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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Answer Jun 09. 2020

변화의 시작은 글쓰기로

글쓰기로 꿈틀거리며 그려내는 삶의 궤적 

요즘 30대 중후반에 접어들면서부터 무언가를 새롭게 배운다거나 시도하는 게 쉽지 않음을 느낀다. 이제껏 살아온 삶의 관성대로 살아내면 별 탈 없이 지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일 거다. 내가 교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어서 더더욱 그런 것 같다. 직장 생활에서 큰 변화 없이 무난하게 하루를, 한 달을, 일 년을, 십 년을 버틸 수 있기에. 



난 이 "무변화"을 경계하고 싶지만 생각만큼 쉽지만은 않다. 결혼을 하고 자식이 생겨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즐긴다는 건 사치라는 걸 경험적으로 체득하면서 나도 모르게 변화보단 안정을 택하게 된다. 


거칠지만 매력적인 럭비


그나마 글쓰기는 내 삶의 소소한 일탈이다. 나름 글감도 있다. 여행과 교육, 스포츠, 미술과 음악(힙합). 내가 여행 중에 경험했던 것들, 평소 학교생활 중에 느꼈던 것들, 그리고 내가 좋아하게 된 럭비에 대한 느낀 것들, 미켈란젤로와 반 고흐의 삶을 통해 예술에 대한 내 생각들, 힙합에 대한 나의 옛 경험과 생각들을 두서없이 적는 과정이 일상 속 탈출구다. 이마저도 쳇바퀴 돌듯 지나가는 일상의 고단함과 게으름 탓에 삐그덕거리지만 항상 글쓰기에 대한 갈망은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다.

미켈란젤로, 피에타, 1499, 성 베드로 대성당


반 고흐, 사이프러스와 별이 있는 길, 1890, 크뢸러뮐러 미술관


그 갈증을 해소하기 위한 나만의 방법이라면 강제성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각종 여행기 공모전 응모, 교육활동 연구회에서의 글쓰기 과제 추진, 럭비를 하면서 배우고 느낀 점을 잊지 않기 위한 글쓰기, 예술과 힙합에 관한 글 읽기 정도다. 이제 이곳에서의 글쓰기도 포함해야겠다. 평범한 내 삶 속에 지속적으로 자극을 주고 싶기에 사서 고생하고 있다. 그래야만 관성이란 놈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것 같아서. 


얼마 전 힙합 음악을 듣던 중 가사에 큰 충격을 받았다. dok2의 2집 MULTILLIONAIRE 중 수록곡인 <still on my way> 중 두 번째 벌스(verse) 때문이다.


"난 계속해서 꿈을 이뤄가는 중인데 주변 사람들은 꿈을 잃어가는 중이네.

나이를 먹었단 핑계로 또 현실을 핑계로 풀이 꺾인 채로 죽지 못해 사는 듯 지내고...."


dok2의 2집 MULTILLIONAIRE 앨범 자켓


참 내 얘기 같았다. 누군가에는 노랫말 중의 하나지만 내겐 삶의 울림이었고 변화의 시작이었다. 큰 공감을 받아서 어떻게든 삶의 변화를 위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러던 중 문득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무언가를 하고 싶은 것이 있다는 게 말이다. 여행, 운동, 글, 랩, 스페인어 등등 모든 걸 다 할 순 없지만 해보고 싶다는 생각 자체가 머릿속에 맴돌고 있음에 참으로 감사했다. 



38. 이 숫자가 가진 의미는 수없이 많겠지만 내 삶에서의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매일매일이 전환점이 될 수도 있겠다. 일상 속에서 낯섬, 새로움을 찾아 헤매는 과정에서 삶의 의미와 활력이 얻을 수 있기를. 그래서 글쓰기를 위해 꿈틀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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