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소설의 꿈을 꿨다.
슬픈 소설을 하나 읽었다.
소설 속 주인공은 부모님이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남몰래 슬픔을 토해내야 했다. 그 장면까지 읽고 나서, 나는 소설을 더 읽지 못하고, 먹먹해져서 책을 중간에 덮고서, 그대로 잠자리에 들었다.
그렇게 잠 든 내 꿈에서, 내가 읽지 않은 소설의 나머지 부분이 계속되었다. 꿈 속에서, 주인공의 부모님은 사실 어딘가에 살아 있었다. 그리고, 주인공은 부모님의 소식을 듣고 깊이 안도하고 있었다. 내가 얼굴을 알아본 주인공은, 꿈 속에서 깊이 안도하고 있었고, 그의 표정을 본 나도 꿈 속에서 덩달아 안도했다.
아침에 꿈에서 깨어나서, 나는 아침의 멍함 때문인지 꿈 속의 이야기 때문인지 모를 이유로, 침대에 오랫동안 가만히 앉아 있었다.
슬픈 소설의 나머지 부분은, 마저 읽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책 속의 슬픈 이야기는, 그저 내 꿈 속의 상상으로써 행복하게 마치기로 한다. 그럴 수 있는 이야기라서, 또 얼마나 다행인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