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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Answer Oct 10. 2020

겨울왕국 파리에서 따뜻한 남쪽 나라인 바르셀로나로!

바르셀로나

한 겨울에 만끽하는 가을의 정취


우리는 프랑스 파리에서의 여정을 마치고 비행기로 4시간 거리에 위치한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로 이동했다. 이베리아 반도에 들어설 때쯤 비행기 창문 밖을 물끄러미 내다봤다. 내 발 아래엔 피레네 산맥이 우아한 자체를 뽐내고 있었다. 봉우리들마다 하얀 눈으로 덮여 있었다.  

그리스 신화 속 요정의 이름에서 유래된 이 산맥은 프랑스어로 피레네(Les Pyrénées), 스페인어로는 피리네오스(Los Pirineos)라고 불렸고, 예로부터 양국이 생기기 전부터 서로 다른 문화권을 형성시키는 지리적 조건으로의 역할도 했다고 한다.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피레네 산맥의 모습

피레네 산맥을 지나 지중해 해안선이 보이면서 비행기 안에서도 마침 따뜻한 햇살이 비쳐 여유가 넘쳤다. 비행기에서 내린 후에는 포근함이 더해졌다. 우리가 너무 추웠던 곳에서 와서 그런지 그 따뜻함이 배가 된 듯하다. 실제로 바깥 온도를 살펴보니 영상 23도로 우리나라 가을 중순의 청명하면서 상쾌한 날씨였다. 파리에서 추위에 몸서리쳤던 우린 패딩을 벗어 던지고 지중해의 따스함을 온몸으로 느꼈다.  

지중해 해안의 모습

새로운 랜드마크를 눈앞에서 보다!


우리는 우선, 공항버스를 타고 바르셀로나 시내에 위치한  카탈루냐 광장으로 향했다. 카탈루냐 광장에서 하차한 후 지하철 1호선으로 환승하여 숙소가 있는 Glories역에서 내렸다. 해당 역에서 도착해서 올라와보니 형형색색의 거대한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이 건물은 바로 토레 아그바르(Torre Agbar)라는 타워였다. 이 건물은 2004년에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의 작품으로, 바르셀로나 인근에 위치한 몬세라트 산을 모티브로 디자인했다고 한다. 이 도시에서 바르셀로나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급부상하고 있으며 밤에는 파란색과 빨간색이 조화를 이루어가며 휘황찬란한 모습을 압권이었다. 우리는 이 멋진 빌딩을 뒤로 한채 숙소를 향했고 약간의 휴식을 취한 후 본격적으로 바르셀로나를 구경하기 위해 다시 카탈루냐 광장으로 발걸음 옮겼다.   

바르셀로나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급부상 중인 토레 아그바르 타워의 낮과 밤의 모습

다시 와본 카탈루냐 광장. 낮과 달리 저녁에는 화려한 불빛들과 많은 사람들로 더욱 붐볐다. 이곳은 바르셀로나의 중심지로서 지하철 1, 3, 5호선으로 환승할 수 있고, 람블라스 거리와 바르셀로나 항구, 보케리아 시장로도 갈 수 있다.  또, 안토니 가우디의 걸작 중 하나인 카사밀라로도 갈 수 있으며, 각종 박물관과 카탈루냐 자치정부청사, 카테드랄(대성당) 등 도보로 이동할 수 있을 정도니 여행자로서는 빼놓을 수 없는 장소다.   

카탈루냐 광장 인근 분수대의 모습

알고 먹어야 제맛인 타파스(Tapas)


우리는 카탈루냐 광장의 이곳저곳을 둘러본 후 허기를 채우기 위해 타파스(tapas)를 먹기로 했다.

광장 인근 유명 음식점을 검색하여 그곳으로 가기로 했다.

하지만 우리는 타파스가 뭔지 모른 채 책이나 인터넷에서 유명하다는 말만 듣고 갔던 터라 식당에 가서 주문한 음식을 받아보면서 '왜 양이 적지??' 라는 의문이 들었다. 작은 접시에 조금씩만 주니까 계속 덜 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서 누가 이기나 보자는 심보로 더 많은 음식을 더 주문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타파스(tapas)는 에피타이저와 같은 음식이었다. 음식 중 튀김류가 많은데 맥주와 곁들여 먹으면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스페인어로 타파(tapa)는 '덮개'란 뜻으로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음식을 접시로 덮어 먼지나 곤충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에서 유래했다. 이후 말라가 여행을 할 때에는 타파스를 아주 능숙하게 주문해서 우리가 먹고 싶었던 것들을 먹을 수 있었다.  지하에 위치한 그 식당에는 사람들이 붐볐다. 아내의 말이 들리지 않을 정도로 시끄러우니까 조심하시길.

타파스 전문점 내부의 모습


같은 추억 다른 기억-남편의 신행 기억상자

여행은 어떻게 갈등도 잊게 하는가?


우리는 카탈루냐 광장에서부터 서로 심기가 불편했었다. 아마도 길어지는 여행 탓에 피로가 점점 누적되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지하철을 탈 때 계단을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괜히 나만 짐을 다 갖고 다니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래서 아마 내 표정에서 짜증스러움이 잔뜩 묻어 있었을 것이고 아내는 그런 내게 실망하고 기분도 언짢았을 것이다. 그렇게 보이지 않는 싸움이 시작되었고 결국 숙소 앞 역에서 터지고야 말았다.

우리는 기분이 상할대로 상한 상태로 체크인을 했고 방에는 무거운 공기가 긴장하며 흐르고 있었다. 그래도 여행이지 않은가. 서로 숙소에서만 시간을 축내고 싶지 않았는지 말없이 가방을 챙기고 카탈루냐 광장으로 향했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광장의 야경을 보니까 언제 싸웠냐는 듯 함께 사진을 찍고 대화를 시작하게 되었고 함께 타파스 전문점을 찾아야 하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의기투합하고 있었다.

여행은 참 신기할 따름이다.부부의 싸움도 잠재울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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