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하고 뜨거운 모래바람이 불어오는 우측 대륙, 눈부신 태양의 제국 엘로한.
대홍수의 재앙이 닿지 않는 이 거대한 사막 대륙은 중심을 관통하는 강을 따라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다. 정교한 톱니바퀴와 사르칸보다 한 세기나 앞선 진보된 수로 장치들이 거대한 금빛 궁성 벽을 따라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철저히 기술과 세속적인 힘만이 지배하는 풍요로운 땅이었다.
그 눈부신 엘로한 황성의 깊은 곳, 화려한 테라스에 선 여인의 손에서 구겨진 양피지 서신이 바닥으로 힘없이 떨어졌다.
사르칸 왕조 특유의 흑단처럼 까만 머리카락과 단아한 동양적인 이목구비를 지닌 처녀, 노을 예나였다.
사르칸과 엘로한 양국 간의 교류와 평화를 위해 차녀를 볼모로 교환하는 '교차황실 제도'에 따라 현재 엘로한에 머물고 있는 사르칸의 공주였다. 그녀의 맑고 검은 눈동자는 커다란 충격으로 하얗게 질린 채 잘게 떨리고 있었다.
"예나, 제발 진정해. 숨을 깊게 쉬어."
뒤에서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오며, 짙은 구릿빛의 매끄러운 팔이 불안하게 떨리는 예나의 어깨를 다정하게 감싸 안았다.
엘로한의 막내 공주, 태양 주노였다. 중동의 뚜렷하고 깊은 골격과 흑인 특유의 윤기 나는 굽슬거리는 흑발을 지닌 그녀는, 관능적이면서도 우아한 엘로한 황실 특유의 아름다움을 내뿜고 있었다.
예나와 같은 처지의 인질이 아닌 고귀한 공주였지만, 주노는 누구의 시선도 닿지 않는 은밀한 방 안에서만큼은 예나와 애틋한 감정을 나누는 연인이었다.
"주노… 오라버니가 돌아가셨어. 제논, 그 천한 서자가 기어이 옥좌를 찬탈했대."
예나가 주노의 품에 기대어 참담한 목소리로 읊조렸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자신이 나고 자란 사르칸 본성의 아름다운 풍경이 처참하게 짓밟히는 환상이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비옥하고 기름진 검은 흙 위에 장엄하게 솟아오른 거대한 첨탑의 궁성. 온화한 기후 속에서 풍요로운 작물들이 사시사철 피어나고, 성벽 아래로는 철분을 머금은 붉은 강물이 굽이치며 천연 해자 역할을 하던 그 압도적인 풍요의 땅 사르칸. 예나는 그 아름다운 자신의 고향이 서자의 발밑에 유린당하고, 병약했던 한 살차이의 동복 오라비 노을 유론이 끔찍하게 독살당했다는 사실에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가여운 내 조카… 사르칸의 피바람이 기어이 널 울리는구나."
그때, 육중한 문이 조용히 열리며 기품 있는 여인이 테라스로 들어섰다.
엘로한의 여왕, 태양 셀리였다. 짙은 피부색을 지닌 엘로한의 황족들과 달리, 그녀는 예나와 같은 까만 머리카락과 단아한 동양인의 외모를 지니고 있었다.
그녀는 본래 사르칸 출신으로, 선대 왕 노을 리온의 여동생이자 예나의 친고모였다. 그녀 역시 교차왕녀로 조국을 떠나 엘로한의 여왕이 되었지만, 그녀는 혈육인 예나를 자신의 친딸처럼 끔찍이 아끼고 보살펴왔다.
"고모님…."
예나가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며 셀리의 품에 안겼다. 셀리는 슬픔에 젖은 예나의 등을 말없이 토닥이며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그녀 역시 친오빠인 노을 리온이 세운 왕조가 무너지고 조카 유론이 비참하게 죽었다는 사실에 깊은 애도를 느끼고 있었다.
"제논 그 자가 엘로한과의 평화 유지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뜻이겠지요. 사르칸에 인질로 가 있는 제나 언니가 무사할지 걱정이야."
주노가 착잡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사람들은 엘로한에 온 노을 예나와 사르칸에 인질로 간 태양 제나를 일컬어 '교차왕녀(交叉王女)'라 부르고 있었다.
"울음은 여기까지다, 예나. 넌 노을 리온의 피를 이어받은 사르칸의 고귀한 핏줄이야. 무너지면 안 돼."
