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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verly Story Sep 03. 2024

해양동물에게 사랑과 감사를 전하는 곳, 아쿠아리움

미국, 죠지아와 롱비치 아쿠아리움.  그리고 샌디에이고 씨월드 2

미국, 죠지아와 롱비치 아쿠아리움.  그리고 샌디에이고 씨월드 1

안녕하세요. 잠시 뜻하지 않은 연재 휴무를 했습니다. 

8월은 12월만큼 숨쉴 수 없이 바쁘고 많은 일들이 진행되는지라 글쓰기가 버거웠습니다. 여행, 새벽에 듣는 온라인 수업과 아이들 뒷바라지와 개학, 아이 생일파티등 분주함에 글 업로드가 미뤄지고 늦어졌습니다. 

이번에 느낀 점은 글쓰기는 급히 쓸 수 있는 작업이 아니란 것이었습니다. 

계속 글쓰기는 해왔지만 시간과 감정, 졸음에 쫓겨 적어진 글은 다시 읽어보는 저에게도 숨이 가빠 보이고,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를 정도였어요. 계속 연재가 늦음에도 불구하고 떠나지 않고 계셔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쿠아리움 


물과 바닷속 생물들이 가득한 아쿠아리움(수족관)은 대부분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소다.     

그래서 우리 가족처럼 어린이를 둔 부모님들이라면 나들이 장소로 아쿠아리움을 즐겨간다.

 

아쿠아리움은 저마다 특색이 있다.


한국 서울 코엑스 수족관을 방문한 적 있는데, 도시 빌딩 내 위치한 수족관이라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었다. 

한국 전통적 테마로 실내 디자인된 곳이나 공중전화박스 안에 물이 가득 차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다니던 모습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당시 유아였던 첫째 아이가 풍선을 들고 그곳을 즐겁게 뛰어다녔던 추억이 있다.  


롱비치 아쿠아리움 Long Beach Aquarium 

남부 캘리포니아에는 엘에이 근교 롱비치 아쿠아리움이 있다. 

바닷가 근처에 햇빛을 받아 반짝거리는 큰 현대식 건축물이 있는데, 고래를 연상시킨다.

LA 근교, 롱비치 아쿠이라움 Photo by Beverly Story 

실내로 들어서면 거대한 고래가 공중에 떠 있다. 마치 그 고래가 우리를 내려다보는 듯하다. 

이 아쿠아리움은 1,2층으로 나누어져 지역별 혹은 종류별로 해양생물을 나누어 놓았다. 중간에 큰 물탱크에는 물개나 가오리 등 큰 해양동물이 헤엄치고 다닌다.  


야외 공간은 주로 만지기 체험을 할 수 있게 준비되어 있다. 그곳에서 아이들은 가오리, 작은 상어나 해파리를 두 손가락 쫙 펴 온화하고 점잔게 살살 만져본다. 아무래도 어린이들이라 직원이 아이들에게 조심스레 만지는 법을 잘 알려주며 해양동물을 함부로 대하지 않도록 일러준다. 더불어 그 동물의 거주지역과 생태환경등에 대해 설명해 주는 것도 잊지 않고, 아이들의 온갖 질문에도 친절히 답해주었다. 

    

실내에서는 가까운 캘리포니아 지역 바다에서 나는 해파리부터 멀리 아마존 열대우림지역에서 온 물고기와 양서류등 다양한 해양 생물들을 만날 수 있다. 


2024년 여름, 지금은 개구리 특별전이 진행되고 있는데, 내셔널 지오그래피 영상이나 잡지, 혹은 학교 프로젝트를 하며 온라인상에서 사진으로만 봐왔던 독개구리를 종류별로 볼 수 있었다. 어른 엄지손톱 크기만 한 작은 개구리는 선명하고 이쁜 색상을 가졌는데 앙증맞아 귀엽다. 물론 그들을 만진다면 치명상을 입을 것이다.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고 말이다.


해양동물, 식물만이 아니라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는 환경 문제에 대해서도 배웠다.   

터치풀 touch pool에 긴 줄을 서 있는 동안, 그 곁에  한 봉사자가 바다 환경과 오염 관련 상태, 동물 구조 관련 및 플라스틱 쓰레기등의 이야기를 해 준다. 아쿠아리움에서 아이들이 사랑하는 동물을 만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그 동물들이 사는 바다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알려주었다.


