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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엘 Jun 17. 2024

틈새의 공간이 주는 미(美)-서울 공예박물관

-일상에서 내가 마주하는 공간의 힘은 뭘까?

하루 공간 여행을 오래전부터 혼자서 가끔 즐긴다. 아마도 조용히 때론 나만의 시간을 즐기기 위해서다. 때론 나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도 필요하다. 반나절이나 하루를 자신에게 내어 줄 수 있는 여유도 행복이거니와 마음 부자가 된다. 서울 공예박물관의 공간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많다. 공예박물관의 전시된 작품들은 장인부터 공예가의 솜씨까지 상설전시와 특별전시 등을 볼 수 있다. 전시 1동, 전시 2동, 전시 3동과 교육 동(어린이박물관)으로 나누어져 있다. 이곳에 전시된 작품들은 어찌 보면 우리가 일상에서 접했던 사물들의 아름다운 원본을 보는 것이다. 상설전시 중 <보자기, 일상을 감싸다>, <자수, 꽃이 피다>, <장인, 세상을 이롭게 하다> 등은 우리의 삶 그 자체이다.     

서울 공예박물관의 위치는 안국동에 있다. 세종대왕이 아들 영응대군의 집을 지은 것을 시작으로 하여 순종의 혼례를 치르기 위해 마련된 별궁에 이르기까지, 조선 왕실 가족의 재택 혹은 가례 준비를 위한 장소로서의 안동별궁이 자리하던 곳이라고 한다. 또한, 같은 터에서 70여 년간 학생들의 배움터로 존재했던 풍문여고 건축물을 리모델링하여 공예박물관으로 개관하였다고 한다.      

이곳을 좋아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가까운 곳에 도서관과 미술관, 경복궁이 있다. 하루 공간 여행 코스로 동선이 딱 좋은 위치에 있다. 공예박물관에는 별도로 어린이 공예박물관(교육 동)도 함께 있어 아이들이 체험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안내데스크가 있는 1층 로비로 들어서면 공예 박물관답게 로비의 층 고가 높다. 천정에 전시된 유리공예작품이 관람객을 맞는다. 간단하게 차와 간식을 즐길 수 있는 카페도 입점이 되어 있다. 1층 로비 좌석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숨을 고른 후 입장 준비를 해도 좋다. 또한, 1층 로비에는 공예가들의 생활 작품들도 구매할 수 있다.     

복도에도 공예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되는 경우가 많고, 1층 끝쪽에는 공예도서실이 있다. 나의 책 『800일간의 독서 여행』에서도 소개한 바가 있는 곳이다. 매우 아늑하고 미술 관련뿐만 아니라 어린이 동화도 볼 수 있다. 특히나 이 공간을 사랑하는 이유는 조용히 나만의 학습이나 독서가 가능하도록 자리 배치도 훌륭하고 아름답다. 창가 쪽에 붙박이 용 의자를 삽입하여 독서를 할 수 있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스탠드가 있는 암 체어도 배치되어 있다.

광장이 보이는 창가 쪽 책상은 혼자서 앉아 독서를 하거나 글쓰기 작업을 할 수 있다. 논문 관련 자료도 찾아볼 수 있고 복사도 가능하다. 가끔 이곳을 찾았다. 사람도 많지 않고 조용하고 언제든지 전시를 볼 수 있고 근처에 맛집도 많기 때문이다, 물론 공예도서실에서 목적은 독서이거나 대학원 시절에는 과제를 했다. 지금은 원고를 쓰러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서울 공예박물관은 전시장이 여러 섹션으로 나누어져 있다. 전시관을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만큼 좋은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서울 공예박물관을 좋아하는 공간으로 꼽았는가? 하면 틈새에 공간들이 매우 인상적이고 아름답다.

건물과 건물을 이어주는 계단과 전시 공간 사이에 관람객을 위한 공간들이 있다. 잘 찾으면 사진을 안 찍을 수가 없는 뷰도 나타난다. 2층의 전시관(전시 1동)으로 가는 길에 어린이박물관이 바라다보이는 큰 창이 있다. 그곳에 공예로 만들어진 스톨이 몇 개 툭 놓여 있다. 또한, 전시장을 돌아 나오다 보면 통로 사이에 창이 있고 밖으로는 한옥 한 채가 있는 바깥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공간(전시 2동)이 나오기도 한다. 바로 다리가 아프거나 전시를 돌아보다 잠시 쉼이 필요한 관람객을 위한 공간이다. 이 공간들이 눈에 들어온 이유는 전시를 돌아보고 난 후의 여운이나 앞으로 보게 될 공예품이나 전시를 오롯이 받아들이기 위한 자세 일지도 모른다. 그것도 아니라면 조용한 공간 속에서 창을 통해 실내의 공간과 실외 공간을 나의 눈과 마음을 통해 연결 짓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렇게 몇 군데 관람객이 앉아도 될 만한 공간을 신경 써서 만들어 놓았다. 또한, 공식적으로 쉴 수 있는 카페도 1층 안내 동과 어린이박물관 건물 4층에 입점이 되어 있다. 5층은 옥상인데 바로 눈앞에는 드넓은 송현공원과 인왕산이 펼쳐진다. 내가 누릴 수 있는 공유공간이기도 하고 나만의 좋아하는 장소가 충분히 될 만한 곳이다.     


<서울 공예 박물관 정보>

주소 서울 종로구 율곡로 3길 4

매주 월요일 휴무

관람료 무료

홈페이지 http://craftmuseum.seoul.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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