셀리가 예나의 뺨에 흐른 눈물을 닦아주며 단호하게 속삭였다. 권력에서 밀려난 예나의 어머니 노을 엘리가 혹한의 유르가드에 진짜 적통인 산맥 카일을 숨겨두고 있다는 사실을, 엘로한의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그렇기에 예나와 셀리는 이제 사르칸에 남은 노을 리온의 진짜 순수 혈통은 오직 예나뿐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비참한 슬픔으로 젖어 있던 예나의 검은 눈동자 속에, 점차 서늘하고 단단한 빛이 맴돌기 시작했다. 피비린내 나는 골육상쟁 속에서 자신마저 무너진다면 사르칸의 적통은 영원히 끊어질 것이었다. 예나는 주노와 셀리의 품에서 천천히 벗어나 옷매무새를 가다듬었다.
"고모님, 주노. 잠시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요. 생각할 것이 있습니다."
예나는 슬픔을 억누른 채 정중히 고개를 숙이고는 테라스를 나섰다. 그녀가 향한 곳은 자신의 방이 아닌, 황성의 반대편에 위치한 엘로한의 제1 왕자, 태양 올리의 은밀한 집무실이었다.
두꺼운 흑단나무 문이 조용히 열리고 예나가 들어서자, 집무실 안에서 정교한 태양열 동력 장치의 도면을 살피고 있던 태양 올리가 고개를 들었다.
특유의 굽슬거리는 짧은 머리와 짙은 구릿빛 피부, 어딘가 여유롭고 나른한 인상을 주는 그였지만, 예나의 붉어진 눈시울과 창백한 얼굴을 확인하자 안타까운 기색이 스쳤다.
"예나. 무거운 발걸음을 했구려. 들어오시오."
올리가 보던 도면을 내려놓고 탁자 위에 놓인 금빛 포도주를 잔에 따랐다. 예나는 문을 닫고 천천히 그의 집무실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사르칸의 끔찍한 소식은 나도 방금 전해 들었소. 병약했던 유론 전하의 비보는 참으로 유감스럽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하는 바요."
"위로의 말씀은 감사합니다, 올리 왕자님."
예나가 올리가 건네는 포도주 잔을 받아 들며 담담하게 대답했다.
"교차왕녀인 내 누이 제나가 그 피바람 속에서 무사할지 나 역시 마음이 무겁소만… 영력이 뛰어난 아이니 분명 알아서 잘 살아남았으리라 믿고 있소. 헌데, 슬픔을 추스를 시간도 없이 내 집무실을 먼저 찾은 이유가 무엇이오?"
"우리의 약조를… 수정해야 할 것 같아서 찾아왔습니다."
예나의 입술에서 흘러나온 단호한 선언에, 잔을 입가로 가져가던 올리의 손길이 허공에서 멈칫했다.
묵직하고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지닌 엘로한의 황제 태양 랜디는, 사르칸 왕조의 핏줄인 예나를 첫째 아들인 올리와 맺어주어 사르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속내를 품고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결혼은 완벽한 위장 전술이었다. 태양 올리에게는 황실에서 끔찍이 반대하는 숨겨진 평민 애인이 있었고, 예나 역시 올리가 애인을 몰래 만나는 것을 묵인해 주는 조건으로 오직 껍데기뿐인 혼인에 합의를 본 상태였다.
"수정이라… 황실의 눈을 피해 당신의 사생활을 지켜주는 대가로, 나의 소중한 여인을 지켜주기로 한 약조 말입니까? 갑자기 마음이 바뀐 이유를 물어봐도 되겠소?"
"제논이 옥좌를 차지한 이상, 교차황실의 평화 조약은 이미 휴짓조각이 되었습니다. 저에겐 껍데기뿐인 혼약자의 보호막이 아니라, 사르칸을 되찾을 실질적인 군대가 필요합니다."
올리가 곤란한 듯 미간을 짚으며 낮게 한숨을 쉬었다.
"군대라니. 예나, 당신의 슬픔과 분노는 십분 이해하오. 나 역시 천한 찬탈자가 내 누이를 인질로 잡고 옥좌에 앉은 상황이 몹시 불쾌하니까. 하지만 엘로한의 정규군을 움직여 사르칸과 전면전을 벌이는 건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요."
"……."
"황제 폐하께서도 쉽게 결정하실 일이 아닐뿐더러, 황실의 조언자이자 모래 자매단의 대모인 시스터 엥가 역시 위험한 출병을 반대할 것이 불 보듯 뻔하오. 그녀의 그 날카로운 눈썰미와 예언을 폐하께서 얼마나 신뢰하시는지 알지 않소."
올리의 차분한 설명에도 예나의 맑고 검은 눈동자는 조금의 흔들림도 없었다.
"그래서 왕자님의 힘이 필요합니다. 황제 폐하께 저와 정식으로 혼인하겠다고 청해 주십시오."
