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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함과 화려함의 예술

특집 / 가을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 노트

by The Answer

프롤로그 -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게 가을 야구


오늘도 어김없이 편안한 집관으로 직관의 아쉬움을 달랜 가을이네 가족.

함께 식사하며 브라운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그들.

양 팀 선발투수들의 호투로 이어진 0:0의 행진.

단 하나의 실책과 투수 교체 타이밍을 놓치는 찰나

경기의 행방을 가르는 그야말로 살얼음판

포스트시즌.


조마조마
두근두근
쫄깃쫄깃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야구, 그 너머의 격언이

새삼 피부로 와닿은 3시간의 명승부였다.




3회 말


드디어 기회가 찾아왔다.

그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

강민호, 전병우의 연이은 볼넷으로

주자는 1, 2루.

타석엔 우리의 리드오프

김지찬.

그의 기막힌 슬라이더를 배트 끝에 맞춘,

막힌 혈을

뚫은 멋진 안타.

그리고

이를 놓치지 않는

베테랑 다운 판단력을 지닌

우리의 강민호민호

느릿느릿한

다리로

빠릿빠릿한

질주로

떠거분 열망,

투지

하나로

그는 있는 힘껏

내달렸다.

그야말로

전력질주!!!

.

.

.

그의 손이 그들의 공보다

먼저 도착.

1:0

그의 흙니폼이

내면의 투혼을

말해주는 듯




6회 말


그가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다행이다 싶었는데...

올라오는 건

쓱의 필승조 맏형

홀드의 신

또 다른 그가

올라온 것.

.

.

.

허나

베테랑인 그도

시리즈의 벼랑 끝에서는

긴장했던 것인지.

첫 타자 김성윤 볼넷.

다음 타자 구자후~우욱

우리의 캡틴.

우중간 안타로

주자는 1, 2루.

드디어

홈런왕의 등장!

우리의 기대에

응답한 그의

좌전 안타.

그리고

시작된

성윤의 질주!!!

코치 이종욱도

막지 못한

김성윤! 짧은 다리의 역습

그의 판단은 과연

.

.

.

아슬아슬

짜릿짜릿

가슴을 쓸어내리는

기가 막힌

심판의 제스처

Safe!

3회와 6회.

163cm의 작지만

큰 그들의 활약으로

일궈낸 귀중한

선취 득점

추가 득점

그래서

스코어는

2:0

그들의 흙니폼이

말해준다

승리의 열망을.




낭만의 지평선을 넘어

우아함이 깃든

품격으로


우리가 리드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역시

우리의 선발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음을 잊어선 안될 것.


후! 후벼들며 꽂히는 ABS 존의 끄트머리.
라! Lion의 날카로운 송곳 같은 완벽한 피칭.
도! 도리도리 하는 돌아서는 타자들의 한숨에 묻은 108개 실밥의 우아함.


우리는 이를 퍼펙트라고 부른다.


절치부심


올 가을야구에서 그를 수식할 수 있는 사자성어.

WC 1차전 NC의 공략 성공으로 敗

준플 2차전 끝내기 홈런으로 敗

그리고

준플 4차전

삼세번.

이 단어는 그를 두고 만든 말일 것이다.

그래서 이번엔 달랐다.

초반부터 쓱의 타선을 잠재웠으니.


KK/K/KK/KK/KK/K


그가 찍어 누른 9개의 삼진.

포심 3개, 슬라이더 2개, 체인지업 4개.

쓱의 에레디아와 최정은

첫 번째도 K

두 번째도 K

이 중심 타선들을 돌려세웠으니

우리는

그가 돌아왔음을 직감했다.

.

.

.

디아즈의 그것이 탄산의 짜릿한 청량감이 넘치는 시원함이라면

후라도의 그것은 땀이 흥건한 몸에 순간 훅~하고 불어오는 가을바람의 시원함.

거기에 더해

후라도는 우아함을 겸비한 투수다.

원태인이 역동적인 열정과 가슴을 웅장하게 하는 낭만을 가졌다면

후라도는 부드러우면서 날카로움,

그리고 품격을 잃지 않는 우아함을 가진.


그의 손을 떠난 공은

아름다운 선을 그리는 듯한

무브먼트

직선과 곡선

그리고

그것들의 사이 어딘가의 선.

고상하고 기품 있는 아름다움을

공으로,

폼으로,

몸으로

표현한다.


가을은 그의 품격을 동경하게 되었다.

그는 낭만을 넘어

삼성을

아름다움으로

예술로 승화시켰다.




약속의 시간 ; 엘도라도


8회 초

무너진

First, Second 불펜진으로

2:2

0 아웃 상황

다행히

쓰러진 진영을

다시

일으켜 세운

뉴진's

Third, Fourth 불펜진

배찬승

이호성

삼성 불펜진의

새로움.

배찬승의 대담한 투구

이호성의 담담한 투구

그들이 지녔던 부담감은

어느새

환희의 송가로

관중이

화답했다.

.

.

.

8회 말

쓱의 마운드는 어제자 명승부의 주인공인

이로운.

우리의 엘도라도가 울려 퍼졌다.

파란색과 흰색의 물결이 일렁이는 파도와 함성

하지만

그는 선취와 추가 득점의 주인공들을 제물 삼아

아웃카운트를

2개로 늘렸다.

찬물도 이런 찬물이 없었다

그는 내친김에

이닝을 순삭 할 참이었다.

이런...

운명의 장난도 이러진 않을 것인데...

그 1개의 아웃카운트는

어제의

그에게 빼앗아 와야만 했다.

허나

부담스러웠을까.

그에게 볼넷을 허용.

다음 타자는

4타수 2안타 1타점의

디아즈.

.

.

.

한편,

우리는 뭔가 부족했다.

낭만과 품격을 갖췄지만

뭔가가

허전했다.

우리를

우리답게

만드는 그것.

그의 그것!

가을밤을 수놓을 만큼

높고 큰 궤적

우렁찬

소리

.

.

.

그렇다.

우리에게는

필요했다.

불꽃



그건 바로

디아즈의

홈런!

.

.

.

2-1 상황

그는 자신만의

헛스윙으로

홈런을 예고했다.

쓱의 배터리는

좀 전의 헛스윙을 유도하려는 듯

사인을 보낸다.

이윽고

로운의 손을 떠난 공

바로

그 공은

우리의 불꽃이 되어

가을밤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그래! 우리답게 만드는 것은 바로 그의 홈런이었어!

곧바로

이재현의

백투백

홈런으로

가을밤의 불꽃은 절정이

이르렀다.

.

.

.

최종 스코어

5:2

2008년 4위 삼성이 3위 롯데를 업셋한 이후

17년 만의 준플레이오프 업셋!!

8위부터 준플 업셋까지

8, 9, 10월 치열한 사투를 벌이며

여기에 이르렀으니.

내친김에

2년 연속 KS에 도전해 보자!

아니면 더 높은 곳을 향해!

Fly Higher!



[ 가을의 한 줄 정리 ]


삼성의 가을은 우아함과 화려함의 예술이다.



이번 이닝에서 못한 얘기는 플레이오프 1차전 대전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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