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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줘서 고마워.

영화 브로커에 눈물을 흘리다.

by 김대호 Jun 29. 2022

아내 난이가 아들 이강이에게 젖을 먹이고 있는 모습을 보노라면

베이지톤 노을빛이 얕게 내린 것처럼

엄마와 아이, 둘 만의 따듯한 연결이 느껴진다.


그런데 지금도 여기저기서 벌어지고 있다는

부모와 아이와의 따듯한 연결이 끊어진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일까.


어머니가 자신을 버렸지만 다시 찾아올 것이라 믿었던 동식

자기가 낳은 아이를 입양시키기 위해 길을 떠나는 소영

부모도 없고, 입양 선택도 못 받은 아이 진해

자기 아이와 함께 지내기 위해 다른 아이들을 파는 상현

그리고 정상적인 입양을 위해 모두의 보살핌을 받는 아기 우성


아이를 베이비박스가 아닌 그 앞에 바닥에 내려놓는

버려야 하지만 버릴 수 없어서, 그래서 바닥을 택한 소영의 마음을 이해하고,

자신을 버릴 수밖에 없었던 엄마의 안 보이는 마음을 깨달은 동식은

손으로 소영의 얼굴과 눈물을 가리며 용서해준다.

그가 용서한 건 소영인 동시에 자신의 어머니였을 테다.


다섯의 인물이 만드는 이야기가 돌고 도는 와중에

나는 한마디 대사에서 얼핏 문제를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다.


태어나줘서 고마워.


이 한마디를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사람이

역시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사람들에게 어둠 속에서 말해주는 장면을 보며

이 말을 들을 자격은 세상에 태어난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구나


그리고 모든 부모는 말하지 않아도 이 말을 가슴에 품고 있겠구나

고개를 끄덕이며, 주먹을 입에 물고 울먹인다.


생각해보니 아직 이강이에게 이 말을 해준 적이 없다.

퉁퉁한 볼을 실룩거리며 버둥거리는 이강이에게 꼭 얘기해줘야겠다.

한 번이 아니라 그만하라고 소리를 지를 때까지 해줘야겠다.


이강아 난이와 나에게서

태어나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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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일기 #영화 #고레에다히로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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