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사크레쾨르 사원과 파리 시내 전경을 감상한 후 몽마르트르 언덕 주변을 둘러봤다.
‘사크레쾨르 사원이랑 테르트르 광장 빼고 별 거 있겠어!?’
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곳들은 몽마르트르의 일부분에 불과했다. 거리 곳곳에서 느껴지는 이곳에서만 느낄 법한 풍경들,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 있는가 하면 한가로이 걸을 수 있는 거리도 있었다.
한편, 점심을 먹기 위해 인근 식당에 들렀다. 주인과 식당 종업원이 영어를 전혀 할 줄 몰랐다(하고 싶지 않았나?). 아내가 영어로 주문을 하니까 못 알아듣는다는 표정과 프랑스어로 샬라 샬라~ 이곳에서 무엇을 먹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지만 화장을 아주 진하게 한 동네 아주머니가 식당에 와서 종업원과 식당에 있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뇌리에 아주 짙게 남아 있다. 여행객이라곤 우리 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이 식당은 현지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파리 시민의 일상이었다. 진한 향수를 뿌린 아주머니, 웃으면서 대화하는 종업원의 모습, 이들 대화에 끼어드는 사람들...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 우리에게는 특별함으로 다가왔다.
몽마르트르 언덕을 둘러보면서 여행 일정 계획자로서 당부 한 마디. 길을 헤매는 즐거움을 놓치지 않기! 분명 지도를 보면서 명소를 찾아갈 것이다. 길을 잃어버렸다고 당황하거나 짜증을 내지 말고 잠시 크게 숨 한번 쉬고 여유를 가져보는 건 어떨까? 그러면 그때까지 보지 못했던 풍경들과 여행의 즐거움이 되살아날지도.
또한, 동반자도 재촉하지 않기를. 신혼여행객이라면 여행 일정을 계획한 사람을 믿고 헤매기도 즐기는 편이 여행을 더욱 값지게 할지도.
빡빡한 일정에 몸이 고단하면 서로에게 짜증내기 일쑤다. 우리도 그랬었고. 그래도 타지에서 믿을 사람은 내편 밖에 없기에 길을 헤맬수록 그 사람에게 의지한다면 둘 사이는 더욱 돈독해지고 훗날 추억도 될 것이다. 이는 전적으로 우리의 경험에 우러나오는 생각이기에(어쩌면 나만의 생각일지도) 참고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