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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다이소 만수르가 뭔데?― 샤넬 런 말고 다이소 런

5천원, 심리적 마지노선을 지킨 작은 사치의 또 다른 얼굴

by 제이제이


206670_106769_5231.jpg ©아성다이소



‘싼데 잘 된다’의 유혹

주말마다 다이소 매장을 지나치면 꼭 하나씩 장바구니에 담게 돼요. 단돈 5천 원짜리 주방 도구, 욕실 선반, 미니 청소기 같은 것들 말이죠. 혹시 이런 경험 있나요? ‘이 가격에 이런 기능이 된다고?’ 하면서 괜히 기분 좋아지는 순간이요. 다이소에서 가격 생각하지 않고 쇼핑할 수 있으니 석유 재벌 만수르의 이름을 따 "다이소 만수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어요.

특히 SNS에서는 다이소템이 밈처럼 퍼집니다. ‘이거 5천 원 맞아?’ 같은 짧은 영상이 수십만 뷰를 기록하고, 댓글에는 “내가 사본 것 중 최강 가성비”라는 경험담이 이어지죠. “싼데 퀄리티 좋다.” 이 한 문장이 다이소를 설명해주는 키워드예요.




싸구려가 아닌 체험템

예전에는 저가 상품을 사면 “금방 망가질 거야”라는 선입견이 강했어요. 하지만 다이소 5천원 라인은 다릅니다. 직접 써보면 생각보다 오래가고, 생활 효율을 확 높여주죠. 이게 바로 ‘싸구려’에서 ‘체험템’으로 진화한 포인트예요.

실제로 다이소 베스트셀러 중 절반 이상이 5천원 전후대 제품입니다. 포털 사이트에 숏폼, 커뮤니티 글을 포함해 리뷰 수만 해도 수천 건을 넘기고, 검색량도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어요. 소비자가 입으로 전파하는 ‘체험 기반 바이럴’이 강력한 무기가 된 거죠.



가성비 심리의 비밀

왜 5천 원이 이렇게 강력할까요? 금액 자체가 ‘실패해도 괜찮다’는 심리적 안전망을 줍니다. 1만 원 이하이니, 리스크가 낮아 ‘투자할 만하다’는 느낌을 주는 거죠.

결국 이 가격대는 ‘심리적 마지노선’ 역할을 합니다. 다이소 화장품이 메가 히트를 한 이유도 이거예요. 1만 원이 넘어가면 망설여지지만, 5천 원이면 호기심 소비가 바로 실행되는 거예요. 혹시 여러분도 “안 사면 손해” 같은 생각에 바로 결제 버튼을 눌러본 적 있나요? 특히 다이소는 많은 품목, 시즌 품목이 많다보니 놓치면 바로 단종 품절될 수 있다는 생각이 소비를 부추기죠.


164917_206207_5028.png ©아성다이소



PB 신뢰 x 콜라보 욕망

다이소는 PB(자체 브랜드) 제품으로 ‘가격 신뢰’를 확보했고, 최근에는 일러스트 작가, 화장품 대기업과 콜라보를 통해 ‘소장 욕구’까지 자극합니다. 단순히 싼 제품이 아니라, ‘가지고 싶은 이유’를 만들어낸 거죠.

이번 가을에 신수정 작가와 콜라보한 "여행지에서 온 편지"시리즈가 좋은 예에요. 5천 원으로는 꿈도 꿀 수 없었던 작가님의 손길이 닿은 제품이 5천 원에 출시되면, 가성비+팬심이라는 두 가지 코드가 동시에 작동합니다. 가격 신뢰와 스토리텔링이 결합하면서 소비자는 망설임 없이 지갑을 열게 되는 거예요. 이게 바로 다이소식 브랜딩이에요.


648357_684581_4856.jpg ©아성다이소



작은 사치의 또 다른 얼굴

보통 ‘작은 사치’라고 하면 립스틱이나 디저트를 떠올리지만, 다이소의 5천원템도 같은 맥락에서 작동합니다. 큰 지출 없이 기분을 바꿔주는 도구니까요.

특히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 요즘, 생활 효율을 높여주는 소품은 일종의 ‘셀프 선물’이 됩니다. SNS에 “오늘 다이소에서 득템” 글이 올라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작은 사치와 가성비가 절묘하게 만나는 지점이죠.



이제 집도 지을 기세인 다이소

결국 다이소 5천원템은 단순한 생활용품을 넘어, ‘소비자의 심리를 파고드는 전략’으로 대한민국에 크게 자리 잡았습니다. 실패해도 괜찮다는 가격, 기대 이상이라는 경험, 공유하고 싶은 밈화까지.세 가지가 합쳐져 중독 같은 소비를 만들어내는 거예요.

혹시 다이소의 다음 무기는 무엇일까요? 1만 원대 프리미엄 라인일까요, 아니면 더 세분화된 콜라보 시리즈일까요. 저는 오늘도 다이소에서 만수르가 되는 느낌으로 물건을 한가득 샀어요. 다음번엔 또 어떤 5천원 짜리 효자템이 제 화장대와 인테리어를 바꿔줄까 기대되요.

다음 글에서는 <프리미엄 라인 생필품이 어떻게 소비자의 자존감을 채워주는 지> 다뤄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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