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 신입사원으로 돌아가라 2

by 정대표

드디어 법인 설립은 되었다. 이제 법인 계좌 설립을 하고 Corpass라는 법인 전용 인증서 발급, 취업 비자 신청, 사무실 계약 등등의 일이 남았다. 또 비즈니스도 슬슬 준비해야 하는데 파트너, 즉 Distributor 발굴이 시급하다. 이와 함께 들어가려는 나라마다 제품 인증 역시 준비해야 하고, 나라별 잠재 시장 크기 역시 다시 한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할 일을 계획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까지 어떻게 일해 왔는지 한 번 돌이켜 보는 게 필요한 시점이다. 아무래도 새로운 조직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로 느낀 건, 너무 당연하지만 회사마다 조직마다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참 다르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아웃룻으로 메일을 주고받으며 일해왔는데, 지금은 슬랙을 기반으로 일을 한다. 간편하고 의사소통이 즉각적인 점이 있긴 한데, 이것 역시 상대방이 들여다보지 않으면 의사소통이 단절되는 건 매한가지다. 상대방이 들여다보지 않을 때 DM으로 더 긴밀하게 소통을 할 수도 있지만, 상대방이 너무 바쁜 대표라면 어쩔 수 없이 미팅을 잡아 직접 이야기하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런 점을 대표가 내게 일러주었고 말이다.



두 번째로 상대방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짧고 간결하게 알려줘서 상대방이 바로 이해하고 짧게 집중해서 그 일을 끝낼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려면 내가 더 그에 맞춰 더 많이 준비해 줘야만 하는 건 당연하다. Naive 하게 일을 던져주고 상대방이 해주겠지라고 하면, 급박하게 변화하고 빨리 움직이는 스타트업에서는 내가 하려고 하는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 "상대방이 안 한 거지 내가 안 한 게 아니다..."라는 순진한 생각으로는 결과를 낼 수 없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IT 환경에도 익숙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간 회사에서 해주는 대로, 또 문제가 있으면 바로바로 도와주는 헬프데스크 덕에 IT 환경은 내가 신경 쓰지 않아도 됐지만, 여기서는 나 스스로 해야 한다. 이번엔 특별히 이메일, 슬랙, 줌 등등을 대표가 도와주긴 했지만 말이다.


전에도 이야기했듯이 이 모든 걸 해내려면 신입사원의 마음으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더 나아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나가는 것도 어려워진다. 지금 내 주변의 상황에 의문을 가지고 도전하려는 생각은 무엇이든 배우려는 생각, 그리고 조금 더 낫게 만들려는 신입 사원의 생각이 필요하다. 부모님 세대와는 또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됐다. 내가 어릴 때 봐온 우리 아버지 커리어랑 나는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이만하면 됐지라는 생각은 이제는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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