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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verly Story Sep 21. 2022

Coffee Break_일일

우리들의 수다 @ 시애틀 Seattle

친구를 만나러 커피숍에 갔습니다. 얼마 전 다녀온 여행은 어땠냐 물어봅니다.

그리고 신나게 여행 가서 느낀 점과 관광했던 것을 이야기하며 떠들다가, 의식의 흐름대로 뜬금없는 아무 이야기로 넘어가는 우리들의 수다.. 코비드 팬더믹 동안, 전에 항상 떠나던 여행이 그리웠고, 커피 브레익이 부쩍 필요했던 그때... 친구와 침 튀기며 이야기하던 비말 토크가 그리웠어요.. 



굿모닝 시애틀…

카푸치노 @ 시애틀 커피웍스


커피의 본고장.. 

시애틀에 갔다. 

마침 11월이라 나뭇잎들이 한참 낙엽이 지고 있던 계절. 

그래서인지 한 나무에 초록에서 노랑으로, 그리고 노랑에서 붉은 낙엽으로 수채화 같은 나무가 세상 이쁜 모습으로 서 있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나무에서 떨어진 노랑, 갈색 낙엽들이 길바닥에 뒤엉켜 있는 모습도 작품의 한 장면 같았다. 아마도 메마른 캘리포니아에서 지내다 보니 그렇게 습했던 한국의 장마도 그리울 정도인데, 시애틀의 촉촉이 젖은 갓 떨어진듯한 색색 낙엽들이 뒹구는 그 길바닥 조차도 감성적인 화풍으로 보이는 거 같았다. 


역시나 비가 오니 커피의 본고장인 곳에서 커피 생각이 안 날 리가 없지. 향긋한 커피를 찾을 수밖에 없는 그런 날씨였다. 11월이라 싸늘한 공기와 함께 촉촉이 젖은 길거리를 우산 쓰고 걷다 보면 따뜻한 카푸치노가 생각납니다. 토독토독 우산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도 시애틀스러웠다. 


시애틀 커피는 근사합니다. 진한 커피 향에  뽀송한 거품은 그저 부드럽기만 했지요..

꾸밈없이 수수한 커피잔. 

커피맛에 자신이 있다고 자부하는듯해 보여요. 

그 잔들은 주문한 커피마다 다른 모양으로 생겼습니다. 손잡이도 없는 투명한 작은 유리잔에 따뜻한 카푸치노가 나오는 건 미국에서 처음 보았지만, 오히려 그 잔 덕분에 커피맛이 더 새로웠어요. 


밖에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낙엽이 물들어가는 금빛 은행나무들을 보며 한 모금씩 들이키는 시애틀 커피는 기분을 정말 좋게 해 줍니다.


그렇게 창문 밖을 내다보며 잠시 멍.. 때리면서도 친구와 수다를 떨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요. 

만약 커피를 사랑하는 분이라면, 시애틀에 로컬 커피숍을 찾아다니는 여행 코스로 스케줄을 짠다면 재미있는 테마여행이 될 거 같아요. 실제로 그런 여행객을 만나기도 했고,,  



Seattle coffee works 커피숍

 큰 기대 없이 방문했던 시애틀. 

작고 향기로운 로컬 커피숍만이 아닌 맛집 투어 플랜을 짜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너무나 많은 맛집들이 있지만, 우리 일행은 여행시간과 동선 상  퍼블릭 마켓 (public market)을 공략했지요. 


그곳은 다양한 먹거리가 가득한 곳이에요. 스타벅스 커피 1호점이 여전히 영업 중이고, 그곳을 기념으로 방문하는 관광객들에 의해 줄도 길었어요.  퍼블릭 마켓은 수산시장을 끼고, 크고 작은 먹거리 마켓이 많았습니다. 그곳에는 맛난 던지넌스 크램(게), 싱싱한 굴이 종류별로 나오는 오이스터 전문집, 오래된 수제 도넛가게, 클램챠우더 슾과 랍스터 샌드위치가 유명한 집, 각종 스타일의 호빵과 왕찐만두를 파는 작은 중국 가게, 한식, 오마카제 일식집, 피자집 등..  각 한입씩만 먹어도 배가 불렀던 그런 즐거운 맛집 투어였습니다.


참고로 팁을 드리자면, 어떤 가게는 줄이 아주 깁니다. 랍스터 샌드위치를 위해 우리가 그 긴 줄을 멍하니 기다리긴 아깝지요. 그래서 여러 명이 갔을 경우 팀워크가 필요합니다. 일행은 줄에 서서 기다리고 나머지 한두명은 빠른 걸음으로 한 블록 밑에 있는 중국 빵집에 가서 찐빵과 찐 왕만두를 얼른 사서 갑니다. 물론 너무 많이 사서 먹으면 배가 불러 다음 음식 맛이 떨어지므로, 좋아하는 종류별로 한두 개 아쉬운듯한 양을 삽니다. 그래서 우린 줄을 선채로 따끈한 카레 찐만두, 왕만두를 호호 거리며 나눠 먹었지요. 줄 선 다른 사람들은 허기짐에 당연히 부러워하고, 성큼성큼 다가와 그 왕만두 어디서 삿느냐며 물어왔습니다. 물론 그들 중 몇 명은 당장에 사러 뛰어갔었지요. 


여행과 음식은 뗄 수 없는 관계죠. 

