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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도슨트 임리나 Jul 21. 2024

<오페라>를 보다가 죽는다면

음악이 빛나는 밤에

http://aladin.kr/p/gRtJj

<<활자 잔혹극>>에서는 글자를 모르는 '유니스'가 '오페라'를 보고 있는 일가족을 죽이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글자를 몰랐던 '유니스'가 세상을 어떻게 살아갔는지, 그리고 타인과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도 나온다.

우리는 나와 상대방을 가르는 많은 기준을 갖고 있지만 '글자를 모르는 사람'이란 드러나지도 않을 뿐더러 글자를 알고 있다고 전제하기에 상대방에 대해 알고 이해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다.

더구나 유니스는 자신의 치부라 생각하고 철저히 숨기는 쪽을 선택한다.


그런데 글자를 모르는 '유니스'와 유니스를 고용했던 재클린은 '오페라'를 인지하는 것은 아주 다르다.

유니스는 그저 '음악'이라고만 말한다.

그런데 재클린이 죽기 전에 오페라 <돈 지오반니>를 보며 남긴 메모는 다음과 같았다.

'서곡이 잘림. <라치 다램>의 마지막 소절은 절대 울림 7도가 아님. M의 레코드와 비교할 것.'


누군가에게는 관심도 없고 이해불가인 그저 '음악'일 뿐인데

누군가에게는 가족이 모여 꼭 봐야하고, 들으면서 그 구성이 어떤지, 제목이 무엇인지, 또 각 공연마다 어떻게 다른지 아는 그런 음악이었다.


이 소설에는 '글자를 모르는 사람'을 설정했지만 우리는 서로가 얼마나 다르며 그 차이가 때론 서로를 증오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잘 표현하고 있다.  


모짜르트의 오페라 <돈 지오반니> 그 중에서도 소설 속에 나왔던 <라치 다렘>

La ci darem la mano-그 손을 내게 주오

https://youtu.be/iJnJjpMdT3Y?si=ZbNWyB4gTIidIoDj

글자를 모르는 사람과 글자를 아는 사람은 결국 손을 잡기는 커녕 죽이고 끝나네요.-글 DJ 임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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