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개선문과 샹젤리제 거리와의 아쉬운 작별을 고하고 센강의 유람선인 바토무슈를 타러 이동했다.
개선문 인근 메트로를 타고 Franklin D. Roosevelt 역으로 이동하여 환승한 후 Alma Marceau역에서 하차한 후 센강변으로 향했다.
메트로에서 올라오자마자 우리의 눈 앞에 펼쳐진 것은 반짝이는 에펠탑의 모습. 어느 것도 이보다 화려할 수 없었다.
유람선을 타고 강바람을 맞으며 파리의 야경을 감상하고 싶었지만 바람은 살을 에는 듯 차가워서 결국 아내는 먼저 유람선 안으로 들어갔고 난 어떻게든 파리를 피부로 느끼고 싶어서 밖에서 차디찬 강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면서 야경을 눈과 카메라에 담았다.
센강의 야경이 얼마나 예뻤는지 그 모습들을 카메라에 온전히 담기엔 부족하다는 것을 촬영하면서도 알게 되었다. 왜 파리가 낭만과 사랑의 도시인지를 이 야경을 보면서 깨닫게 되었다. 화려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초라하지 않은 그 가운데를 지켜내는 야경들, 옛 건축물을 비추는 조명들이 마치 파리의 역사를, 이 건축물이 숨겨둔 이야기를 우리들에게 속닥이는 듯했다. 그중의 백미는 바로 센강에서 바라본 에펠탑. 특히 화려하게 빛나는 에펠탑에 눈이 내리는 듯 반짝이는 불빛쇼는 보는 이로 하여금 황홀케 했다.
그곳에서 숙소로 돌아오는 길.
지하철 안의 고요하고 차분한 느낌과 창밖의 파리 야경의 여운은 오랫동안 남았다.
신행의 첫날. 우리 부부는 언제나 추억 상자에서 꺼내볼 수 있는 한 가지 추억을 담았다.
언제 꺼낼지는 알 수 없지만 고향처럼 언제든 되돌아볼 수 있는 추억이 있다는 것이 행복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