해양 생물 외 요즘은 디지털로 제작된 교육 관련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시청각 교육에 큰 역할을 한다. 

모니터로 아이들이 해양생물을 선택하고 직접 컬러링 해서 벽에 있는 큰 화면에 본인이 그린 그림을 올려 보냈다. 다음 아이들이 그림을 띄우면 사라질 수도 있으므로, 아이는 얼른 자기가 탄생시킨 세상 하나밖에 없는 디지털 아홀로틀 Axolotl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아이들이 직접 컬러링한 해양생물들이 마치 생명을 가진채 애니메이션화 되어 큰 디지털 자연에 나타나 움직인다. Photo by Beverly Story
둘째가 컬러링을 한 아홀로틀.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이가 행복해했던 디지털 펫. Video by Beverly Story 


조지아 아쿠아리움 Georgia Aquarium

미국에서 가장 큰 수족관이면서, 세계에서 가장 큰 아쿠아리움 중 6번째 (한때는 1위)는 애틀랜타, 죠지아에 위치해 있다. 


죠지아 아쿠아리움은 (Georgia Aquarium) 고래상어( Whale Sharks)가 유명하다. 미국에서 가장 큰 수족관인 만큼 고래, 상어, 대왕쥐가오리( Manta rays), 귀상어 (Hammerhead shark) 등 쉽게 보지 못하는 거대한 해양 동물들을 만나며 아이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거대한 탱크 앞에서 아이는 마치 물속에 잠수함을 타고 내려간 듯 바닷속을 들여다보았다. 

탱크 유리벽에 착 달라붙어 있으면 마치 바다 아래 바닥에 앉아 그 세상에 스며들어 있는 느낌이다. 그게 좋은지 아이들은 유리벽에 딱 붙어 앉아 한참을 바라보았다. 

 

거대 해양동물 외에도 바다사자, 돌고래, 희귀한 흰 악어등 다양한 해양 동물, 파충류, 양서류와 식물들을  볼 수 있다. 시간에 따라 아이들이 좋아하는 펭귄이 아장아장 걸어가며 방문객들의 사랑을 듬뿍 받기도 한다. 


이곳 또한 아이들이 만질 수 있는 터치 풀 touch pool이 잘 되어 있어, 아이들에게 시각뿐만 아니라 촉각도 느끼며 교육할 수 있다.  


아이들은 코팅된 물고기 차트를 가지고 다니며 수많은 물고기 속에서 차트 속과 같은 물고기 찾는 즐거움에 수족관 곁을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photo by Beverly Story
펭귄이 아장아장 걸어나오는 시간 사람들은 둘러싸고, 큰 영상화면에 라이브도 켜진다. / 아이들은 한참을 탱크곁에 앉아 즐겼다. Photo by Beverly Story


씨월드 

샌디에이고 씨월드도 아이들은 엄청 즐거워한다. 

씨월드는 야외에서 해양동물을 만나면서 후름라이드, 롤러코스터 등 여러 가지 놀이기구도 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여름에 그곳에서 후룸라이드를 타고 흠뻑 젖으면 그저 시원할 뿐이다. 


이곳은 돌고래쇼를 한다. 특히 범고래 Orca의 쇼는 항상 만석이다. 

개인적으로 돌고래나 고래쇼를 즐거이 보는 편이 아닌지라, 아이들을 위해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들어갔다. 그런데 걱정과는 달리 서커스와 같은 그런 돌고래 묘기쇼라기보다는 돌고래와 범고래, 물개등을 아이들과 관객들에게 설명하는 프레젠테이션을 보는 듯했다. 


물론 지능이 있는 그런 거대 야생동물들을 가둬둔 거부터가 동물 학대일지도 모르지만, 마냥 학대라고 하기에는 경솔하다고 생각되었다. 

적어도 씨월드에서 본 공연은 관리인들의 동물에 대한 따뜻함도 느껴졌었고, 이렇게 해야 학자들도 해양생물을 연구하고, 인간이 바다세상을 알아가고 이해할 서 있게 된다. 더불어 어린 세대들이 해양생태계와 동물을 배워갈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하는 곳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범고래 쇼를 보는 내내 아이들은 행복해 보였다. 범고래가 우리에게 뿜어대던 물벼락은 맞아도 즐거웠다. 