어느 지역에 여행을 가면 그 지역에서 유명하거나 상징적인 음식을 입맛과 상관없이, 한번 먹어보는 것 또한 큰 재미거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만약 실패한다면 김영하 소설가님의 말씀처럼 그 실패는 글로 적어지겠지요.   




가이드편  

시애틀은 커피 말고도, 세계적인 보잉사도 있고, 빌 게이츠를 포함한 여러 유명 인사들이 사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시애틀 내 곳곳을 다니며 여러 기념비 및 동상을 보는 재미도 솔솔한데, 괴상해 보이는 Fremont troll이나 2층 높이 정도로 키가 큰 Hammering Man이 그중 하나이다. 


*Public Market Center 퍼블릭 마켓 센터

앞서 맛집 때문에 잠시 언급한 퍼블릭 마켓 센터는 수산시장을 끼고 있는 바닷가에 위치한 전통 마켓이다. 한 유명 생선가게는 손님이 생선을 구입하면, 직원들이 함께 소리를 지르며 그 생선을 던지고 받고 하는 그런 간단한 퍼포먼스도 보여주기에 시장만의 재미가 솔솔 하다. 그래서 그 주변에 관광객들이 기다리기도 한다. 


가지런히 진열된 과일집과 야채가게들, 많은 수산물들, 그리고 생각보다 많았던 꽃가게들과 먹거리 가게들, 그 외 공예품 등 다양한 샵들이 한 곳에 모여있다.  어시장에 늘어서 있는 많고 다양했던 꽃들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각 가게들마다의 미국 빈티지스러운 간판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다.  


스페이스 니들 Space needle과 시애틀 센터 Seattle center

스페이스 니들은 시애틀의 랜드마크이다. 시애틀에서 꼭 방문해야 한다는 그곳.  높은 곳에 올라, 서서히 움직이는 바닥에 서있으면 저절로 시애틀을 한눈에 빙그르르 볼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그 주변으로 시애틀 센터가 있는데 그곳에 Museum of Pop Culture와 크게 자리 잡은 놀이터는 어른에겐 쉼과 아이들에게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아무런 정보가 없어도 한눈에 프랭크 게리(Frank Gehry)의 건축 작품이란 걸 알아볼 수 있을 만큼 MoPOP 빌딩은 눈이 부셨다. 쇳덩이 파도가 넘실대며 다가오는 듯해 보이기도 했고, 우리나라 한복의 치마선이 날리는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던 이 빌딩은 그의 다른 작품들 보다도 더 인상적이었다.  


이 뮤지움 외에 시애틀에 The Museum of Flight이나 Bill and Melinda Gates Foundation Discovery Center 등과 같은 박물관도 가볼 만하다. 사실 시애틀 핫도그도 뉴욕만큼 유명하다고 한다. 많이 걷고, 아이들도 놀이터에서 놀고 시장할 때 간식으로 그 옆 노점에 파는 시애틀 핫도그를 한 입 크게 먹는다면 더없이 행복하게 그날 여행의 마무리가 될 거 같다.

Museum of Pop Culture

  

* Starbucks Reserve Roastery & Tasting Room

1971년 Pike place market에서 스타벅스의 오랜 여행이 시작되었다..로 글문을 연 짧고 간결한 문장이 입구 벽에 새겨져 있었다. 세상 사람 다 아는 스타벅스인데도 불구하고, 그들이 누군인지 커피 향이 묻은듯한 문장으로 새겨진 친절한 글을 나도 모르게 서서 보았다.  공장 같은 모습의 거대한 로스팅 머신과 제각각 기능을 가진 시스템들, 이쁜 오븐들, 깔끔하게 차려져 나오는 음식들은 향도 맛도 다 즐거울 수밖에 없었다. 그곳에는 일반 스타벅스 기프트 섹션에는 없는 원두,  에코백이나 컵, 다른 굿즈들이 널려있었다. 


직접 로스팅을 하는 곳이니 만큼 들어서자마자 진한 커피 향이 가득한 공간이었는데, 이곳은 관광객이 많아서 그윽한 타임을 가지기에는 조금 분주했다. 




커피브레익중 아무 수다 편 - 기분

그래서 말이지,,


비가 많이 오는 시애틀은 당연히 사람을 갬성적이게 만드는거 같아요. 그래서 문득 들은 생각이 말이지,, 아가를 출산한 후 한달에 한번은 많이 예민해지는 거 같아요. 감성적이게 되기도 하고 내 기분이 거센 파도가 된 마냥 오르락내리락 뒤치락,, 그러다가 가족들 앞에서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해요. 물론 그 후회는 더 크고 반성도 하지만, 그 한 달 후는 또다시 내 몸속에 토네이도가 일듯 감정들이 격분하여 나를 지치게 합니다. 이젠 아이들이 좀 커서 설명을 하고, 생리현상임을 미리 이야기하여 양해를 구하는 듯 경고도 하는 듯, 때론 '엄마가 예민한 시기야~" 하고 미리 알리기도 합니다. 날 조심하라고. 그냥 피해. 

육아, 가사만큼 힘들어진 부분이 그런 호르몬 태풍이 가끔 몰고 오는 쓰나미 같은 감정 폭풍이 아닐까 생각해요.  그렇게 날카로울 땐 엄마는 어떤 모습을 보일까요.

그림) 여우 사이코 엄마, 날카로운 고양이 엄마, 괴물 엄마 - 웃자는 거예요 ㅋ


Writing, Photo, Drawing by Ag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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