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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아c Oct 18. 2024

아나운서 지인이 말해준 미소의 중요성

제 지인 중에 아나운서가 있습니다. 그 형님과 대화를 하다가 평생 생각하지도 못한 내용을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미소가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각종 방송에 출연하는 형님은 자신을 모니터링할 기회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우연히 카메라가 돌아가지 않는다고 생각한 순간 찍힌 자신의 모습이 화나 보였다고 합니다. 자신은 그냥 이것저것 체크하고 있었는데, 카메라에 비친 모습은 영락없는 화난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아, 내가 무표정일 때 기분 나빠 보이는구나’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주변에 물어보니, 많은 아나운서 선후배들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타인의 의식하지 않을 때 표정은 대부분 어둡고 삭막하고 화나 보인다는 것이죠. 사람은 무표정일 때 화나 보이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셨다고 합니다.


실제로 아나운서 중에서는 일부러 미소를 짓는 노력을 하는 분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때부터 그 형님은 방송이 시작되면 양쪽 입꼬리를 살짝 올렸습니다. 그 표정이 본인에게는 기본 표정이 되었다고 하네요. 그렇게 표정을 바꾸니 자신이 훨씬 화사해 보이고, 밝아 보이며, 덩달아 더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촬영할 때뿐만 아니라 집을 나서고 집에 들어오기 전까지 모든 시간에 은은한 미소를 띠려고 노력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더 좋은 일이 생긴다고 믿으면서.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제가 의식하지 않는 순간에 저를 찍은 사진을 보면 저는 무뚝뚝한 표정을 짓고 있더라고요. 너무 딱딱해 보여서 스스로 놀란 적이 몇 번 있습니다. 와이프가 자주 저에게 "무슨 나쁜 일 있어?"라고 물어보는데, 정말 나쁜 일이 하나도 없어서 “아무 일 없는데”라고 말해도 “아니야, 무슨 일 있는 것 같아"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아무래도 제 표정이 그렇게 보였겠지요. 무언가 생각할 때, 책을 읽을 때, 멍 때릴 때 저는 무뚝뚝한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의도와는 다르게 제 표정이 어두웠던 거겠죠. ‘나도 모르게 타인에게 무섭거나 차가운 이미지로 비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형님이 카메라를 통해 무뚝뚝하고 차가운 사람으로 비칠 수 있는 것처럼.


나이가 들수록 표정이 얼굴을 만든다고 하죠. 제 얼굴이 점점 굳어지는 것을, 제가 평소에 만들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형님의 말을 들은 이후로 저도 의식적으로 연습을 합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좋은 점이 참 많았습니다. 표정을 밝게 하면 기분도 좋아지고, 제가 더 능동적인 사람이 되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은은한 미소뿐 아니라 박장대소를 한 번씩 하기도 합니다. (주변에 사람이 없을 때) 지속적으로 하다 보면 나중에는 무의식적으로 약간의 미소를 짓고 있는 사람이 되고, 조금은 더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봅니다. 


밝은 표정을 지으면 밝은 일들이 모일 것이고, 어두운 표정을 지으면 어두운 일들이 모일 것입니다. 늘 밝은 표정과 미소를 유지할 수 있다면 대부분의 일들이 좋은 쪽으로 흘러가기 시작할 것입니다. 


물론, 늘 밝은 표정과 미소를 유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도 습관이 되지 않았습니다. 조금만 힘든 일이 있어도 표정이 다시 무표정 혹은 우울한 표정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이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다짐해 봅니다. 늘 다정하고 밝은 표정을 짓겠다고. 그래서 나에게 좋은 운을 끌어당기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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