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월간도모
당신은,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입니까?라고 누군가 물었다.
어떤 사람에게는 너무 쉬운 질문이 될 수도, 어떤 사람에게는 잔인하고, 두려운 질문이 될 수도 있다. 콘텐츠 하나, 미팅 하나, 제안서 하나까지도 남과 해야 하는 커뮤니케이션 업에서 운에 기댈 수밖에 없는 영역이 바로 동료이다. 좋은 동료가 생겼다는 것은 나의 퍼포먼스가 올라간다는 말이며, 힘든 동료가 생겼다는 것은 고생길이 열렸단 말이다. 그래서 도모에선 동료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하고,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가 되라는 정책을 많이 만든다. 1년에 3번 하는 DR2(프로젝트 팀 대면 피드백), DR1(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인지 체크), 프로베이션 평가, 승진 평가에서 동료 의견이 절대적으로 반영된다.
이 시스템의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조직을 바라보는 인식의 지대가 각자 다르다는 것이다.
#1 안전지대
조직 내에서 안전함을 느끼는 지대다.
내가 무슨 말을 하던, 어떤 행동을 하던 나를 믿고 지지해 줄 사람이 많다고 스스로 느낀다.
이곳에서는 스트레스가 거의 없고, 편안함을 느끼는 지대다.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새로운 도전이나 열정 등을 적기 때문에 자칫 루즈해질 수 있다.
#2 학습지대
새로운 일, 새로운 경험 등 기존에 없던 능력으로 해결해야 할 이벤트가 발생한다.
안전지대보다 스트레스는 높아지고, 압박감도 발생한다.
학습지대는 고단하지만, 그 일을 완수했을 때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안전지대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3 불안지대
스트레스가 극대화되면 이 영역으로 들어온다.
삶의 모든 것들이 불분명해지고, 상상의 안전지대로 숨고 싶은 마음만 계속 높아진다.
루틴이 무너지고, 관계, 커리어, 삶의 질 등 내가 가진 많은 것들이 파괴된다.
이 지대가 무서운 것은 전염성이 높다는 것이다.
도모얀으로서의 삶
직장을 다닌다는 것은 이 안전지대와 학습지대를 오고 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안전지대에 너무 치우치면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고, 학습지대에 너무 치우치면 냉소적이게 된다. 조직 운영이라는 것은 어쩌면 안전지대에 너무 깊게 들어가 있는 사람을 밖으로 끌어오고, 학습지대에만 집중한 사람을 안전지대로 밀어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나도 사람인지라 이 밸런스를 놓치면 안전지대로 숨고 싶다. 익숙한 사람과의 대화, 그들과 함께하는 일,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만을 보내는 것들 말이다. 그래서 최근 뉴커머로 오신 분들에게 굉장히 미안하다. 기존 멤버들이 기존 멤버들이 만든 안전지대에 너무 숨어 있는 건 아닌지 말이다.
런던경영대학원(LBS)의 게리 해멀(Gary Hamel) 교수는 사람이 직장에서 보여줄 수 있는 역량을 여섯 단계로 설명했다.
Level 1-3
처음 온 조직에서 온 사람은 본성에는 맞진 않지만 조직에 순종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성실함을 보여준다.
그 결과로 전문성을 얻어간다.
여기까지는 모든 직장에서 동일하게 나올 수 있는 역량이다.
Level 4-6
그렇지만 더 매력적인 윗 단계가 존재한다.
직장에서 얻어진 레벨 1-3 역량을 통해 원하는 분야나 방식을 적극적으로 이끌 수 있다.
그 토대 위에 어떻게 하면 다르게 할 수 있을까?라는 창의성을 얻습니다
마지막으로 그걸 가능하게 만드는 열정의 단계에 도달한다.
우리가 일하는 방식
Level 3까지는 어떤 조직이든, 자연스럽게, 누구나 얻을 수 있다.
그렇지만 Level 4-6에 있는 동료와 함께 일한다는 것은 도모로써는 선물 그 자체이다.
그 선물을 받기 위한 필요조건은 자율적 조직문화라고 배웠다.
그래서 더 어려운 영역입니다
스스로 만든 안전지대에서 나의 플레이를 했다면, 학습지대와 안전지대를 휘져으며, 팀 플레이를 하는 도모얀들이 늘어나갈 바란다. 우리 일은 혼자 하는 일이 아니다. 우리가 모여 있는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