동시에 같은 탱크만 평생 돌다 보니 한쪽으로 치우친 등지느러미를 가진 성인 범고래를 보면 마냥 행복하게 웃을 수도 없었다. 그저 고맙고 미안했다.  


범고래 Orca를 좋아하는 둘째는 쇼가 마친 후 탱크 아래쪽에서 고래를 기다렸다. 

그가 올 때마다 아이는 껴안는 포즈를 취했다. 아이는 고래와 교감하고 싶어 했고, 뭔가를 계속 속삭였다. 

무슨 말을 했는지는 비밀이란다. 


우리 눈에는 거대한 탱크지만 태평양과 대서양을 누비고 다니는 범고래에게는 협소한 곳이다. 

그런 곳에서 매일 같은 방향으로 반복해서 돌고 도는 범고래. 그런 야생 습성을 가진 거대 해양 동물은 이런 아쿠아리움이 아니라면 아이들이 가까이에서 그들을 볼 수 있는 기회는 없다. 

고래, 물개, 가오리 등을 눈앞에서 보는 아이들에게 책이나 글과 그림, 동영상으로 배우는 것보다 눈으로 보고 만지며 전문가의 설명으로 배우는 이 시청각 교육이 얼마나 소중한 경험인지 모른다. 


더불어 아이들은 그런 동물을 아끼고 보호해야 한다는 것도 배운다.  아이러니하지만 해양 야생동물들의 희생으로 가르쳐지는 교훈들이다.  


거대한 고래, 돌고래, 상어들이 그런 수족관에서 하루종일 돌고 도는 일상을 하는 모습을 생각하면 사실 가슴이 아프다. 

앞서 언급했던 핀이 한쪽으로 기울어진 고래는 20년을 고정적으로 헤엄치다 보니 한쪽만 벽에 부딪혔기에 핀이 그리 되었다고 했다. 사람 손을 탄 해양동물이나 동물들은 야생으로 돌아가도 살아남기 어렵다.  


미국에서는 일단 동물들을 많은 관심과 정성으로 돌보기에 굶기거나 폭행을 하는 동물 학대는 없다고 믿고 싶다. 수족관 동물 덕분에 학자들은 연구를 하고, 아이들은 그런 해양동물을 만지고 학습하고 탐험을 하며 내가 살아가는 지구를 알아간다.  

올카야 고마워. 아이들에게 미소 짓게 해 줘서.  Record by Beverly Story


개인적으로 성인이 된 후 돌고래쇼를 굳이 찾아보지는 않았다. 특히 2009년작 다큐멘터리 < 더 코브 The Cove >를 시청한 후 고래 공연은 절대 보지 않았다. 

배경은 일본이었다. 세계 각국 아쿠아리움에 보낼 돌고래를 사냥하는데, 그중 가장 외모가 반듯하고 소위 팔 수 있는 품질의 돌고래를 제외하고 모두 죽였다. 영상 속 핏빛 바닷속에서 유아 수준의 지능을 가진 돌고래들은 그 고통에 슬픈 비명을 질러댔다. 마치 홀러코스트 영화를 본 느낌이었다. 그 비명이 귀에 선했다. 

그들은 돌고래들을 돌려보내면 안 되나? 납성분 많은 돌고래 고기를 먹어야만 했을까. 

그 후 당연히 아쿠아리움을 멀리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아이들이 태어난 후 나도 어쩔 수 없이 몇 번 돌고래쇼를 볼 수밖에 없었다. 앞서 언급했듯 미국은 서커스처럼 쇼를 하는 그런 공연이 아니라, 아이들 포함 일반인들에게 친근하고 재미있게 생태계 이야기부터 시작해 여러 정보를 알려주었다. 꽤 괜찮은 프레젠테이션이었다. 

고래에게 높은 점프와 고난도 포즈를 시키는 게 아니어서 안심했었다. 사실 남미지역 국가중에는 여전히 돌고래들을 감금하고 학대하며 서커스처럼 공연을 시키는 곳도 있다 들었다. 

  

고래가 우리에게 장난치 듯 큰 꼬리로 물살을 일으켜 우리를 흠뻑 적셔도 웃음이 나왔다.  


