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암?
어제 항암치료를 받고 온 p언니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는
“나 이 간호사 본 것 같아”
라고 흥분해서 말을 꺼냈다
“내가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데 이 간호사를 쵤영을 하고 있더라고 그래서 아무 것도 모르고 ‘촬영하나봐요 축하해요’라고 했지. 근데 지금 뉴스 보니까 길거리에서 심폐소생술 한 그 간호사인가봐”
“어머, 그 간호사?”
그 간호사는 며칠 전부터 언론에 떠들석하게 소개된 백모 간호사로 울산에서 지나가던 길에 70대 노인이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심폐소생술을 해서 극적으로 살리고 자신이 간호사라는 말만 남기고 그 자리를 떠났다는 사람이었다
조금 더 기사를 찾아보니 그 간호사는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에 근무한다고 했는데 p언니가 지금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곳이고 내가 수술을 받았던 병원이기도 했다 종양내과는 항암치료를 하는 과이다 혹시 항암치료를 받게 되었다면 나도 만날 수 있었을지도 몰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훌륭하고 고마운 분이라도 치료를 안 받는 게 더 좋은 일이기는 하다)
p언니는 자신에게 직접 항암주사를 놓았던 간호사가 그 언론에 소개된 백모 간호사라는 걸 알고는 너무 좋아했다
“20대 같았는데 주사도 하나도 안아프게 놓고 넘 괜찮았어 “
오랜 입원과 치료를 받다 보면 주사를 안아프게 놓는 간호사라는 말이 최고 칭찬이 되기도 하다
그리고 또 아쉬워한 게 p언니는 그 간호사가 그 간호사인지 몰랐다는 것이다 그래서 무슨 촬영인지도 모르고 그냥 촬영 축하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만약 알았다면 셀카라도 찍을 걸, 사인이라도 받아둘 걸...후회 가득한 얼굴이었다
그래도 그 훌륭한 분과 만났다니!!
우리는 모두 입을 모아 말했다
“언니 너무 운이 좋다 그런 간호사에게 치료 받으니 금방 나을 거야 “
암에 걸린 후 정말 많은 의사와 간호사를 만났다 그리고 의사보다 훨씬 더 많이 자주 간호사를 만났다 외부 사람들과 차단된 채 하루에도 몇 번씩 대화를 하는 유일한 사람이 간호사이기도 하다
그러니 간호사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
나 또한 두달가까이 입원 수술 치료 등을 거치며 무엇보다 고마운 사람들은 ‘간호사’임을 두말할 것도 없다
퇴원을 며칠 앞두고 생각하니 힘들게 일하고 있는 간호사에게 제대로 고맙다는 인사를 했었는지 혹은 냉랭한 말투로 상처를 주지 않았는지 걱정된다
그리고 내가 만났던 모든 간호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p언니는 주사를 맞고 있는 자신의 팔이 텔레비전에 나올지도 모른다고 다소 상기된 얼굴로 뉴스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