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을 가장 맛있게 끓이는 법은?

초보자에게 명상 앱이 좋은 이유

by 서모니카

라면을 가장 맛있게 끓이는 방법은 뭘까?
‘비싼 한우 채끝살을 넣는다.’ ‘좋은 냄비를 산다.’ 이런 사치스러운(?) 대답이 먼저 떠오를 수 있다. 그런데 정답은 놀랍게도 훨씬 단순하다. 라면 봉지 뒤에 적힌 조리법을 따라 하는 것이다.

생각해보라. 거기 적힌 레시피, 아무렇게나 휘갈긴 게 아니다. 대한민국 굴지의 식품회사 소속 석박사님들이 실험실에서 라면만 줄창 끓여가며, 물을 얼마나 넣어야 하는지, 면이 정확히 몇 분 몇 초를 끓여야 가장 쫄깃한지, 분말 스프를 먼저 넣어야 감칠맛이 사는지 등을 연구해서 내놓은 결론이다. 잘 모를 땐 괜히 고집 부리지 말고, 그 사람들이 밤새워 연구한 가이드라인을 따라가는 게 제일 현명하다.


명상도 마찬가지다.
물론 본인이 고수라면 자기 스타일대로 앉고, 숨 쉬고, 알아서 우주와 교신하면 된다. 하지만 솔직히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다는 건, 아직 ‘고수’라기보단 ‘튜토리얼 단계에서 방향키 연타하다가 벽에 계속 부딪히는 초보자’일 확률이 높다. (나처럼.)


나 역시 성격이 급한 데다 반골 기질까지 있어서, 게임을 시작하면 일단 튜토리얼은 스킵하는 편이다. 설명창 뜨면 '다음' 키, 다음 창 뜨면 또 '다음' 키. 뭔가 빠른 길로 가는 것 같은 착각에 취한다. 문제는 나중에 보스방 앞에서 ‘어? 이 기술 어떻게 쓰더라?’ 하며 유튜브 공략을 뒤적이는 내 꼴이다. 결국 시간은 더 쓴다.

명상에서도 똑같다. “앉아서 눈 감고 숨 쉬면 되잖아?” 했다가 30초 만에 심심해서 눈 뜨고 휴대폰 만진 경험, 다들 있지 않은가. 그래서 초보자에게 필요한 건 ‘가이드’다.


명상 가이드를 얻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책을 사서 읽을 수도 있고, 마음 챙김 수업을 따로 등록할 수도 있다. 요즘은 백화점 문화센터에도 명상 강좌가 있으니, 명상도 이제는 필라테스랑 나란히 놓인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이 되어버린 듯하다.


그런데 나는, 초보라면 일단 명상 앱부터 써보라고 권한다. 앱은 언제 어디서든 꺼내 쓸 수 있는 일종의 ‘휴대용 명상 쌤’이다.


앱 종류도 다양하다. 해외에서 가장 유명한 건 Calm과 Headspace. Calm은 잔잔한 자연 소리와 셀럽들의 나긋한 목소리가 특징이다. 마치 “오늘 하루도 수고했어” 하고 귓속말을 해주는 기분. 반면 Headspace는 좀 더 ‘만화책 같은 친절함’이 있다. 캐릭터 애니메이션이 따라 나오고, 기분이 복잡할 땐 어떤 명상을 선택해야 하는지 고르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리고 꼭 눈을 감지 않고 화면을 보며 따라해도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국내 앱도 잘 되어 있다. 코끼리는 국내에서는 가장 잘 알려져 있다. 마케팅이 공격적인 덕일까. 유명인들이 가이드 내레이션을 해주는 세션도 있는데, 솔직히 이 목소리 듣다 보면 ‘명상’보다 ‘성덕 체험’에 가까운 기분이 든다. 반면 마보는 더 담백하다. 연구 기반 콘텐츠라서 ‘과학적으로 증명된 명상’을 원한다면 마보가 적합하다.

앱마다 색깔이 다르니, 새로 살 스마트폰 고르듯 신중히 비교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겠지만… 초보 단계에서는 그냥 아무거나 깔고 눌러보는 게 낫다. 어차피 대부분 무료 체험판을 제공한다. “이 앱은 내가 너무 좋아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나와서 집중이 안 돼!” 같은 부작용(?)이 생기면 그때 갈아타면 된다. 일단 시작을 하는 게 중요하다.


명상 앱을 쓰면 좋은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첫째, ‘가이드=안전망’이 되어준다.
초보가 가장 먼저 하는 실수는 나‘ 잘하고 있나?라’는 불안에 빠지는 거다. 눈을 감고 앉아 있으면, 10초 만에 머릿속에서 ‘내일 회의 발표 자료 저장 잘 해뒀겠지?’ ‘냉장고에 있는 두부, 날짜 지났나…’ 같은 잡생각이 흘러넘친다. 이때 앱이 “괜찮습니다. 잡생각이 떠오르면, 다시 호흡으로 돌아오세요”라고 말해준다. 앗차, 돌아가야지.


둘째, 경험이 쌓이면 ‘가이드=발판’이 된다.
처음엔 안내 멘트가 없으면 길을 잃지만, 몇 달 하다 보면 자연스레 내 호흡 리듬을 찾게 된다. 어느 순간부터는 앱을 켜지 않아도, 버스 안에서 눈을 감고 심호흡하는 것만으로도 명상 상태에 들어갈 수 있다. 앱이 훈련용 자전거의 보조바퀴 역할을 해주는 셈이다.


셋째, ‘습관화’가 쉽다.
사람은 은근히 알람에 약하다. 매일 저녁 10시에 앱이 “오늘도 마음 돌봄, 시작해볼까요?”하고 물어보면, 웬만하면 눌러보게 된다. 그냥 넘기기엔 양심에 찔리거든. 괜히 헬스장 퍼스널 트레이너가 메신저로 “회원님, 오늘도 오실 거죠?”라고 말을 거는 게 아니다. 혼자서는 그냥 넘길까 싶던 루틴도, 누가 건드려주면 어쩔 수 없어서라도 가게 된다. 이게 나 혼자만의 약속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는 거다.


결론은 간단하다.
명상, 알고 보면 라면 끓이는 거랑 다를 게 없다. 처음에는 ‘고수의 감각’ 같은 건 필요 없다. 그냥 이미 연구 끝난 가이드라인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게 제일 효율적이다.


그러니까 앱을 한번 깔아보자. 처음부터 결제할 필요도 없다. 무료 체험판을 이것 저것 돌려 써보고, 마음에 맞는 걸 고르면 된다. 그렇게라도 시작하면, 언젠가는 ‘가이드 없이도 혼자 호흡에 몰입할 수 있는 날’이 온다.

그때쯤이면 아마, 라면 봉지 뒤 레시피 없이도 물 양을 눈대중으로 재고, 스프를 딱 맞는 타이밍에 털어 넣는 ‘라면 고수’가 된 것처럼, 당신도 어느새 ‘명상 고수’가 되어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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