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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도슨트 임리나 Jul 23. 2024

아침이슬 그리고 괴테 메달, 김민기

한국인으로 괴테 메달을 수상한 사람은 윤이상, 백남준, 김민기다.

김민기가 괴테 메달을 수상했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

'지하철 1호선' 원작이 독일 작품이기에 괴테 메달을 받았다고 한다.


대학교 시절, 모임이라면 노래가 빠지지 않던 시절이었다.

예를 들어 신입생 환영회라면 돌아가면서 노래 한 곡을 부르는 것이 관례였다.

음치인 나는 이런 자리가 괴로웠지만, 어찌어찌 그 시절을 버티었다.

이제는 어디 가서 노래를 부르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되어 좋기도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노래를 쉽게 들었던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하다.

우리는 모두 주변 사람들의 노래 실력을 적나라하게 알고 있었다.


그 시절에 모임의 마무리는 합창이었는데 그 노래는 당연히 '아침이슬'이었다.

그래서 '아침이슬'은 금지곡이었고 운동 가요라는 인상도 있었지만

모임의 마지막곡으로 함께 불렀기에 훨씬 더 보편적인 노래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

시위에 참여하지 않은 대학생이라도 그 시절엔 수만번은 불렀을 것이다.


'긴 밤 지새우고~'가 시작되면 오늘 이 모임이 끝나는구나 하는 느낌도 들었고

마지막 가시인 '나 이제 가노라~'가 희망적인 앞날을 이야기하는 것 같아 정말 좋은 '마무리곡'이었다.

새벽까지 이어진 술자리 후에 다들 함께 부르면 노래 가사하고 잘 어울린다고도 생각했다.


더 이상 '아침이슬'을 부르며 모임을 마무리하지 않지만, 그 시절 청춘의 마음에 새겨졌던

'아침이슬'은 이슬 한 방울로 시작해 시냇물로 때론 거센 바닷물이 되어 구비구비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아침 이슬'을 보통 명사가 아닌 고유 명사로 만들고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내는 노래를 만든 김민기님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감사 인사를 한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죽어서 노래를 남기기도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https://youtu.be/MNGDKW8BgCw?si=tVMT1oc8Wxc_cn-U

'아침 이슬'을 함께 불렀던 내 청춘들의 사람들을 추억합니다. 글 DJ 임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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