"예나! 우리의 혼인은 철저히 위장일 뿐이지 않았소. 내 마음속에 누가 있는지 당신도 잘 알면서 어찌 그런 무리한 요구를 하는 거요."
"잘 압니다. 왕자님께서 그 평민 여인을 얼마나 깊이 은애하시는지. 그렇기에 드리는 타협안입니다."
예나가 포도주 잔을 탁자 위에 내려놓으며 한 걸음 다가섰다.
"황제 폐하께서 그 여인의 존재를 알게 되신다면, 모래 자매단의 눈을 피하지도 못할뿐더러 그녀의 목숨조차 무사하지 못할 겁니다. 제가 그 비밀을 끝까지 지켜드리고, 나아가 왕자님의 진짜 아내가 되어 엘로한의 군대로 사르칸의 붉은 옥좌를 되찾는다면…."
"……."
"사르칸의 비옥한 흑토와 풍요를 엘로한의 동맹이자 속국으로서 황제 폐하의 발밑에 바치겠습니다. 왕자님은 사르칸이라는 거대한 영토를 손에 쥔 가장 완벽한 후계자가 되실 테지요."
올리의 짙은 구릿빛 얼굴에 복잡한 감정이 스쳤다. 예나의 말은 그저 철없는 공주의 복수심이 아니었다. 엘로한 황실과 자신의 후계 구도를 정확히 찌르는, 대단히 정치적이고 묵직한 거래였다.
"제가 여왕으로 복권된 후에는, 왕자님께서 그 평민 여인과 평생을 함께하시든 곁에 두시든 그 어떤 사생활도 영원히 묵인하고 보장해 드리겠습니다."
"사르칸을 되찾기 위해, 당신의 남은 일생과 옥좌의 권리마저 기꺼이 내어놓겠다는 뜻이오?"
"전 사르칸의 마지막 남은 적통입니다. 제 고향의 붉은 강이 찬탈자의 더러운 핏물로 흐려지는 것을 보며 이곳에서 편히 늙어갈 바에야, 차라리 악마와 손을 잡고서라도 제논의 목을 치겠습니다."
예나의 단단한 목소리에 올리는 한참 동안 굳게 닫힌 입을 열지 못했다. 가련한 인질인 줄만 알았던 교차왕녀의 눈동자 속에는, 사르칸 왕조의 서늘하고도 맹렬한 야심이 타오르고 있었다.
올리는 등받이에 깊숙이 몸을 기대며 항복하듯 두 손을 가볍게 들어 올렸다.
"황제 폐하와 조정 막관들을 설득할 명분으로는 아주 훌륭하고 유혹적이군. 나로서도 밑질 것 없는 장사고."
"그럼, 제안을 받아들이시는 겁니까?"
"당신의 결의가 그토록 굳건하다면야, 기꺼이 당신의 든든한 창이 되어 주리다. 당장 군대를 움직일 순 없겠지만… 내일 아침 열리는 어전 회의에서 폐하와 시스터 엥가의 의중을 떠보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올리 왕자님."
"감사는 이르오, 예나. 이 일은 아주 길고 위험한 도박이 될 테니. 무사히 살아남아 사르칸의 흑토를 밟게 되길 기도해 보십시다."
올리가 특유의 나른한 미소를 지으며 포도주 잔을 들어 올렸다. 피로 얼룩진 옥좌를 되찾으려는 사르칸의 마지막 공주와, 자유로운 사랑과 차기 황제의 명분을 쥐려는 엘로한 왕자의 은밀하고도 위험한 동맹이 맺어지는 순간이었다.
다음 날 아침, 눈부신 태양열 톱니바퀴가 돌아가는 엘로한 황성의 화려한 어전 회의장.
대홍수의 재앙을 겪지 않아 신을 향한 두려움이 없는 제국 엘로한에는 신앙 대신 인간의 능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는 특이한 종교 집단이 존재했다. 여성의 몸으로만 돌파 가능한 한계점을 추구하며 엘로한 종교계의 실권을 완벽히 장악한 그들은 바로 '모래 자매단'이었다.
회의장의 한구석에는 모래 자매단의 2인자인 대모(大母), 시스터 엥가가 몹시 나른한 자태로 앉아 있었다.
자매단에 입단하며 세속의 성(姓)과 본명을 영원히 파기한 그녀는, 화려한 실크 로브 사이로 관능적인 자태를 뽐내며 회의장 문을 지키는 젊고 잘생긴 근위병들의 탄탄한 육체를 음흉하게 훑어보고 있었다. 대단히 세속적이고 남색을 밝히는 것으로 유명한 그녀였지만, 엘로한 황실이 그녀를 조언자로 곁에 두는 이유는 자매단 고위층 특유의 소름 돋는 독심술과 예언 능력 때문이었다.