아이들이 아쿠아리움이나 동물원을 다녀오면, 지구에 존재하는 인간 외 생명체들을 보고 배우고, 가끔 그들과 교감하기도 하며, 동물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배워올 수 있어 좋다.


그곳 전문가의 설명이나 책, 영상, 학교 수업 등을 통해서 이미 아이들은 해양 생태계 지식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아이들의 관심은 점점 지구와 생명체를 향한다.


실제로 지인의 십 대 아들은 지난 몇 년 여름방학 동안 하와이로 이사 가신 외할머니댁에서 지내다 보니 고등학생이 된 지금 해양 생물학 (Marin Biology)을 전공하고 싶다고 했다. 그 아이는 이전부터 컴퓨터 공학에 관심이 있던 아이였다.  그만큼 아이들에게는 경험이 중요한 것을 알 수 있다. 


고마움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의 희생이 없다면 인간이 그 세상을 알아갈 수 없다. 

모두가 바다와 밀림을 탐험하며 배울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좋아하기에 자주 방문하고, 어쩌면 그래서 아이들이 해양동물을 아끼기도 하는 거 같다. 


세상 어느 곳에선 여전히 해양동물들이 인간에게 포획되어 비싼 값에 팔려 수족관으로 이송되고 있을 거라 생각된다.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기는 몹시 나쁜 곳도 있겠지만, 샌디에이고나 하와이처럼 연구진이 배치되어 학문적으로 이용되는 곳도 있다. 그들은 다른 생명체를 연구하고 그 지식을 다음 세대로 잇는 일을 하는지라 해양 동물의 희생은 계속 이어질 것 같다. 다행히 대부분 해양생물학자들은 그들이 하는 일과 생명체들을 사랑하는 모습이었다. 


그런 동물들의 희생에 보답하는 것은 부모들이 자녀에게 올바른 교육을 시키는 것이 아닐까.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당부하는 것은 이 모든 체험이 재미와 구경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갇혀있는 저 귀여워 보이는 야생 동물들에게) 적어도 고마워할 줄 알아야 하는 거다. 


"저들도 바다 밖 어디선가 가족이 있을 수 있어. 저렇게 핀이 휘어졌지만 너네를 위해서 소리도 내고 묘기도 하면서 친해지려는 거야. 저들도 3-4살 유아들처럼 지능이 있고, 우리와 함께 지구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들이란다."


딸이 범고래에게 속삭이는 것처럼 엄마인 나도 중얼거려 보았다.

"올카야 고마워. 우리 아이들을 웃게 해 줘서."

 

그리고, 

아이들에게 바다 환경 및 오염등의 문제도 알려줌으로써 생물만이 아니라 아이들이 플라스틱 사용등에 관련된 환경문제도 알게 되면서 많은 교훈을 받을 수 있어 좋았다.   


물론, 여행의 끝은 어김없이 아이스크림.

더운 듯 시원한듯한 여름밤에 먹던 아이스크림은 여행의 마무리로 안성맞춤이었다.  




*영상은 볼륨을 줄여주세요. 제가 무음으로 하는 법을 몰라서 올렸더니 잡음이 많습니다. ㅜㅜ

범고래와 교감하려던 8살 둘째양. SeaWorld, 샌디에이고 Photo by Beverly Story
리스트를 보며 물고기 찾기에 여념이 없던 아이들, 죠지아 아쿠아리움  Photo by Beverly Story
마치 만화영화 모하나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환상적인 움직임으로 헤엄치던 대왕쥐가오리 (Manta rays) 죠지아 아쿠아리움 Record by Beverly Story
죠지아 아쿠아리움 Recorded by Beverly Story 
입구천정에 걸린 거대 고래 조각 / 알록달록한 터치풀 (touch pool) / 아이들 곁으로 다가와 사진촬영을 하게된 물개님 Photo by Beverly Story
한참 진행중인 개구리전 / 롱비치 아쿠아리움 Photo by Beverly Story
상어 만지기 상어 외 가오리, 큰 해파리등 다양한 터치 활동을 할 수 있다. / 롱비치 아쿠아리움 Recorded by Beverly Story 

Copyright 2024. Beverly Story (BS, Agnes) All rights reserved


https://www.georgiaaquarium.org/

https://www.aquariumofpacific.org/

https://seaworld.com/san-die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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