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 어버이를 위한 시

by 그래

단단한 나무 하나, 크고 깊게 땅에 박혀

비바람 무서운 줄 모르고, 가지와 잎을 넓게 펼치더라.


그 아래 몸 웅크리고, 숨 죽이고 있다보면

비바람은 물론, 내리쬐는 뙤약볕도 이내 거둬가더라.


그땐 그게 당연 했다.

그땐 그게 익숙했다.


나무의 뿌리가 얼마나 흙을 꽉 움켜쥐고 있을지,

버텨내기 위해 얼마나 애를 쓰고 있을지 그땐 알지 못했다.


아버지의 나이가 되어서야,

그 흙을 얼마나 세게 움켜 쥐었을지 가늠이 가더라.


아버지가 되어서야

아버지를 그리워할 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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