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사용법

가만히 있기 vs 움직이기

by 우혜진 작가

늘 움직이는 걸 좋아하는 나지만, 몸이 아프다 싶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드러누워있기도 한다. 정신과 몸 둘 중 하나라도 신호를 보내면 가만히 있는 것이 나름 터득한 내 몸 사용법이라고 해야 할까. 그래서 일상이 삐그덕거리는 상황이 오면 나는 잠을 많이 잔다. 몸과 마음이 힘들면 불면증이 생긴다고 들 하지만, 나는 그 반대로 어떤 상황이건 잠은 잘 자는 편이라 낮잠도 자고 밤에도 일찍 누워버리는... 침대와 한 몸처럼 그 시간을 보낸다. 그렇게 하루 이틀 잠을 푹 자고 나면 어느새 몸도 마음도 제자리를 찾았다.



그런데 첫째를 낳고 생각지 못하게 여기저기 뻐근하고 결리고 그리고 무엇보다 정신도 내 것이 아닌 상태가 되어버리는 상황이 자주 생겼다. 기존 나 사용법대로 그때도 아이를 남편에게 맡겨두고 시간만 되면 잠을 잤었다. 지금까지 그래 왔으니까. 비록 내 마음대로 맘껏 잠을 자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그 상황에서 최대한 쉬려고 했다. 그런데 그때는 자는 것만으로도 무언가 해결이 되지 않았다. 하루, 이틀, 사흘... 푹 자고 일어나도 회복이 되지 않는 기분.

이건 뭐지?







골반이 아파오니 이건 차라리 움직이며 스트레칭이라도 해야 낫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픈 적이 없던 곳의 통증은 평소와 다른 생각을 하게 했다.

자는 게 아니라 몸을 움직여야 하는 건가?



할 줄 아는 운동도 없고 스트레칭을 위주로 하는 운동을 찾아, 요가를 시작했다. 어떤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아프고 힘들어서 뭐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축축 쳐지는 몸을 끌고 가 꾸준히 운동을 했다. 돈을 내고 등록을 해두면 돈이 아까워서라도 어떻게든 운동을 하러 가는 내 성격을 알기에 아줌마 근성으로 정말 1주일에 2번 꼬박 운동을 했다. 1달 2달... 차라리 그냥 다시 누워있을까 싶은 지친 생각이 드는 그때, 슬슬 몸이 가벼워지기 시작했다. 무엇이든 적응시간이 필요한 법. 시작 땅! 했다고 효과가 보이지 않는 건 어쩌면 당연했다.



나이가 먹어갈수록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슬슬 움직여야 한다. 젊을 때야 이래도 저래도 하루 자고 나면 멀쩡하게 제 컨디션을 되찾지만, 이제는 몸이 보내는 신호를 빨리 알아채야 할 때가 되었다. 몸이 축나게 밤을 새워가며 무언가를 해서도 안되고, 사람 만나는 약속도 적당히 해야 하며 에너지 방전으로 눕고 싶어도 살살 달래 가며 스트레칭이라도 하게 해야... 그래야 조금 가볍게 몸을 데리고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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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운동



요 며칠 몸이 다시 신호를 보낸다. 책 읽고 글 쓰고 유튜브 편집하고...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목 뒤와 등은 서서히 굳어간다. 중간중간 스트레칭을 해주면 참 좋은데, 그마저도 챙겨하지 못하다 보니 몇 개월에 한 번씩 몸이 알아서 주의를 준다. 슬... 말을 건네 올 때 단번에 알아듣고 움직여야 한다. 신호를 모른채하면 나만 손해인 걸.



오랜만에 등산을 했다. 산책을 종종 하지만 그것으로 안될 것 같다는 생각에 몇 달만에 산에 올랐다. 아이들을 등원시켜놓고 한적한 산에 오르니 이렇게 행복하고 감사할 수가 없다. 당분간 1주일에 2번은 산에 올라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새로 진행할 일도 정리하면서 머릿속도 환기를 시키고 왔다.



이제 인생의 반쯤 살았을까?

더 늙지 않고 더 녹슬지 않고 더 내버려 두지 않고... 몸을 적당히는 챙기며 살고 싶다. 아니, 의무적으로 그래야 한다. 몸에게 버림받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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