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의 간절한 소망-수술하고 싶어요

너도 암?

by 북도슨트 임리나

최근에 요양병원에 입원한 C는 밝은 성격과 여러 사람들과 두루두루 잘 어울리는 친화력이 정말 뛰어난 사람이었다. C와 대화를 하고 있노라면 웃음이 끊이지 않고 다른 사람 얘기도 잘 들어주는 편이었다


그런 C는 처음 항암치료를 받던 날, 병원에서 진료를 기다리던 중 옆에 앉아 있는 다른 환자분과 대화를 하다가 먹는 걸 잔뜩 얻어온 걸 보고는 정말 C의 친화력을 생각하면 당연하다 생각할 정도였다


만약 긍정적인 성격의 사람이 암에 걸리지 않는다는 ‘설’을 적용한다면 C는 암에 걸리지 말아야할 사람 중 첫번째가 아닐까 싶다


C는 자궁경부암이었다.

자궁경부암이라면 여자들은 국가검진 때마다 꼭 검사를 받고 있고 예방주사도 있다.


나는 솔직히 자궁경부암 검사를 좋아하지 않았다. 아마 나만이 아닐 것이다. 모든 여자들이 싫어할 것이다. 꽤 불쾌함이 드는 검사 방식인데 그런 후에 ‘음성’이란 결과를 듣게 되면 기쁘기 보다는 어차피 멀쩡한데 왜 그렇게 사람을 힘들게 해? 이런 삐딱한 마음이 든다.


그런데 막상 이곳에 있다 보니 국가검진이 고마울 정도로 많은 여성들이 자궁경부암에 걸린다는 통계치는 정확한 것 같았다.


그런 C의 소원은 ‘수술을 하고 싶다’라는 것이다.


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넘 공감되고 또 C의 두려운 마음이 느껴졌다.


난 처음에 암진단을 받고 ‘수술’을 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수술’이 참 무서웠다.

그 무서운 ‘수술’을 위해 검사는 얼마나 많이 했던지 나중엔 검사가 힘들어서 빨리 수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나는 또 수술을 할 때 내 여건 때문에 혼자 수술실에 들어갔다. 그래도 의외로 담담했다.

그러나 막상 수술 후에 어찌나 아프던지 그 통증으로 인해 참 많이도 울었다.


그런데 그런 수술을 C가 하고 싶다는 걸 이해하게 된 것은 수술이 끝난 후에 요양병원에 오고나서였다


요양병원에 있는 사람은 나처럼 수술후의 회복보다는 수술후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위해 와 있는 사람이 많다


그렇다면 왜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 때 요양병원에 오게 되느냐 하면 항암치료는 그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아서 집에서 견디기에는 어려운 경우가 많고 방사선은 매일 다녀야 하기 때문에 병원에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이 여러모로 편리하기 때문이었다.


나는 수술 후에 회복을 하며 앞으로 항암치료를 해야할지 말아야할지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는데 정말 다행히도 항암치료가 필요없다는 결과가 나와서 모두의 축하와 부러움을 받기도 했다.


이제서야 알게 되었지만 암치료에 있어서 수술로만 끝난다는 것은 아주 운이 좋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나도 진짜 너무 기쁘고 감사해서 종교는 없지만 모든 신에게 감사의 기도를 하고 싶을 정도였다.


C도 처음에는 수술 날짜를 잡았다고 했다. 그런데 수술 직전에 너무 크기가 크니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부터 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확히 어느 정도의 치료가 필요한지도 듣지 못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아마 치료를 하며 경과를 봐야했기 때문일 것이다 C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경우가 그럴 것이다


아마 어느 정도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한 후에 수술을 결정하리라 예상만 하는 정도였다


현재 C는 1차 항암치료를 마치고 그 부작용으로 인해 아주 힘겨워하고 있다.


C도 나처럼 맛있는 음식을 즐기고 잘먹는 사람이었는데 항암치료 부작용으로 인해 울렁증과 입맛을 잃은 것이다.


그래서 지난 주말에는 다른 사람들이 외출을 나가고 둘이 남았을 때 우리는 배0의 0족에서 두 끼의 배달음식으로 배가 아닌 입맛을 채웠다.


C가 밥을 함께 먹으며 한 말은

수술하고 싶어요

였다


C는 혹시나 자신이 수술을 못하게 될까봐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암환자들이 막상 겪어보면 수술이 가장 간단한 치료법이고,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가 얼마나 힘든지 깨닫기 때문이었다

종양을 떼어내는 것으로 끝난다면 더 바랄 게 없는 것이다.

C는 수술을 바로 하지못한 자신의 종양 크기가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로 효과가 없을까봐 걱정하는 마음과 또 되도록이면 빨리 크기가 줄어 수술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무서워할 ‘수술’을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이다


나는 C에게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가 끝나면 꼭 수술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이미 그런 사람들도 여럿 보기도 했고, 과거에는 항암치료로 암의 크기를 줄이지 못해서 크기가 크면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요즘에는 크기를 줄여 수술이 가능해졌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C도 두 아이의 엄마로 지방 도시에서 혼자 올라와 서울에서는 아무도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앞으로 입원 기간이 얼마나 길어질지에 대해서도 걱정이 많다.


BTS의 팬이라는 것을 나에게 털어놓은 C가 꼭 수술을 하고 가족들에게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C의 나이는 올해 43세.

C도 너무 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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