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가 사업을 시작하는 방법

작게 시작하고 빨리 엑싯하기

by 연대표

나는 흙수저이다.
아버지는 은퇴하실 때까지 철밥통이셨지만 보증을 서서 월급을 차압당하셨고,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아 주식으로 휴지조각을 만들고, 빚까지 잔뜩 졌다. 우리는 미성년자였고 한 번도 경제활동을 해보지 않는 엄마가 할 수 있는 돈벌이도 한정적이었다. 마트 알바, 콩나물 키워 마트에 납품, 신문 배달 등.

우리는 돈에 쫓겨 살았다. 수학여행이나 소풍이 가까워지면 옷이 필요한 나와 내 욕구를 채워주지 못하는 엄마는 서로 눈치를 봤다. 옷은 해질 때까지 입고 작아져서 못 입는 옷은 에코백을 만들거나 걸레로 쓰는 등 재활용을 했다. 티셔츠는 목이 늘어날 때까지 외출복으로 입다가 목이 늘어나면 잠옷으로 입었다. 우리 집은 아나바다의 표본이었다.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썼다.

그렇게 어렵게 평생을 아껴 서울 외곽에 작은 아파트 한 채를 가졌다. 한 채가 은행에서 우리 자산으로 넘어오는 시점에 아버지는 은퇴를 하셨다. 절제된 삶, 통제되어야 하는 삶이 지겨웠다. 백화점에는 몇백만 원짜리 물건들이 예쁘게 폼 잡고 있었지만, 내 수준에는 사치였다. 보이는 걸 살 수 없는 게 나의 분수였다.


글로 배우는 부자 마인드


동사무소에서 무료로 대여해주는 도서관 책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우리 집에서 절대 배울 수 없는 부자들의 생활, 마인드가 궁금했다. 어떤 인생을 살았길래 저런 부를 이뤘을까? 어린 나에게는 동화책같이 궁금하고 호기심이 생겼다.
교보문고에 책을 출간하면 저자 특강이 있다. 무료로 신청해서 들으러 갔다. 지금은 유튜브가 있다면 그땐 저자 특강으로 대단한 사람들을 간접적으로 만날 수 있었다. 10년 전에는 그렇게 명사 강의, 저자 특강, CD로 듣는 오디오 강의가 전부였다.



작게 시작하고 감잡기

평범한 나에게 실패란 생계와도 직결되었다. 월급을 모아 투자해서 실패하면 경험과 배움이 아니라 당장 먹고 살 돈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나는 무조건 작게 시작해서 시장의 반응을 보고 확장하거나 수정하는 식으로 해나갔다. 온라인 시장은 나에게 최적의 조건이다. 온라인에서는 상품 라인을 갖추지 않고 한품목도 시도해볼 수 있다. 소량으로 소비자들의 반응을 파악할 수 있다. 각 오픈마켓별 특성이나 고객층에 따라 브랜딩을 하다 보면 약간의 감을 잡게 된다. 네이버 데이터랩, 키워드 도구 등에서는 제품의 경쟁 정도, 클릭수, 판매량을 분석해서 경쟁력이 있는 상품군을 뽑아낼 수도 있었다.


그래도 실패는 한다
보고, 듣고, 분석하였지만 그래도 실패는 한다. 그럴 때는 손해를 최소화하고 유연하게 빠져나와야 한다. 사실 나는 이걸 잘 못해서 다른 방법으로 어떻게든 수익을 내려고 하다가 더 큰 손해를 볼 때도 하지만 쇼핑몰 재고는 도매꾹이나 중고나라에라도 팔아야 한다.


흙수저인 내가 돈을 벌어 성장하는 과정이다. 관련 분야의 책이나 영상을 듣고, 작게 시작하고 감잡아 확장하는 것이다. 자본이 모자라 엄두를 못 내는 사람들에게는 온라인이 정보와 사업 시작의 측면에서 가장 좋은 조건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