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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대표 Apr 26. 2021

싱가포르에서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과연 싱가포르에 계속 살 가치가 있는가?

한국 나이로 7,  5세가  넘은 우리 쌍둥이들은  8 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다. 영국식 학제를 따르는 도버코트에 입학한다면 G1,  1학년이 되고, 일반적인 국제 학교 학제를 따르는 인빅투스에  입학한다면 G1 Prep,  1학년이 되기 바로 직전인 유치원 과정이 된다. 학비는 그나마 합리적이라 하는 도버코트는 연간 27,000 SGD, 싱가포르에서 가장 저렴한 학교  하나인 인빅투스는 17,000 SGD이다. 물론 여기에 셔틀버스, 식사, 교복, 필드 트립 등의 비용은 제외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비용도 올라간다.  외에도 아이들을 학원에도 보내야 하고 방학에는 캠프를 보내야 하기 때문에 어느 학교를 보내든 연간 80,000 ~ 100,000 SGD 교육비를 지출한다고 봐야 한다. 아직 학교도 가지 않은 아이들에게  4월까지 사용한 비용만 봐도 15,000 SGD 이상이니  100,000 SGD교육비로 쉽게 쓰지 싶다.



이런 비용을 감수하고 여기에 살아야 할 이유가 있는지 이곳에 처음 와서는 매우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여러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는 조금씩 나의 생각이 바뀌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분들의 요지는 대략 아래와 같다.



1. (내 생각과 별개로) 많은 사람들이 교육 문제로 아이를 싱가포르로 보낸다. 미국이나 유럽보다 지리적으로 가까우면서 안전하고, 게다가 ‘영어’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것이 매력으로 꼽힌다.


2. 싱가포르에서 국제학교를 보낼 경우 한국처럼 힘들게 공부시키지 않아도 괜찮은 학교에 보낼 수 있다. 특히 해외 12년 특례를 한다면 더욱 확률이 높아진다.


3. 비단 한국 대학뿐 아니라 영미권 대학으로도 진학하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4. 마지막으로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어 글로벌한 아이로 키울 수 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4 외에는 동의하지 못했다. 소위 ‘될놈될이란 생각을 가지고 있어 그런지 쉽게 납득할  . 그럼에도 1 이유 때문에 생각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남들은 아이 교육을 위해 돈을  들고 오는데 우리 부부는   직장이 있어 ‘돈을 싸들고오지 않았을뿐더러 적당한 수준의 학교를 보낼 형편은 된다는  때문이다. 그리고 아이들 입시에 너무  에너지를 쓰지 않아도 될지 모르다는 점은 매력적이다.



물론 우리 부부 커리어 중요하다. 아이들 때문에 우리 커리어 혹은 인생을 ‘희생’하고 싶지는 않지만, 아이가 없다면 하지 않을 다른 선택을 할 수는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이 때문에 싱가포르에 계속 거주 할 가치가 생기는지도 모른다. 한국에 있는 가족과 친구도 물론 중요하지만, 부모로서 내 아이들에게 더 나은 걸 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걸 부정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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