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 황수빈> 라는 책 제목에 이끌려서 읽었는데, 뇌전증을 앓는 아이를 케어하는 엄마가 아이와 함께 성장해 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 책을 읽고서 스스로 정말 많이 반성했다.
책을 다 읽은 그 날 어린이집에서 하원하는 아이를 데리러 가는 길에 근처 초등학교에서 공놀이하며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니 저렇게 건강한 것만으로도 정말 큰 축복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이 만약 없었다면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오늘 아침만 해도 어떻게든 먹이려는 아빠와 먹지 않으려는 아이와 한바탕 전쟁을 치룬 뒤였다. 며칠 전에 받은 영유아건강검진에서 키와 체중의 퍼센트가 평균이하로 떨어지고 있어서 잘 먹여야 한다는 얘기를 들은 이후 마치 우리 아이가 뒤처지면 안된다는 생각에 아이의 입맛과 컨디션은 생각하지도 않고, 하루 종일 먹는 칼로리를 체크하면서 목표치를 채우기 위해 먹이려고만 했던 것이다.
나중에 아이가 조금 늦게 말하면 말이 늦다고 또 다그칠 내 모습이 그려졌다.
모든 건 내 아이를 다른 아이와 비교를 하면서 생긴 미움과 상처였다.
그렇게 뭐든 잘하고 잘 크는 아이로 만드는 것은 아이와 부모가 모두 불행한 일이다.
하루 종일 잘 안 먹는 아이로 인한 스트레스와 고민으로 인해 답답한 마음이었는데, 아이를 만나러 가는 길에 이제부터는 아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보기로 다짐했다. 오늘도 아이를 하원 시키러 어린이집에 가면 제일 먼저 와준 아빠를 보며 하루 중 가장 행복해하는 미소로 반기는 아이를 보면 딱 지금처럼만 컸으면 하고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