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또 다시 그렇게 되었다

특집 / 가을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노트

by The Answer

10월 11일 토요일. 14시


인천에서는 가을 야구가 한창이지만 가을은 가족여행 차 경주에서의 마지막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준플 2차전은 우천으로 인해 경기가 하루 밀려서 토요일에 진행되었던 것.

삼성 선발은 가라비토,

쓱 선발은 김건우.

가을은 오늘도 경기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한 채 시간이 나는 대로 점수를 보고 있었다.


1:0(2회 초 고명준의 솔로 홈런, 1차전에도 때리더니 이번에도...)


2:0(3회 초 이재현의 송구 실책으로 조형우 1루 진루 후 2 아웃 최정의 좌전 안타(이것도 행운)...)


뒤지고 있는 경기 탓에 여행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는 가을이었다.


4회 초


김성윤의 내야 안타(1루 이재현의 주루 플레이가 주효했던 것)

구자욱의 플레이오프 처음 신고한

안타

그의 공격적인 진루로 만들어낸

2루타

드디어 라이온즈의 디아즈

3회에 비해 힘이 빠진 김건우

그의 초구를 쳐서 적시 1루타.

김성윤과 구자욱의 홈인.

2:2

승부는 원점.

ViVa!


이 결과로 차 막히는 괴로움은 가을의 기분을 전혀 타격을 주지 못했다.

가을은 점심에 먹은 콩국수가 너무 맛있었다.

디아즈의 시원한 안타처럼.

하지만...


5회 말


에레디아의 적시타로

스코어는

3:2

가을은 경주 인스타 핫플 천년의 숲에서는 시무룩할 수밖에 없었다.

아들과의 캐치볼도

멋진 숲길도

그리 즐겁지 않았다.

아내는 연신 셔터를 누르지만

그의 기분은 에레디아가 짓눌러 버렸다.

유쾌하지 않은 관광을 마친 후,

차에 올라 본 경기


9회 초


최강 클로저 조병현이 마운드에 올랐다.

쓱은 승리를 위한 수순을 밣고 있었다.

삼성의 패배를 의미하는 것과도 같았다.

우리의 공식이 그러했듯

종소리와 함께

Lazenca Save US!


그런데...

그도 인간이었다.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 연이은 볼로

김지찬은 1루 출구

Ok! OK! O~~k! 걸어 걸어 걸어가리~


다음은

대타 양도근의 등장

그는 어떻게든 김지찬을 앞으로 보내야만 하는 임무를 맡은 바,

끈질긴 시도로 번트 성공

그야말로 팀을 위한

희생! 야구를 팀 스포츠로 만드는 힘!


다음 타자는

강민호민호!

허나 플레이오프에서 아직 안타를 신고하지 못한

우리의 포수

모두가 숨죽이고 보는 가운데...


얼떨결에 나간 배트.

조병현의 공이 강호민의 그것에 맞으러 왔다!

우전 안타!

그리고

2루 김지찬의

여유 있는 홈인

점수는

3:3

동점

삼성 강민호~~~오~~~호! 강민호!


'연장에서의 역전이 진정한 야구지!'

가을과 그의 가족은 환호를 내지르며

다음 행선지로 향했다.

응원가 "승리를 위해"를

열창하며

움직이는 차가 들썩이며


하지만 행선지로 도착하기도 전에 그 열정은

차갑게 식어버렸다.

마치 오전 여행의

주상절리처럼

.

.

.

9회 말 쓱의 마지막 공격

예상치 못한 후라도의 등판

하지만

.

.

.

.

역전패

그걸로 끝.




가을은 여행의 마지막 저녁, 숙소에서 2차전 리뷰 영상을 시청하며 마무리했다.

다시 보기는 엄두가 나질 않았다.

전후 상황이 궁금한 내용은 다시 보기로 자세히 볼뿐,

삼성이 진 경기를 끝까지 볼 자신이 없었다.


가을의 눈에 인상적이었던 선수는

가라비토와 배찬승.

특히 배찬승.


우선, 가라비토는 비록 3 실점했다. 하지만

삼진 7개, 피안타 5개로 QS의 좋은 피칭을 선보였다고 볼 수 있었다.

볼넷도 1개만 허용했을 뿐었다

(가을은 가라비토의 볼넷에 민감했다).

테토남의 기질로 공격적인 피칭으로 위기 상황을 돌파했었다.

특히 4회 말 고명준과의 대결에서도 물러서지 않았던 점.

분명 트라우마가 있었을 텐데...

가을은 피하지 않은 그에게 마음 속으로 박수를 보낸다.

5회 에레디아에게 안타를 맞긴 했지만

그전에 보여준 퍼포먼스는 굉장했다고 생각했다.

안쪽을 공략한 공으로 삼진으로 돌려세운.

바깥에서 몸에 꽉 찬 안쪽

스트라이크!

ABS 존에 절묘하게 걸친

그의 공은

예술이었다.


한편, 가을은 배찬승이 기특했다.

배찬승은 8회 말 1 아웃 상황에서 등판

중심 타선과의 맞대결


4번 타자

한유섬

삼진,

5번 타자

고명준

삼진,


단 6개의 공으로 두 선수 모두 돌려세웠던 것.

약관에 큰 무대에 올라, 그것도 중요한 상황에서 자신감 넘치는 투구를 할 수 있다는 게 대단해 보였다. 그가 짊어진 무게와 긴장감은 가을에게는 버겁다 못해 피하고 싶을 만큼 그 중압감은 컸을 터.

하지만 배찬승은 과감한 피칭으로 자신의 실력을 증명해 보이면서 쓱의 중심 타선을 잠재웠다.

그의 호투로 9회 초 강민호의 적시타가 터져 동점을 만들 수 있었다.

이전 불펜진이었던 이승민, 김재윤도 대단한 활약을 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

.

.

다만, 아쉬운 건 박진만 감독이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언급했듯

쓱의 막강 불펜진에 대한 준비 부족에 따른 타선의 아쉬움.

3차전은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과 에이스 앤더슨의 맞대결

우리는 또 한 번 원태인에게 기대를 걸 수밖에...

다시 타선이 폭발하길

우리 집인 라팍에서~

승리를 기원해 본다.




[ 가을의 노트 정리 ]

태인아...또 이렇게 됐다...

이번 이닝에서 못한 얘기는 준플 3차전에서 계속됩니다.

keyword
화, 목,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