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순간이 나였다
두 달 동안 주에 세 번 브런치에 글을 썼다. 조회수, 댓글에 연연하지 않고 온전히 내 생각을 쏟아내자는 심정으로 모인 글들이다. 투병기라기보다는 넋두리이자 지난 일 년을 되돌아보는 일기 혹은 기록이다. 조회수 댓글에 연연하지 않고 온전히 글에 집중하는 순간이었다.
지난 일 년을 표현하자면, 희, 노. 애. 락 모든 감정이 한데 섞여있다.
처음 병명을 들었을 때 온몸이 얼어붙었고, 치료를 하며 매일 낯선 파도를 마주했었다. 어떤 날은 괜찮았고, 또 어떤 날은 괜찮지 않았다.
나는 스스로 괜찮다고 나를 다독였지만 사실 괜찮지 않았던 순간이 많았으니까. 그렇다고 괜찮지 않았던 날들이 잘못된 건 아니었다. 괜찮음과 괜찮지 않음 두 가지 모순 사이에서 나는 살아있었으니 말이다. 브런치북 제목 “괜찮다 괜찮지 않다”는 내 삶을 가장 솔직하게 드러내는 말이기도 하다.
나는 괜찮았고, 동시에 괜찮지 않았다. 두 번의 수술과 방사선 치료 후 호르몬 약을 복용 중이다. 산정특례 5년 중 그래도 1년이 지났다. 치료를 견뎌내며 괜히 웃음 짓던 순간에도 몸과 마음 깊은 곳에서는 울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 모순이 한동안 나를 괴롭혔지만 나를 버틸 수 있게 해 줬다.
아플수록 긍정적 생각을 해야 한다. 웃어라. 삶의 일부분일 뿐이다. 단순하게 생각해라. 주변 지인들에게 다양한 위로를 들으며 씁쓸하게 웃었다. 암에 걸리는 게 단순하게 생각할 문제인가? 반대로 뒤집으면 그렇다고 너무 무겁게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거짓감정을 드러내며 살지 않으려 약속했다.
괜찮은 날은 괜찮다고, 괜찮지 않은 날은 괜찮지 않다고 말하며 살아가려 한다.
두 갈래의 길 사이 끊임없이 흔들린 날, 고민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며 또 나아간다. 오르내리는 파동 속에서 비로소 살아 있음을 느낀다.
이야기는 여기서 멈추지만 나도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우리의 삶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각자의 방식으로 흔들리고, 무너지고, 다시 일어나며 살아내며 하루를 살아내고 있는 나, 그리고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지금까지 “괜찮다 괜찮지 않다” 브런치 북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또 다른 주제로 다채롭게 제 이야기를 풀어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