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생활 2n년 차 외국인의 추억
누구나 휴식이 필요하다. 어떤 사람은 집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 힐링을 얻을 수 있고 어떤 사람은 밖에 나가야 힐링을 얻는다. 나는 후자에 속한다. 밖에 나가서 모험을 떠나야 힐링을 얻는다.
친구들은 내가 한국어를 잘한다는 사실과 한국에 10년 이상 살았다는 사실을 듣고 놀랐다. 그리고 내가 10년 이상 살아도 '서울 여행'을 별로 가지 않았다는 사실에도 놀랐다. 내가 언급한 서울 여행이란, 나 혼자 또는 친구들과 함께 놀러 다니는 여행이다. 나는 서울에 오래 살았지만, 서울 모험을 하지 못한 탓에 '서울에 가면 꼭 방문해야 하는 장소'라는 간단한 질문도 대답하기 힘들었다. 초등학교 때는 말이 없던 외국인 어린이였으니 집 밖에 나갈 일이 없었고 중학교 때는 한국이라는 낯선 세상을 뒤늦게 알아가는 중이어서 동네를 벗어날 용기가 없었다. 고등학생이 돼서야 동네를 벗어날 용기가 생겼고 중학교 동창이었던 친구와 함께 서울 여행을 갔다.
중학교 때부터 친했던 친구가 내게 북촌 한옥마을이라는 장소를 소개했다. 그 친구 덕분에 북촌 한옥마을이 어떤 곳인지 직접 가서 확인했다. 밀집된 한옥을 본 순간 내 눈이 힐링되는 기분이었다. 나는 그때부터 휴식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게 되었다.
'두 다리가 힘들어도 휴식을 얻을 수 있구나.'
북촌 한옥마을을 돌아다니면서 들었던 생각이었다. 언덕이 많아서 지칠 때가 있었는데 나는 오히려 휴식을 얻은 듯이 즐거웠다. 밀집된 한옥과 푸른 하늘을 본 순간 스트레스가 풀리는 기분이었다.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공간이 많아서 그런지 피곤함을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구석구석을 탐험하고 사진을 찍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그런데 아무리 기분 좋게 언덕길을 오르고 내려도 인간에게 체력의 한계가 있다. 내가 즐겁다고 몸이 '그래, 마음껏 구경하렴'하고 가만히 있을 존재가 아니다. 나는 '야, 그만 걷자'하고 신호를 보내는 내 두 다리와 뱃속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래서 친구와 함께 카페 거리로 향했다.
카페 거리는 정말로 카페들이 밀집된 곳이다. 나는 친구가 추천하는 카페에 들어가서 시원한 음료수를 시켰다. 많이 걸어 다녀서 그런지 음료수를 빠르게 마셨다. 원래 카페 음료는 그 맛을 음미하면서 마셔야 하는데, 내 갈증을 주체할 수 없어서 컵을 빨리 비웠다. 지치고 힘들었던 몸이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은 후 다양한 사진을 남겼다. 그 당시 소품을 활용해서 사진 찍는 것을 선호해서 작은 에펠탑을 챙겼다. 카페가 유럽 분위기를 풍기고 있어서 그때 에펠탑을 들고 다양한 사진을 찍었다.
카페에서 시간을 보낸 후 다시 북촌의 다양한 모습을 구경하면서 산책했다. 친구와 함께 북촌 한옥마을을 돌아다닌 결과, 쉽게 지치지 않고 산책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한 손에 닭꼬치처럼 먹을 것과 다른 한 손에 쓰레기를 넣는 비닐봉지를 들고 있으면 행복하게 산책할 수 있다. 아름다운 자연과 한옥을 보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산책. 난 그것이 최고의 산책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친구 덕분에 북촌 한옥마을이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 그리고 어떤 매력을 가졌는지 알게 되었다. 맛있는 것을 들고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공간을 보며 산책하는 것. 이것이 나에게 어울리는 휴식임을 깨달았다.
북촌 한옥마을은 여전히 나의 힐링 리스트에 들어간다. 지금까지 간식을 사면서 한옥을 보기만 했는데 이제 목표를 다르게 잡으려고 한다. 마음껏 산책할 수 있는 시기가 오면 북촌 한옥마을의 모든 카페와 가게를 경험할 예정이다. 예전에 관심 있는 가게를 보고 지나가기만 했다면 지금은 내가 보았던 가게들을 경험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과거의 내가 친구 덕분에 북촌 한옥마을을 알게 되었다면 이제는 나도 그 친구의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 여행을 많이 해보지 못한 친구를 만나게 되면 '북촌 한옥마을에 가볼래?'하고 은근슬쩍 제안한다. 다행히 나와 함께 방문한 친구들은 만족했다. 그들이 똘똘한 눈으로 북촌 한옥마을을 볼 때, 과거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아, 내가 저런 눈으로 신세계를 맛보았구나.'
나는 그 모습을 보고 피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