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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란 Oct 12. 2020

요가를 시작한 지 2개월이 됐다

마음이 산란해 잠을 이루지 못한다면

짧다면 짧다고 할 수 있는 시간이지만 그 시간 속에서도 많은 것이 변했음에 감사하다. 


어느 날 문득 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기복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고, 기뻤다가 슬펐다가 화가 났다가 즐거웠다가 하는 나 자신을 보면서 이래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신기하게도 호주를 다녀왔더니 집 바로 앞에 상가가 생겼고 그 안에 들어선 게 요가센터였다. 하도 오고 가며 크게 쓰여있는 요가 간판을 봐서 그런지 무의식 중에 내 기억 속에 요가가 뇌리에 남아 있었다.


결심했다. 그래 요가를 배우자.


사실 운동이 처음은 아니었다. 호주에 가기 전까지만 해도 운동에 담을 쌓고 살았던 나였지만 호주에 가고 건강을 챙기게 되면서 헬스장에서 가벼운 운동을 시작했다. 그러다가 친구의 도움으로 공짜 PT까지 받으면서 헬스장을 등록했지만 영 맞지가 않았다. 집과 거리도 꽤 있다 보니 자주 가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이번에 다시 운동을 하자고 결심하면서 제일 먼저 고려했던 게 거리였다. 마침 요가학원이 집에서 바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었다. 근처에 헬스장도 있었지만 호주에서 근력 운동보단 스트레칭을 좋아했던 나를 알았기 때문에 활동적으로 움직이는 것보단 조용한 느낌이 드는 요가에 마음이 더 끌렸다. 


처음에는 내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 내 마음을 차분히 하기 위해서 시작했던 요가였다. 힐링을 한다고 생각했다. 오래도록 제대로 풀어본 적이 없는 내 몸은 정말 뻣뻣했고 유연성도 부족한 몸이었다. 

그래도 근성으로 끈기로 한 동작 한 동작씩 따라 했다. 몸은 힘들었지만 대체로 즐거웠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나의 호흡에 집중하게 되고 요가에 한층 더 빠져들게 된 순간이 있다. 이전과 달리 힐링이 아닌 나의 의식을 온전히 집중하며 1시간을 채웠던 날이 있다. 그때 처음으로 시작부터 끝까지 제대로 호흡을 하려고 노력을 하면서 수업을 들었다. 그 이후 나의 요가에 대한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요가는 아무렇게나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되는 게 아니었다. 요가를 하는 그 한 시간 동안 나의 호흡에 완전히 집중하고 한 동작 한 동작에 집중하고 힘들어도 호흡을 하며 최대한 버티려고 노력하다 보니 예전과 다르다고 느껴졌다. 


지금의 나에게 요가란 가벼운 운동이라기 보단 수행이고 명상이다. 어떻게 보면 마음의 평온이라는 초반의 목표를 달성한 것도 같다. 요가 덕분에 명상을 시작하게 되었으니 감사한 일이다. 


참 감사한 일이다. 집 가까운 곳에 요가센터가 생겼음에 감사하고, 좋은 선생님들을 만난 것에 감사한다. 

호흡에 집중할 수 있는 법을 알게 되어서 다행이고, 요가를 하며 명상을 알게 되어 정말 감사하다. 

나는 정말로 감정 기복이 심한 편이고 생각도 많이 하는 편이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서 잠들지 못해 힘들었던 적도 많다. 걱정도 많고 겁도 많다. 


요가를 시작하기 전에 나는 사실 운동과 마음 안정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목적으로 시작했지만 요가는 단순한 운동보다는 더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이렇게 하나하나씩 배워가면서 마음도 점점 평화로워지는 걸 느낀다. 마음이 차분해지길 원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더 많은 사람들이 요가를 통해 마음의 평화와 행복을 얻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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