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신혼여행 3일째. 파리여행 2일째 되는 날.
우리 부부는 파리의 랜드마크인 에펠탑으로 향했다.
전날 멀리서만 봤던, 야경으로만 바라만 했었던 그 에펠탑을 그 우아한 모습을 마주할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아침부터 설렜었다.
한껏 들뜬 마음으로 지하철을 타고 Trocadero역에서 하차.
드디어 에펠탑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더욱 기대감에 부푼 우리에게 그보다 더욱 큰 감동을 준 아침햇살에 비친 모습인 에펠탑.
사요궁에서 바라보는 에펠탑은 우리를 세상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었다.
아침햇살은 겨울왕국 파리를 사르르 녹여주며 따뜻함을 안겨주었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여유롭게 그 거대하고 낭만적인 모습을 감상하도록 허락해주었다.
사요궁 아래로 내려가 에펠탑을 배경으로 컨셉 사진을 찍으며 이곳의 분위기를 한껏 즐겼다.
한편, Trocadero역 앞 노점상에게 에펠탑 열쇠고리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출동했고 그들은 빛의 속도가 무색할 정도로 재빨리 도망치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며 몽마르트르 언덕으로 향했다.
Anvers역에서 하차하여 지나다니는 자동차로 북새통인 도로를 건너 사람들과 함께 사크레쾨르 사원을 향해 이동했다.
역시 길을 잘 모를 때에는 많은 사람들이 향하는 곳으로 가는 것이 진리인 듯!
몽마르트르 언덕에 우뚝 서 있는 이곳의 상징과 같은 사크레쾨르 사원. '성스러운 마음'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이 로마 비잔틴 양식의 성당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사크레쾨르 사원에 오르자 수많은 인파와 함께 파리 시내의 전망을 볼 수 있다.
탁 트인 몽마르트르 언덕에서 파리 시내를 감상하면서 인상깊었던 점은 루브르 박물관을 비롯하여 에펠탑, 개선문, 샹젤리제 거리, 노트르담 대성당 등 파리의 명물들 간의 조화를 이루는 숲을 볼 수 있어 마치 퍼즐 조각같았던 개별적인 명소들이 하나의 작품으로 감상할 수 있었던 점이 너무 좋았다.
유독 북적이는 인파 가운데서도 푹신한 쿠션에서 곤히 잠들어 있는 강아지가 눈에 들어왔다.
여행에서나, 일상에서나 여유와 포근함이 필요함을 느끼는 순간이다.
우리 부부에게도 서로에게 쿠션과 같은 존재가 되어야 하지만 일상에 찌들어 그것을 잊곤 한다.
우리에게는 여행의 추억이 있으니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