"사르칸의 찬탈자 제논이 금막관의 목을 베고 대사원마저 짓밟았다고 하옵니다."
태양 올리가 옥좌에 앉은 묵직한 카리스마의 노황제, 태양 랜디를 향해 정중히 보고했다.
"이 기회에 저들이 혼란한 틈을 타, 인질로 와 있는 노을 예나 공주와의 혼인을 정식으로 거행하고 사르칸에 군대를 파병하여 그 붉은 옥좌를 폐하의 발밑에 바치고자 합니다."
올리의 거침없는 제안에 회의장이 일순간 술렁였다. 엘로한의 황제 태양 랜디가 미간을 좁히며 턱을 쓰다듬었다.
"사르칸의 풍요로운 흑토를 집어삼킬 명분으로는 훌륭하나, 섣부른 파병은 엘로한의 고귀한 피를 흘리게 할 뿐이다."
"하지만 폐하, 사르칸의 유일한 적통을 쥐고 있는 지금이—"
"우리 제1 왕자님의 머릿속에 들어찬 야심이 참으로 뜨겁고 귀엽군요."
그때, 잘생긴 근위병들을 감상하던 시스터 엥가가 붉은 입술을 달싹이며 올리의 말을 툭 끊어냈다. 그녀가 허공에 가볍게 손가락을 튕기자, 탁자 맞은편에 놓여 있던 황금빛 포도주 잔이 보이지 않는 영력에 의해 스르륵 미끄러져 그녀의 손안으로 안착했다.
"어젯밤, 슬픔에 잠겨있던 동양의 작은 새가 왕자님의 은밀한 방으로 찾아가 아주 달콤하고 위험한 전쟁의 노래를 속삭인 모양이지요?"
올리의 짙은 구릿빛 얼굴이 순간 딱딱하게 굳어졌다. 전날 밤 예나와 단둘이 나누었던 비밀스러운 맹세와 속마음을 고스란히 꿰뚫어 본 듯한, 모래 자매단 특유의 예리한 독심술이었다.
"시스터 엥가. 지금은 몹시 중대한 어전 회의 중이오."
"알고 있습니다, 왕자님. 하지만 엘로한 태양 왕조의 공주들을 대대로 교육해 온 저희 자매단으로서는, 이 무모한 전쟁에 반대할 수밖에 없군요."
시스터 엥가가 포도주를 한 모금 머금으며 능글맞게 웃었다.
"찬탈자의 광기가 휘몰아치는 그 핏빛 궁성에는, 현재 우리 엘로한의 고귀한 피이자 늦깎이 주노 공주의 언니이신 태양 제나 공주께서 볼모로 잡혀 계시지 않습니까."
엥가의 입에서 태양 제나의 이름이 나오자, 황제 랜디와 금막관의 표정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그들은 예언서에 적힌 '구원과 파괴의 군주'인 제나의 탄생을 기점으로 유독 활동이 과감해진 모래 자매단을 은밀히 경계하고 있었다.
시스터 엥가는 황실의 미묘한 경계심을 여유롭게 받아넘기며, 가련한 인질 공주를 끔찍이 걱정하는 충직한 조언자의 가면을 쓴 채 랜디 황제를 자극했다.
"제나 공주의 안위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르칸의 국경을 넘는다면, 제논 그 미치광이가 인질인 공주의 목을 가장 먼저 치려 들 것입니다. 왕자님의 달콤한 정복욕을 위해 황실의 고귀한 핏줄을 사지로 내몰 셈입니까?"
"내 누이의 안위는 나 역시 걱정하고 있소! 사르칸의 오른막관이 통솔하는 군대의 포위망이 약해진 틈을 타서—"
"그만."
태양 랜디 황제의 묵직하고 압도적인 한마디에 회의장에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황제는 속을 알 수 없는 눈초리로 시스터 엥가를 흘깃 바라본 뒤, 올리를 향해 단호하게 선고했다.
"시스터 엥가의 말이 맞다. 사르칸에 있는 제나의 생사가 온전히 확인되기 전까지 엘로한의 정규군을 움직이는 일은 결단코 없을 것이다. 사르칸 파병과 예나 공주와의 혼인 논의는 전면 보류한다."
올리는 꽉 쥔 주먹을 부들부들 떨며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인간의 정점에 선 모래 자매단의 은밀하고도 강력한 혓바닥이, 피로 물든 옥좌를 되찾으려던 사르칸의 마지막 공주와 엘로한 왕자의 위험한 동맹 앞을 거대한 모래성처럼 가로막고 있었다.