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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스트라 Nov 26. 2020

방탄소년단(BTS)은 잘생겨서 성공했을까

자기다움, 나의 경쟁력

“난 차라리 나 자신 그대로 남아 있고 싶어요.
불쾌하더라도 나 자신 그대로요.
아무리 즐겁더라도 남이 되고 싶지는 않아요.”

 

                                            - 올더스 헉슬리, 《멋진 신세계》 중


 지난 브런치 글 <행복의 조건>이 던진 '자기다움'의 중요성은 로맹 가리도, 하버드 연구팀도, 올더스 헉슬리도 고민하던 인생의 화두다.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인생을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가 아닐까.



 한국을 넘어 전세계에 K-Pop의 위상을 드높이는 보이그룹

 BTS의 성공의 비결은 뭘까?


 외모가 훌륭해서?

 노래를 잘 불러서?

 춤을 잘 춰서?


 글쎄. BTS보다 외모가 더 뛰어난 남자가 없을까.

 더 노래를 잘 부르는 가수는?

 춤을 더 잘 추는 사람은?


 외모나 노래, 춤이 근본적 답은 아닐 것이다.


 "방탄은 ‘총알을 막아낸다’라는 뜻이 있다. 10대는 살아가는 동안 힘든 일을 겪고 편견과 억압을 받는다. 우리 가 그것을 막아내겠다는 심오한 뜻을 담아냈다"라는 그룹명에서 보듯,

 방탄은 10대와 20대 청춘의 생각을 자신만의 언어로 풀어냈다. 학교 시리즈 3부작인 앨범 이름(2 COOL 4 SKOOL 등)에서도 느낄 수 있듯 10대들이 느끼는 삶, 사랑, 사회의 강요와 부조리함들을 10대때부터 꽤 치열하게 살아온 그들의 시각과 에너지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2013년 방탄소년단이 지금처럼 세계적인 그룹으로 성장하기 전, 그들의 인터뷰를 엿들어보자.





기자: 앨범 수록곡들을 한 곡 한 곡 들어보면, 또래 이야기를 담기 위해 노력한 게 느껴진다.


슈가: 타이틀곡이든 ‘We Are Bulletproof Pt.2’든, 멤버들이 다 같이 공감하는 주제에서 시작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써야 우리 세대가 공감하고 음악으로 교감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랩몬스터: 10대와 20대를 대신해서 또래의 이야기를 쉽게 전한다는 것이 방탄소년단의 슬로건이다. 수록곡 중 페이스북에서 ‘좋아요’ 버튼이 상징하는 의미와 그에 대한 감정을 담은 ‘좋아요’라는 노래가 있다. 이 곡 역시 SNS로 소통을 많이 하는 우리 또래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주제로 가사를 쓴 거다. ‘니가 올리는 모든 사진마다 좋아요 남발하는 처음 보는 저 남자 누구야’ 이런 식으로.




 우리 가사로 우리 세대의 이야기를 전하겠다는 방탄소년단의 '자기다움'은

 한국을 넘어 전세계의 또래를 사로잡는 그들만의 무기가 되었다.


 '자기다움'


 그것이 나의 경쟁력이다.



 당신의 이름은 무엇인가?


 당신은 다른 사람이 아닌 당신의 삶을 살고 있는가?







2018년 9월 방탄소년단 유엔 연설   

 

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저는 그룹 방탄소년단의 리더 RM으로도 알려진, 김남준 입니다.

오늘 젊은 세대들을 위한 의미 있는 자리에 초대받게 되어 대단히 영광입니다.    

 작년 11월 방탄소년단은 “진정한 사랑은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LOVE MYSELF 캠페인을 유니세프와 함께 시작했습니다. 전 세계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폭력으로부터 보호하는 END violence 프로그램도 유니세프와 함께 해오고 있습니다. 우리 팬들은 행동과 열정으로 우리와 캠페인에 함께 해주고 계십니다. 진심으로 세상에서 가장 멋진 팬들이십니다!    


 저는 오늘 저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려 합니다. 저는 대한민국 서울 근교에 위치한 일산이라는 도시에서 태어났습니다. 그곳은 호수와 산이 있고, 해마다 꽃 축제가 열리는 아름다운 곳입니다. 그곳에서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저는 그저 평범한 소년이었습니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소년의 꿈을 꾸기도 했습니다. 세상을 구할 수 있는 영웅이 되는 상상을 하곤 했습니다.    


 저희 초기 앨범 인트로 중 ‘아홉, 열살 쯤 내 심장은 멈췄다’는 가사가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때쯤이 처음으로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고,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나를 보게 된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 때 이후 저는 점차 밤하늘과 별들을 올려다 보지도 않게 됐고, 쓸데없는 상상을 하지도 않게 되었습니다. 그보다는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틀에 저를 끼워 맞추는데 급급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내 목소리를 잃어버리고,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도 내 이름을 불러주지 않았고, 저 스스로도 그랬습니다. 심장은 멈췄고 시선은 닫혔습니다. 그렇게 저는, 우리는 이름을 잃어 버렸고 유령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제게는 하나의 안식처가 있었습니다. 바로 음악이었습니다. 제 안에 작은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깨어나, 남준. 너 자신한테 귀를 기울여!” 그러나 음악이 제 진짜 이름을 부르는 것을 듣는데 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막상 방탄소년단에 합류하기로 결심한 이후에도 많은 난관이 있었습니다. 못 믿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우리가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때때로 그저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모든 것을 포기하지 않은 것은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리고 우리는, 앞으로도 이렇게 넘어지고 휘청거릴 겁니다. 방탄소년단은 지금 대규모 스타디움에서 공연을 하고 수백만 장의 앨범을 파는 아티스트가 되었지만, 여전히 저는 스물네 살의 평범한 청년입니다. 제가 성취한 것이 있다면, 이는 바로 곁에 멤버들이 있어주었고, 그리고 전세계 ARMY 분들이 저희를 위해 사랑과 성원을 보내주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어제 실수 했더라도 어제의 나도 나이고, 오늘의 부족하고 실수하는 나도 나입니다. 내일의 좀 더 현명해 질 수 있는 나도 나일 것입니다. 이런 내 실수와 잘못들 모두 나이며, 내 삶의 별자리의 가장 밝은 별무리입니다. 저는 오늘의 나이든, 어제의 나이든, 앞으로 되고 싶은 나이든, 제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LOVE YOURSELF 앨범을 발매하고, LOVE MYSELF 캠페인을 시작한 후 우리는 전세계 팬들로부터 믿지 못할 이야기들을 들었습니다. 우리의 메시지가 그들이 삶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그들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데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를요. 그런 이야기들은 우리의 책임감을 계속해서 상기시킵니다.    


 그러니 우리 모두 한발 더 나아가봅시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이제 저는 여러분들께 “여러분 자신에 대해 말해보세요”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여러분 모두에게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무엇이 여러분을 심장을 뛰게 만듭니까?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여러분의 목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신념을 듣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누구이든, 어느 나라 출신이든, 피부색이 어떻든, 성 정체성이 어떻든, 여러분 자신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여러분 자신에 대해 말하면서 여러분의 이름과 목소리를 찾으세요.    


 저는 김남준 이며, 방탄소년단의 RM이기도 합니다. 아이돌이자 한국의 작은 마을 출신의 아티스트입니다.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많은 흠이 있고, 그보다 더 많은 두려움이 있습니다. 그래도 이제는 저 자신을 온 힘을 다해 끌어안고 천천히, 그저 조금씩 사랑하려 합니다.    


 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여러분 자신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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