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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두앵두 Oct 11. 2020

꽃보다 니 둘 #7 너의 꿈은 뭐니?

꿈꾸는 엄마와 아이들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접하게 된 브런치. '작가의 꿈을 이루어드립니다.'라는 문구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언젠가는 글을 쓰고 싶다는  오래된 꿈이 되살아났다. 여러 작가들의 글을 읽으면서 망설이기만 하다 용기 내서 첫발을 내디딘 작가로의 길. 무언가에 홀린 듯 글을 써서 브런치 작가가 되었, 하루 일과를 마치고 아이들이 잠든 밤 글을 쓰기 시작했다. 잠이 부족해도 하나도 피곤하지 않고 오히려 삶이 더 즐거워졌다. 처음 글을 발행했을 때의 설렘과 내 글에 처음 달린 댓글을 읽었을 때의 벅차오르던 감정은 잊히질 않는다.

아이들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남편과 아이들에게도 브런치 작가가 되었음을, 작가 오랜 꿈이었음을 고백했다.


도통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남편의 첫 반응.

'브런치가 뭐야? 먹는 거?'

눈이 동그래진 우리 아이들의 첫 반응.

'엄마도 꿈이  있었어?'그 말이  마음을 얼마나 후려치던지. 그저 책  좋아하는 엄마인 줄만 알았는데, 엄마가 꿈을 가지고 있다는 게 생경하다는듯한 아이들의 얼굴이 오래도록 가슴에 남았다. 아이들 육아로 현재를 살아내느라 내 삶을, 내 꿈을 마주할 시간도  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구나. 이제 내 삶을, 내 꿈을 들여다보고  싶어 졌다.  '그래. 얘들아. 엄마에게도 오랜 꿈이 있고, 마음만은 젊디 젊었던 그 시절 그대로야.'


글을 하나씩  올릴 때마다  우리 집 아이들은 뭐가 그리도  재미있는지  깔깔대고 웃으며, 슬며시 미소 지으며 읽어준다. 남편도 꼽사리 껴서 함께다. 엄마 글이 재미있단다. 응원의 눈초리를 보낸다. 어느 누구보다 든든한 지원군이 아닐 수 없다. 가끔  자신감이  떨어질 때 내 꿈을 응원해주는 아이들 덕분에 다시 마음을 다잡곤 한다.


난 종종 아이들에게 꿈이 무어냐고 묻는다. 민혁이와 민서에게도 꿈이 있다.  

댄스학원을 다니고 있는 민서는 날 닮지 않아(?)  다행히도 댄스에 소질이 있고, 흥이 많다. 댄스와 보컬을 연습해서 아이돌 가수가 되겠다는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다.


민혁이는 하고 싶은 게 많았다. 유치원 땐 우주비행사, 곤충학자, 잠시 잠깐 의사가 되고 싶기도 했고, 작년까지만 해도 야구선수가 꿈이었다. 그러다가 얼마 전에는 걸그룹 매니저가 되는 게  꿈이었다.  두둥!!!  걸그룹 매니저라니!! 정말 독특한, 아이들 입에서 들어보기 힘든 재미진 꿈이다. '프로미스 나인'과 '러블리즈'에 입덕한 이후의 일이다.

마침 동생이 아이돌 가수가 되는 게 꿈이니 민혁이는 동생을 독려하기 시작했다. 연습 많이 해서 얼른 꿈을 이루라고! 자기가 미래의 그 걸그룹 메니져가 되겠다고!  넌 보컬보다는 랩을 더 잘할 것 같으니 '마마무'의 문별같은 래퍼가 되는 게 어떻겠냐고 파트까지 정해주신다. 남편도 신이 나서 거들고 나섰다. 딸내미 해외 공연 잡히면 자기는 일 때려치우고 해외담당 매니저가 되겠단다.  아주 셋이  죽이 잘 맞았다. 세분이서 연애기획사까지 차릴 기세였다는.


이제 민혁이의 꿈은 또 바뀌려나보다. 오늘 다시 꿈이 무어냐고 물어보니 생각 중이시란다.

그래. 이것저것 많이 경험하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느껴라. 너희들의 미래는 항상 열려있어.  언제든, 어디서든, 어떤 모습으로든 너희들이 행복할 수 있는 일을 찾길, 꼭 꿈을 이루길 엄마는 늘 응원한다. 그리고 엄마의 꿈을 응원해줘서, 힘을 줘서 고마워.

꿈꾸는 아이, 꿈꾸는 엄마. 우리 같이 노력해보자.


참! 남편아!  당신은 꿈이 뭐야? 아직도 걸그룹 해외담당 매니저를 꿈꾸고 있는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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