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회사에 들어가게 되면 이 회사의 첫 싱가포르 직원이 된다. 자유(?)도 마음껏 누릴 수 있다지만, 혼자서 모든 걸 다 해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니, 부담이 되지 않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혼자 알아서 하려고 하면 곤란한 상황에 쳐하게 된다.
얼마 전, 법인 설립을 위해 필요한 서류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여러 번의 실수가 발생했다. 첫 번째는 어떤 서류가 정말 필요한지 제대로 알지 못해 벌어졌다. 법인 설립을 도와주는 로펌에서 필요하다는 서류를 그대로 메일로 옮긴 게 화근이었다. 그 서류를 그대로 받아 전달하니, 역시, 이 서류가 아니라는 로펌의 설명과 함께, 얼굴이 화끈거렸다. 안 되겠다 싶어 로펌과 콜을 하고, 명확히 필요한 서류를 파악한 다음에 회사 측에 전달하였다.
두 번째, 그렇게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또 한 번의 실수가 벌어졌는데, 이번에는 본사 주소를 잘못 기입해 문제가 생겼다. 본사 법인 등록증 상에는 델라웨어로 되어있지만, 알고 보니 그 주소를 등록된 주소로 사용하지 않는다면서 캘리포니아 주소를 적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건 대표와 긴밀하게 소통하지 못해 생긴 문제인데, 사실 워낙에 바쁜 사람이라 잡고 이야기할 시간이 없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대표도 이렇게 그때그때 대화를 하려면 서로 정신이 없으니 one on one을 하려고 한 달 전부터 비서에게 이야기했으나, 그 비서도 역시 너무 바빠 챙기지 못했다는 것.
지금껏 회사생활을 20년이나 했으면서도 새로운 일을 할 때에는 이런저런 실수를 아직도 한다. 어떤 친구가 그러더라. 늘 '신입 사원'의 마음으로 사회생활을 해야 한다고. 그래, 맞는 말 같다. 내가 경력이 얼마 됐던 중요하지 않다. 늘 새롭게 배우려는 '신입 사원'의 마음이 필요하다는 걸 이번 일을 겪으면서 알게 되었다. 내가 사회생활 좀 했으니 다 알아서 할 걸고 자만하지 말고, 모르면 잘 아는 사람에게 묻고 이해가 안 되는 건 따져야겠다. 이를 통해서 늘 배우려는 마음, 그리고 이만하면 됐다가 아니라 늘 성장하고 싶은 마음을 가져야 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