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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희 소장 Dec 03. 2019

심리상담이 대체 뭔가요?

누구나 마음의 근육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더 이상 혼자 힘으로 버티기 어려울 때 상담실의 문을 두드리게 된다. 아무리 그만 생각하려고 해도 부정적인 생각이 멈추지 않을 때나, 불안함이 떠나지 않을 때, 혹은 무기력함을 견디지 못할 때 상담소를 찾는다. 이렇게 스스로의 힘으로는 도저히 그 상황을 벗어나기 어려운데, 벗어나고싶은 욕구가 높을 때 상담실을 찾는 경우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상담의 효과는 빠르게 나타난다. 운동으로 건강해지겠다는 욕구가 높은 사람이 PT를 받아야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것과 같다.


상담을 왜 받아야 하냐고 묻는 질문에 나는 '마음의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라고 답하고 싶다. 상담실에서는 많은 이야기들이 오간다. 내담자(도움을 받는 사람)와 상담자는 사적이고 개인적인 대화를 많이 나누지만 결국 상담과정은 멘탈을 튼튼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을 돕는것이라 볼 수 있다. 상담자는 내담자의 마음 근육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파악하고,  사람에게 맞는 운동을 가르쳐주고, 지켜보는 역할을 한다 


수영을 하면 어깨가 넓어지고, 스쾃를 하면 허벅지가 튼튼해지듯이 그동안 어떤 마음을 사용하며 살아왔는지에 따라 마음의 근육도 다르게 잡힌다. 살아온 삶의 태도가 패배적이고 수동적이라면 마음에도 이런 근육들이 많이 만들어져 있을 것이다. 그래서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해보고 실천하려고 해도 며칠만 지나면 다시 원래대로 "내가 뭘 할 수 있겠어"하는 부정적인 생각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모든 걸 긍정적이고 쉽게 쉽게 해내는 것 같은 사람들은 아마도 긍정적인 마음의 근육이 발달해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힘들고 버거운 일이 생기더라도 긍정적인 태도로 역경을 헤쳐나가는 것이다.



꼭 모든 사람이 밝고 긍정적이어야 하는 건 아니다


모든 사람이 몸짱이 되어야 할 필요가 없듯이, 상담을 통해 모두가 캔디처럼 마냥 밝은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상담은 기존에 만들어진 부정적이고 패배적인 마음의 근육을 나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바꾸는 것이다. 다만 이 도움이 되는 방향이라는 것은 꼭 밝고 긍정적인 사람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사실 이것은 '나답게 사는 것'에 가깝다. 나답다는 것은 나의 감정이나 생각, 처지 등을 외면하거나 왜곡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생긴 모습 그대로의 나의 생각과 감정을 존중하고 내입장을 중심축에 놓고 생각하는 태도를 갖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표현하고 연습하는 것이 바로 건강한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과정이다.


이기적이다, 공격적이다, 한심하다, 찌질하다, 바보 같다고 생각하던 나의 비난을 스톱하는 것이다. 오히려 이기적이었던 나의 입장, 공격적일 수밖에 없었던 나의 입장, 한심하게 보일 수밖에 없었던 , 찌질할 수밖에 없었던 , 바보 같은 나를 쳐다봐주는 것이 중요하다.  


"성숙한 어른이 된다는 것은 완벽하지 않은 나를 인정하는 것이다"라고 성장관련 책들에 굉장히 많이 나오는 말이다. 인간이란 존재는 원래 완전할 수가 없다. 남들 눈에 완벽해 보이는 사람도 다 구린 구석도 있고 찌질한 구석이 다 있다. 다만 드러내지 않을 뿐이다. 부실한 측면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사람인 것이다. 이것이 또한 나의 인간적 매력으로 볼 수도 있다. 이렇게 부족한 나를 하나하나 인정하다 보면 아마도 "상처 받았다"는 말이 예전보다 덜 나올 것이 분명하다. 이럴 때야말로 멘탈이 건강해졌다고 할 수 있겠다. 즉 나란 사람은 나 자신의 욕구에 기반하여 삶을 살아가야 성장하는 길로 가는 것이다.



스스로 마음의 근육 키우는 방법

@Urbanbrush


건강한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과정은 마치 엄마가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는 것과 같다. 건강한 아이는 언제나 자신의 편이 있다고 믿기에 자신의 욕구에 대해서 스스럼없이 표현하고, 마음껏 실수를 저지르며 성장한다. 우리가 겉보시엔 성인이지만, 사실 우리 마음속엔 부족하다고 느끼는 위축된 아이가 존재한다. 어른의 성장도 아이의 성장과 같은 과정이다. 건강한 마음을 갖기 위해서는 자신을 표현할  있는 용기와  부족함이 드러나도 크게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경험하는 것이 필요하다.


혼자서 마음의 근육을 키울 수 있는 팁은 다음과 같다. 나의 내면에 숨어 있던 아이에게 종종 이렇게 물어보는 것이다.


"넌 어떻게 하고 싶은데?"
"넌 뭘 좋아하는데?"
"넌 어떤 걸 싫어하는데?"  


그러고 나서 이런 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자.주체가 '나'인 목소리로 대답해보는 것이다.


"난 이게 좋은데"
"난 이런 거 싫어하는데"
"난 이렇게 하면 너무 슬픈데"


 안의 주체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느끼고, 존중하는 연습을 통해 우리는 삶의 중심을 남이 아닌 나에게로 가져올  있다. 위와 같은 질문을 평소에 스스로에게 하지 않았거나, 혹은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마음을 존중하는 근육이 많이 약해져 있을 것이다. 아마 부실하고, 유치하고, 뻔뻔한 목소리처럼 느껴질 수 있겠지만 이렇게 스스로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표현하는 것이야 말로 건강한 멘탈로 거듭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식이다.


물론 '나에게로 중심을 가져온다'라는 게 말로는 참 쉽다. 하지만 자기 마음을 제대로 잘 알고 잘 표현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과정이며 평생의 과업이라고도 할 수 있다. 내가 알아주지 않으면 내 마음 일지라도 사실은 내가 잘 모를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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