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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어느 날, 낭만의 시간

특집 / 가을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노트

by The Answer

프롤로그 - 가을비 악몽에서 벗어나기


가을은 오랜만에 편안한 자세로 3차전을 집관했다.

퇴근길에 경기를 청취하면서 1회 말 우천으로 경기가 잠시 중단되었을 때,

하필 원태인일 때 가을비가…

가을은 지난 한국시리즈 1차전의 악몽이 떠올랐다

그래도 올해는 다를 것이라며 되뇌었다.

다행히 빗줄기는 장대비에서 부슬비로

바뀌었고

경기는 재개되었고,

가을은 아들과 함께 가을 야구를

기쁨 마음으로 즐겼다.




낭만의 시대


가을은 누가 뭐래도

오늘의 히어로는


낭만 투수
푸른 피의 에이스
가슴을 웅장하게 만드는
선발 투수
원태인


6.2이닝 / 총 투구 수 105개 / 삼진 5개 / 피안타 5개 / 실점 1점 / 4사구 2개


이 기록만으론 수식어에 선뜻 동의할 수 없겠으나

숫자로 찍히지 않는

그의 투구는

일구입혼

승리를 향한 투혼

그 자체

였기에

가을은 가슴이 떠끈떠근해졌다.


가을은 그의 승부욕이 낭만의 터닝 포인트였던 것.

레전드 선수 최정에게 안타를 허용한

그의 표정은

'기필코'


7회 초


김성욱, 2루수 정면 아웃

안상현, 루킹 삼진 아웃

그리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덕아웃으로

향할 때

팬들이 그에게 보내는

기립박수와 함께

외치는 그의 이름

.

.

.

모자를 벗어

답례

.

.

.

낭만의 절정

라팍은

낭만 시대

그 자체

가을은 그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것이

뭇내 아쉬움이었다.

하지만


그의 모습 덕분에

가을은,

우리는,

삼성은,

21세기에

아직 낭만이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느꼈다.




'사자의 심장' 구자욱 Vs '막강 불펜진 필승조' 이로운의 낭만 대결


5회 말


타석에는 전 타석에서 2루타를 기록한 삼성의 3번 타자 구자욱이 들어섰다.

투수는 쓱의 세 번째 투수 이로운.

공교롭게 이들의 고교 선후배.

이로운이 구자욱과의 승부에서 던진 투구 수는

총 17개.

포스트시즌 한 타석 최다 투구 수.

그만큼 각자는 절박한 마음으로 승부했던 것.

12개의 파울을 쳐내며 승부를 이어가는 자욱,
승부를 피하지 않고 공격적인 피칭을 이어가는 로운.

이들의 펼쳐낸 역대급 승부는

의외로 자욱의 싱거운 스윙,

로운의 한 수 내다본 투구로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가을은

두 선수가 보여준 승리를 향한 열망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박수받아 마땅하다고 느꼈다.




어느 백업 3루수의 노련미


8회 초


배찬승의 등판.

약관임에도 침착한 표정으로 마운드에 오른 신인 센세이션의 중심.

첫 상대는 4번 타자 한유섬의 대타 류효승.

그를 가볍게 플라이볼로 아웃


다음 상대는 어제의 삼진 대상이었던 에레디아.

그 역시 3루 쪽 내야 땅볼성 타구를 아웃 카운트를 늘릴 수 있었으나

예상치 못한 김영웅의 실책과

허리부상.

분위기가 급격히 쓱으로 기우는

모양새

다음 타자

살아 있는 레전드 최정.

코칭 스텝의 선택은

유지.


한편, 김영웅을 대신하여 등장한 선수는

백업맨 전병우.

웃으며 수비에 나섰으나 부담감은 높았을 터.

그래도 여유로운 표정에서 노련미가 묻어나는 건

가을만의 직감이었나.

왠지 최정의 타구가 그에게 올 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은 무엇이었을까.

아니나 다를까

최정의 강한 타구

하필이면 3루 쪽

페어와 파울 어딘가에 떨어져 득점의 빌미를 제공할 코스로

쏜살같이 날아온 쓱의 희망.

하지만 우리의 백업맨은 여유롭게 캐치!

강하고 빠르게 2루에 송구. 아웃!

연이어 2루수 양도근의 1루에 송구. 아웃!

환상의 더블 플레이 완성.

백업맨은

삼성의 위기를 구한

또 다른 영웅이었다.




[ 가을의 한 줄 정리 ]

삼성의 가을은 낭만이었다

p.s 김영웅 선수의 빠른 회복을 기원합니다!

이번 이닝에서 못한 얘기는 준플 4차전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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