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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상도 Jan 30. 2024

도둑맞은 독서력 찾기

요즘 나의 일상을 돌이켜보면 도둑맞은 것처럼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짧게 느껴왔었다. 스마트폰이 원인이었다. 알림으로 도착한 메일, 문자, 카톡과 SNS, 쇼츠 영상 등 하루에 확인하는 횟수가 늘다 보니 책 한 권을 읽는 것도 힘에 부친다. 짧은 시간 안에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어 이런 콘텐츠에 시간을 빼앗길 수밖에 없다. 짧은수록 더 끌리는 숏폼 디지털환경에 노출되면서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것은 당연하게 받아지고 있다.


필자는 스마트폰 중독 자가진단 테스트에서 4개 이상 나왔다. 영국 저널리스트 요한 하리의 ‘도둑맞은 집중력’ 책에서 현대인은 심각한 수준의 집중력 저하를 앓고 있다고 했다. 미국의 10대들은 한 가지 일에 65초 이상 집중하지 못하고, 직장인들은 평균 집중 시간이 3분에 불과하다는 것도 밝혀냈다. 학교도서관을 이용하는 초등학생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책 읽는 아이보다 친구와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더 많았다. 책 읽는 아이라도 5분을 넘지 않아 집중력에 관한 심각성을 절실히 느꼈다. 몰입할 수 있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확신이 없다 보니 주의력에 산만해지고 책 읽는 시간도 깊이 빠지지 못하는 상태에 이른다.



이에 반해 디지털기기는 짧은 순간에 집중도가 높아 몰입도가 깊어진다. 눈으로 보고 익히는 영상과 정보매체 활동은 상당히 몰입감이 높아지는 동시에 집중력도 좋아졌다. 스마트 기기 속 세상은 시공간을 초월해 즉각적으로 정보를 보여주고 재미도 있다. 나에게 필요한 정보만 걸러내어 주는 알고리즘의 편리함과 빠른 속도에 빠질 수밖에 없다. 시간이 언제 지나갔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주의력에 도둑맞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일상의 변화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특히 책 읽을 때다. 책을 몰입해서 읽는 시간도 짧아 한 권을 완독 하는 기간도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 외 글쓰기, 업무에도 영향에 미쳐 심각한 수준에 도달하게 되었다. 독서가 중요하다는 인식에는 공감하지만 스마트 기기의 익숙함이 결국 생활리듬이 깨지고 집중하는 시간도 짧아지는 경우는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어떻게 하면 도둑맞은 독서력을 찾을 수 있을까? 요한 하리는 현대 사회의 집중력 부족에 대해 조명하며 ‘도둑맞은 집중력’에 이렇게 풀었다. ‘몰입’을 “하고 있는 일에 너무 푹 빠진 나머지 모든 자아 감각을 잃은 상태, 시간이 사라진 듯한 상태, 경험 그 자체의 흐름을 탄 상태”로 정의했다. 몰입에서 중요한 것은 현재이며 행위 그 자체이다. 몰입을 더 많이 경험할수록 우리는 집중력 회복에 더 가까이 다가간다고 말했다. 


긴 글을 읽는 게 힘들고 자꾸 스마트폰에 눈길만 갈 때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것들을 제거하고 느린 속도로 천천히 읽어가는 몰입의 상태를 즐겨야 한다. 책 속에 빠지는 순간을 많이 경험할 수 있도록 집중력은 빠르게 극복되며 그 시간이 책 읽는 습관으로 스며질 때까지 나만의 독서력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독서의 근육이 단단해질 때까지 인지하고 흐름이 깨지지 않도록 집중력과 몰입의 힘을 회복하는 시간으로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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