정리를 반드시 해두어야 나중에 편하다.


이렇게 하다보면 6~7월 즈음에는 거의 서브노트가 완성이 된다. 이것을 중심으로 틈틈이 내용을 추가하며 쓰면서 암기를 하면 교육학 때문에 떨어졌다는 소리는 나오지 않게 된다. 전공만 쓰면서 외우기도 벅차게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미루지 않고 서브노트 10페이지만 써본다는 생각으로 했다. 100페이지를 읽는 것보다 10페이지를 써보는 게 훨씬 도움이 된다.


내가 교육학 서브노트를 만든 방법

전공 교과는 학원 강의 교재에 수기로 내용을 추가하며 서브노트를 만들었지만, 교육학 강의교재는 여백 없이 빽빽하게 온갖 내용이 들어가 있어 같은 방식으로 활용하기 어렵다. 어찌어찌 만든다 해도 한 눈에 보기 힘들고 들고 다니기도 불편하다. 나는 중요한 주제 우선으로 한글 파일로 정리하고 공부하며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내용은 수기로 조금씩 추가하거나 추가로 인쇄하여 끼워 넣었다. 3공 바인더 파일을 활용하여 언제든지 원하는 위치에 내용을 보충할 수 있도록 했다. 나와 같은 방식을 적용해볼 생각이라면 파일 겉면은 단단한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백지에 서브노트를 만들기 시작하면 처음에는 막막하고 힘들지만 일단 완성만 되면 마음이 든든해진다. 마무리 기간에는 이것만 읽고 인출 연습을 했다.


효과적인 스터디 운영을 위하여

우선 이 부분을 말하기에 앞서, 내가 이야기하는 스터디 그룹은 집으로 돌아와 공부를 했을 때 결성했고, 구성원 모두 서로 다른 대학을 졸업했다는 것을 밝힌다. 출신 대학의 학과 동기 내지 선후배와 결성해서 운영되는 스터디는 내가 논하는 스터디와 굴러가는 결이 다르다. 낙향 상태로 공부하며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 모인 스터디를 해야 하는 경우에 이 부분을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혹시 노량진으로 가는 것을 고려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스터디 그룹에 들어가기 위해서라면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지방 광역시 정도면 오프라인 모임을 꾸릴 정도의 인원풀은 있으며, 지방 시도의 경우 주1회 근처 광역시에 왕복을 하더라도 노량진에서 발생하는 시간과 재정 낭비에 비할 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럼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


임용고사 때 공부해야 하는 책들은 어려운 내용이 많고, 각자 취향과 적성에 맞는 책도 다르다. 같은 책을 읽어도 서로 잘 이해하는 부분과 어려워하는 부분도 차이가 난다. 그러다보니 여느 국가고시처럼 스터디 문화가 많이 발달해 있다. 스터디는 잘 활용하면 좋은 자극을 받고 학습 능률도 올릴 수 있지만, 잘못 발을 담그면 오히려 안하니만 못할 수 있다. 공부보다 친목 혹은 썸을 추구하거나, 구성원 간 서로 간을 보고 잘못된 점을  고쳐갈 사람이 없는 스터디는 반드시 망한다. 


성공적인 스터디 운영을 위해서는, 우선 다른 짓 하지 말고 스터디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별도의 친목모임은 추천하지 않는다. 내가 운영한 스터디는 모여서 정말 공부만 하고 헤어졌으며, 아주 가끔 끝나고 밥만 먹었다. 1년 간 함께 공부했는데 3~4번 정도였던 것 같다. 2차로 카페 같은 곳에 가거나 술을 마시는 일은 전혀 없었다.공부하려고 모였으면 공부만 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리고 나이 불문 말을 놓지 말고 존댓말을 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나는 동료교사와 연배가 비슷하더라도 서로 말을 놓지 않는다. 사적 관계가 우선이 되어 업무상 협의가 필요할 때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스터디도 마찬가지다. 다소 어려운 사이가 유지되어야 양심 있게 굴러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나치게 격의 없는 사이는 반드시 해야 할 말을 못하고 피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나이에 따라 누구는 존댓말을 쓰고 누구는 반말을 쓰게 되면, 사적인 상하 관계가 발생하기 때문에 모두가 평등해야 하는 스터디 분위기에도 좋지 않다.

 

초장부터 아무것도 못하고 스터디가 흐지부지 되어버리는 경우도 많은데, 이는 스터디를 모은 사람의 책임이다. 모집에 응하는 사람들은 모둠장이 될 생각이 없다. 누군가 계획을 짜주면 거기 참여하고 싶어서 오는 것이다. 스터디는 모집을 주관한 사람이  적극적으로 계획을 짜고 일정 장소 등을 결정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중간에 방향 수정이나 분량 조절 같은 것을 할 때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셔야 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그 의견을 미리 문서로 작성해서 복사해서 나눠주는 수고도 할 수 있어야 하며, 결정도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 다른 스터디원보다 고생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런 책임을 떠맡기 싫으면 스스로 모집을 하지 말고 다른 모집에 지원하길 바란다.


규칙은 확실히 정하고 안 해왔을 경우 벌칙을 정하는 것도 좋다. 마냥 그런 식의 엄포는 사실 불가피하게 봐줄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5분 정도 기다리고 늦으면 바로 시작하는 게 좋고, 카페, 단톡방 혹은 밴드 같은 것을 하나 만들어서 불가피하게 결석하는 날이라도 최소한 전날까지 자신이 만든 자료를 올려놓도록 강제하는 것이 좋다. 결석하지 않더라도 모두 전날까지 업로드해서 각자 자료를 뽑아오도록 하면 자료 배분하느라 어수선한 시간낭비가 없어진다. 개인적으로는 밴드를 추천한다. 흘러간 자료를 다시 보기도 편하고, 공부하다 서로 궁금한 점에 대해 이야기한 것도 한 글과 댓글로 모아서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따금 유용하게 활용했다.


아예 할당량을 해오지 않는 경우 다음 진도의 분량에서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분량을 해오도록 벌칙을 주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계속 미루면서 못 버티는 분도 나온다. 이런 경우 안타깝지만 과감하게 스터디에서 배제시키는 것도 필요한데, 그러한 상황이 발생하기 전에 구성원들에게 배제 방식에 대한 동의를 구해 놓아야 한다. 내가 운영한 스터디는 삼진아웃제를 정해 두었고 그렇게 해서 1명이 나갔다. 


물론 각자의 개인적 책임으로만 돌려놓고 냉엄하게만 운영하는 것도 좋지 않다. 지친 기색이 보이면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리고, 쳐지는 사람에 대한 피드백을 해주는 것도 모둠장의 역할이다. 피드백에는 잔소리도 포함된다. 다만 잔소리는 해당자에게 따로 개인적으로 하시는 것이 좋고, 모두 지칠 때는 따끔한 질책과 격려도 필요하다. 단 구성원들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


구성원들끼리는 서로 경쟁자라는 생각을 버리고 적극적으로 지식을 공유해야 한다. 인위적인 친목이 아니라 같이 공부하면서 생기는 유대감이 중요하다. 서로 모르는 것은 언제든지 질문하고 성의 있게 대답해주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합격에도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모둠장의 역할이다. 먼저 가진 것들을 내놓을 수 있어야 구성원들도 믿고 따른다.  스터디 운영 방식에 확실한 정답은 없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꾸린 스터디를 1년 간 안정적으로 운영했고, 함께 완주한 3명 가운데 2명은 그 해에 합격, 남은 한 명도 다음 해에 합격하여 모두 교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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