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는 나와 타인이 보는 나는 다르다

나에게 더 고운 시선을 줄 필요가 있다

by 우혜진 작가

나는 항상 가진 것보다 가지지 못한 것을 쳐다보며 부러워하는 경우가 많았다. 오롯이 나만 쳐다보는 삶이라면 참 만족스럽고 행복하겠다 싶은 생각이 들면서도 그것 또한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같은 일을 같은 시간을 들여 행하더라도 각자가 이루는 것은 다 다르다. 어쩌면 미세한 다름이 있었을 것이고 가고자 하는 방향 또한 처음부터 달랐을지 모른다. 비슷해 보여도 더 많이 경험하고 이루고 성취하는 사람들이 나는 늘 부러웠다.



학창 시절, 시험기간이면 꼬박 앉아서 공부를 했지만 나의 성적은 그저 중간. 어쩜 시간 대비 그렇게 가성비 없는 성적이 나오는지... 힘들여 공부를 했음에도 그런 성적이 나올 거였으면 대충 공부를 하면 될 텐데 나는 왜 그런 융통성도 없었는지 학생의 의무감을 가득 안고 어김없이 시험기간이 되면 열심히 앉아서 공부를 했었다.

공부를 많이 안 해도 성적이 잘 나오는 아이들. 나는 늘 그들이 부러웠다. 내가 머리가 좋지 않은 거라면 나의 재능은 무엇일까? 누구든 한 가지는 잘하는 법일 텐데... 나는 잘하는 게 없는 걸까?








얼마 전 근 2년 만에 30년 지기 친구를 만났다. 책을 내고 작가가 되었다고 해서 많은 것이 달라진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서서히 조금씩 그 전과는 다른 하루를 살고 있긴 하지만 어제와 오늘의 변화는 크지 않기에...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이런저런 답답한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 나는 무언가 꾸준히 하는 건 자신 있어. 그런데 왜 이렇게 성과가 없지? "

" 너는 늘 부지런하고 고민하고 뭔가를 이루려고 노력했어. 내 기억 속의 너는 그랬어. 항상 잘 해내고 있어서 내가 자극받았어. "


친구의 말속에 내 모습은 낯설었다. 내가 바라보는 나의 모습과 친구가 바라본 나의 모습은 참 달랐다. 하나의 대상이 이렇게나 다르게 인식될 수 있는 거구나... 듣고 보니 예전에도 지금도 나는 가만히 있지 못하는 사람이다.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을 아까워했고 무언가 목표를 세워 이루는 것을 즐겨했다. 그게 그냥 나의 일상이 되어버렸고 이제는 성과까지 내고 싶은... 열심히 하는 것과는 별개인 그것까지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상태가 되어버린 걸까.


사실 열심히 한다고 좋은 성과가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운과 때도 맞아야 하고, 어떻게 열심히 하느냐 나름의 전략도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결과보다 과정을 즐겨야 한다는 말을 하고 나 또한 이 말의 뜻은 잘 알고 있다. 즐길 수 있기에 성과가 당장 나지 않아도 지지부진한 어떤 일을 이어나갈 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내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지 않는데 그 과정을 유지하기 힘들지 않은 사람은 없다. 나 또한 그런 사람 중에 한 명이다.


자신에게 냉정하고 비판적인 평가를 내리는 경우가 많다더니... 그 날 나는 나에게 인색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친구처럼 나 자신을 그 시선을 봐준다면 나는 마음이 충만한 상태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 이야기를 해줄 오랜 친구가 있다는 사실이 너무 고마웠다. 고맙다, 친구야...








책에 흔히 나오지만 흘려보냈던 말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라'


타인을 바라보는 이쁜 시선으로 나를 바라봐주며 이제부터 살고 싶다. 한 번에 고운 시선으로 바뀌지는 않겠지만, 자신에게 혹독한 평가를 내리는 순간에도 그 이면에는 따스한 눈길이 담겨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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