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로컬 초등학교
2015년 생인 우리 두 아이들이 드디어 초등학생이 되었고, 저와 아내는 학부모가 되었습니다. 외국인으로서 이곳 싱가포르에는 세 가지 교육 옵션이 존재하는데, 그중에 운이 좋게도 싱가포르 공립 학교에 당첨(?)이 되었습니다. 국제 학교는 입학 허가를 받은 곳이 하나 있었고, 싱가포르 한국국제학교 역시 고려 대상이었습니다.
며칠 전 화요일, 첫 등교 날이었습니다. 아직 동이 트기 전, 아이들과 함께 등교를 시작합니다. 등교 시간은 오전 7시 25분으로 집에서 15킬로 정도 떨어져 있는 곳이라 오전 6시 20분에 아이들을 깨워 6시 50분에 집을 나섭니다.
우리가 보기엔 좀 어정쩡한 9~10시 사이에 간식 시간이 30분 정도 있습니다. 늦은 아침 개념인데 이때 학교 식당에서 밥을 사 먹습니다. 식사는 1불 정도, 음료 1불 해서 대략 2불 정도를 아이들에 쥐여줍니다. 첫날이라 특별히 아이들 간식 시간에 아이들을 멀리서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시간 외에도 다시 한번 간식 타임이 있는데 이때는 집에서 준비한 간식을 먹습니다. 한국처럼 12시에 점심시간을 가지지는 않습니다. 때문에 하교를 하고 나서도 차 안에서 혹은 집에 돌아와서 또 무언가를 먹게 됩니다. 대체 왜 이렇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싱가포르는 이렇게 하네요.
아이들 하교 시간은 오후 1시 50분이고, 셔틀버스를 타고 몇 거장 떨어진 곳에 내리면 거기서 아이들을 다시 픽업합니다. 픽업하는 장소는 집에서 9킬로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아쉽게도 셔틀버스가 저희 집까지 오지는 않아 부득이 이렇게 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2월에 이사 갈 곳하고는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 당분간은 이렇게 할 생각입니다. 다시 15킬로를 운전해 가 학교에서 아이들을 픽업하기엔 저와 아내 모두 일을 하는지라 아무래도 시간 부담이 되어 어쩔 도리가 없네요.
아직까지 겨우 4일이지만, 아이 둘 다 제시간에 일어나 학교에 가고 있습니다. 대신 밤에는 거의 바로 잠에 드네요. 그리고 2년간 유치원에 다니면서 영어를 어느 정도 익힌 덕에 아이들이 학교에서 의사소통 문제는 없는 것 같습니다. 학교 자체는 괜찮아 보입니다. 학교 행정적인 것도 생각보다 체계적으로 보이고요.
재미있는 건 늦잠꾸러기인 제가 아침 6시만 되면 눈이 떠진다는 겁니다. 아버지는 아버지인가 봅니다. 내가 책임져야 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건 부담도 되지만 의욕을 가지게 하는 동력이 되기도 하나 보네요. 저는 제 역할을 잘 할 테니 아이들이 역시 잘 적응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